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찾아간 곳은 경기도 양주시 소재 양주대성기숙학원(원장 심금자)이다. 이 학원에는 전국 50여개 기숙학원 중 유일하게 교회가 있다. 입시전쟁을 치러야 하는 청소년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새 힘을 얻고 평안한 가운데 공부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이들이 몰린다는 양주대성기숙학원은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실패와 좌절 대신 평안과 용기 얻어

▲ 대성기숙학원의 본관 정경

양주대성기숙학원의 예배는 주일과 수요일, 그리고 아침마다 경건의시간(QT)이 있다. 신기한 것은 강제성이 없음에도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예배에 참석한다는 점이다. 예배나 아침 경건의시간을 갖고 나면 공부시간이 모자랄 법도 한데 전혀 개의치 않고 적극적이다.

기숙학원에는 방학 때 재학생들도 오지만 11월 수능을 치르기 위한 재수생과 자퇴생들이 주축을 이룬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고 또 실패와 좌절로 인해 위축될 수도 있다. 교회는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향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9학년도 K사범대학 지리교육과를 합격했던 A 군은 재수생이었다. 그가 이 학원을 선택했던 것은 무엇보다 기독교인에 의해 운영되는 학원이라 재수기간 중 신앙생활에 대해 걱정하던 부모님이나 자신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A 군은 대성학원에 지내면서 좋았던 점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선생님들의 강의다. 모든 선생님들이 학원과 학교에서의 강의경험이 풍부해 과목마다 개념강의, 기출문제정리, 마지막 강의 등이 적절하게 제공되었다. 특히 60-70점대로 취약했던 영어수업은 영어의 제일 기초라 할 수 있는 8품사부터 자세히 가르쳐주셔서 이번 수능 때는 92점을 받을 수 있었다.

둘째는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교회에 나가 자유로이 기도하고 찬송하던 시간이다. 힘들 때마다 교회에 나가 기도하면서 새 힘을 얻고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스트레스 받거나 짜증나는 일이 있을 때 큰 소리로 찬송을 부르다보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재수생활을 지탱해주는 기둥 같은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A 군은 “수능이 끝나고 일반 재수종합반을 다니면서 재수한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 친구들은 자유시간이면 근처 노래방, PC방을 다니며 스트레스를 풀고 여가시간을 보냈다면서, 여가시간을 교회에서 보낼 수 있었던 저를 부러워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교회가 있는 학원'에서 재수를 하기로 결정했던 것이 저에겐 큰 도움이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더욱 좋은 점으로 꼽은 것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던 점이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 중 많은 수가 '교회가 있는 학원'이라는 광고를 보고 들어왔다고 얘기할 정도로 크리스천이 많았다고 한다. 재수생활을 하면서 단순히 공부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 믿음의 동기들, 선후배들을 만나고 그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힘들 때마다 서로를 위해 눈물 흘려 기도해주고 예배 때 부를 찬송을 함께 준비하면서 서로의 신앙성장을 위해 노력 할 수 있었던 한 해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고달픈 학원 아닌 즐거운 학원
S대 농경대 사회학부를 합격한 B 학생은 고달픈 학원생활을 오히려 집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학원 내의 교회 때문이라고 했다.

“미약하나마 신앙의 중심이 있던 저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마다 교회에 나가 기도하고 예배드리면서 큰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학원 내에 있는 교회를 통해 믿음을 가진 다른 친구들과의 신앙적 교감을 나누고, 교제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학원과 크게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이었습니다.”

기숙학원에 입소한 이들은 한결 같이 규칙적인 생활은 물론 기도하고 성경말씀을 읽는 것으로 안정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덕분에 성적도 향상된다. 강박감이 사라지면 오히려 이해하는 것이 나아져 공부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하나님 뜻에 순종
“처음부터 신앙을 중심으로 학원을 운영할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학원에 대해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을 두고 학원을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아니다 싶더군요. 아이들에게 성적 이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전문인들의 조언보다 하나님을 붙들기로 했습니다. 그 결정이 옳았습니다.”

심금자 원장은 자신의 결정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세상의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이 학원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학원을 방문하지 않고 신앙으로 운영한다는 말만 듣고도 짐을 싸서 자녀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 원장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학원 내에 교회를 세우고 기독교 가치관으로 학원을 운영했다. 기독교적 학원운영의 결심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것이 심 원장의 고백이다. 신앙의 방법은 경영에 도움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자가 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심 원장은 더 이상 그 말에 위축되지 않는다. 그는 신앙을 중심으로 학원을 운영하기 때문에 공부 분위기도 좋다고 했다. 어떤 학생은 입소문을 듣고 부모에게 졸라 학원에 입소하는 경우도 있다.

▲ 여학생기숙사와 학원 운동장이 있는 별관

강제가 아닌 자발적 예배
대성기숙학원의 교회를 담임하는 배요한 목사는 “공부하러 온 학생들은 학원의 방침에 잘 따릅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강제로 예배에 참석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공부에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삶의 눈을 뜨게 하기 때문에 믿지 않는 아이들도 참석하면서 예수님을 만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기숙학원에는 목회자 자녀가 30%를 차지한다. 부천에서 목회하는 어떤 목회자는 학원을 직접 찾아와 돌아보고 고등학교 1학년인 자녀를 자퇴시키고 기숙학원에 입학시키기도 했다. 부모가 기숙학원을 보내는 대부분의 경우 학교 공부를 포기하고나 재수를 하려는 목적이 많다. 하지만 이 학원의 경우는 좀 다르다. 기독교 신앙이 첫 순위로 정했다는 이유가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온순하고 말썽을 피우지 않는다.

예배시간에 아이들은 매우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서로 찬양을 하려고 앞 다투기도 하고 율동도 즐겁게 한다. 공부에만 매달리면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예배와 학원 운동장에서 축구와 농구를 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현상은 없다.

기숙전문 대성학원이라는 간판도 곧 내릴 예정이다. 대성학원이라는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월드비전기숙학원’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확실한 기독교적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심금자 원장은 학원운영을 수익보다 하나님 뜻이 이뤄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나이 들어 학원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자녀들이 노년을 편하게 보낼 일이지 사서 고생한다고 말립니다. 하지만 노욕도 아니고, 그저 하나님의 뜻이기에 순종합니다. 장삿속으로 따지면 손해가 이만저만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아이가 하나님 안에서 성장하고 자신이 바라던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학원운영은 많은 수고가 들어간다. 학생들을 돌보는 일은 물론 교사들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심 원장은 신앙 안에서 운영하는 일이가 즐겁다고 했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쉴 때인 줄 알았는데 일할 때네요” 인터뷰/ 심금자 원장(대성기숙학원)   “전도서 말씀에는 때에 대해 나옵니다. 쉴 때도 있고 일할 때도 있잖아요. 나이가 들어 이제는 쉴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원을 운영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윤희 회장)이 덜컥 학원을 운영하겠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가 가까운 나이에 일을 하는 것보다 쉬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학원을 팔려고 내 놓았다가 계약서가 성사되지 않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학원을 운영하는 것이 하나님 뜻임을 깨달았다. “학원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령께서 인도하시고, 또 순종하자 어려운 일들이 잘 풀려 나갑니다. 재정적인 것도 견딜 만큼 채워주십니다. 원생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데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요.”  심 원장은 대성기숙학원이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꿈을 키워가는 곳이라고 했다. 실력만이 아니라 신앙이 좋은 아이들이 와서 하나님의 비전을 보기 때문이다. “목회자 자녀들이 많은 것이 큰 힘이 됩니다. 그분들의 기도가 있잖아요. 또 아이들이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고백하는 것에 힘을 얻습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체험하는 아이들이 태도가 바뀌고, 공부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힘들어 하지 않을 때 감사하게 됩니다. 이곳을 졸업 한 아이들이 다시 찾아올 때 ‘내가 헛된 일을 하지 않는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학원 임대사업을 시작했던 양주대성기숙학원, 그리고 뜻밖에 학원을 운영을 맡았던 심 원장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학원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적극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학원 예배당에 아이들이 가득 찬 것을 보며 한국교회와 한국의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심 원장은 기숙학원이 하나님께 온전히 쓰임받기를 날마다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