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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의 강이 흐르는 교회
북울산교회
2001년 09월 01일 (토) 00:00:00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울산광역시 북구에서도 변두리에 위치한 북울산교회에는 '생수'가 흐르고 있다. 교회에서 퍼 올리는 생수는 더운 여름철 하나님의 마음뿐만 아니라 이웃의 마음을 흐뭇하게 할 만큼 시원하다.

   
▲ 북울산교회
현재 북울산교회는 지역 사회에서 '좋은 일 많이 하는 교회'로 소문이 났다. 특히 지역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며 이 일을 주도한 옥재부 담임목사는 울산시장상을 수상했고 노인들은 '교회 다니려면 북울산교회 같은 곳을 다녀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할 정도다. 이 무료 급식으로 인해 교회의 체질도 바뀌었다. 피동적이던 교인들이 지역사회를 섬긴 이후부터 적극적으로 변모했고 성경공부는 현장 학습과 함께 실제적으로 교인들이 힘을 얻는 시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주민을 위한 교회의 열린 잔치

"심방을 다니다 보니 한 끼니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북울산교회의 옥재부 목사는 교회에서 심방을 다니다가 독거 노인들의 가슴 아픈 현실을 두 눈으로 목도하고 때론 아무도 모르게 죽어간 노인들을 보며 하나님을 섬기듯 그들을 섬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자주는 아니라도 교회에서 한 주에 한 번씩 그들에게 점심 한끼라도 대접하는 것이었다. 날짜는 매주 목요일. 98년의 여름은 수십명의 노인들을 모시고 일주일에 한 번 급식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2년째를 계속 섬기던 어느 봄날, 울산 북구청 복지과에서 교회를 찾아왔다. 요지는 간단했다. '식비지원을 복지과에서 할 테니 무료 급식을 매일 할 수 없겠느냐'는 제의였다. 북울산교회에 잠깐이나마 고민이 시작되었다. 매일은 벅차고 힘들다는 점, 그것을 감당할 인력이 있을 것인가 라는 점 등이었다. 그러나 기도 중에 결국 북울산교회는 12명의 자원봉사자를 찾을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 명단에는 담임인 옥목사와 사모, 자녀 한 명이 끼여 있었다. 이때부터 옥목사는 '리어카 목사', 사모와 교인들은 '밥퍼' 성도가 되었다. 옥목사는 매일 부식을 조달하기 위해 장을 보고 리어카를 끌고 직접 시장에 가서 싱싱한 채소들을 나르기 시작했다.

이즈음에 옥목사는 시장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다량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옥목사는 시장에 가면 "오늘은 부식 안 삽니까?"라는 인사를 대신한 말을 여기저기서 듣는다. 시장터의 한 아주머니는 좋은 일 한다며 갈치를 살 때마다 덤으로 더 얹어주는 후한 인심을 보인다. 때로는 좋은 일하는 데 보태쓰라며 양계장 하는 분이 달걀 30판을 무료로 제공했다. 직접 야채를 재배하며 밭일을 하는 분이 150명이 이틀 정도는 먹을 수 있는 분량을 가져오기도 했다. 복지센터도 외면하지 않았다. 북울산교회의 사역을 듣고는 음료수, 빵 등을 조달했다.

이렇게 지역 사회와 교회가 손발을 맞춰 현재는 자원봉사 요원도 30명으로 늘었고 하루에 7, 8명이 교대로 봉사를 한다.

북울산교회에서는 무료 급식외에 도시락 배달, 무료 이발, 무료 진료 등을 병행하고 있다. 먼저 도시락 배달은 독거 노인들 중에는 거동이 힘든 사람들이 있어 교회에서 아무리 무료 급식을 해도 올 수 없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이들 중 약 20여 명 정도에게 매일 직접 배달을 다닌다. 화요일에는 이발을 하는 날이다. 주변의 미용사들이 직접 와서 노인들의 깔끔한 단장을 책임지고 있고 무료진료는 인근에 있는 신통의원과 연계하여 노인들의 무료진료를 담당한다. 교회에서 옥목사의 도장이 찍힌 무료 진료권을 받아오면 의원에서 진료를 해 주는 식이다. 교회에서는 이를 위해 한 사람당 1천 원을 부담하지만 당사자들은 어쨌든 무료로 진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북울산교회에서는 노인들의 무료 급식을 하면서 '밥과 영혼' 두쪽 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확신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 일을 통해 지역의 정서를 순화되는 것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건축을 하면 지역사회에 마찰이 있고 민원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북울산교회는 3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교육관(식당, 교육실, 화장실, 교역자 숙소 등 포함)을 공사하며 아무 잡음이 일지 않았다. 건축하면서 민원이 전혀 없었던 것이 북울산교회의 자랑 아닌 자랑. 교회만을 위한 건물이 아니라 지역 사회를 섬기기 위한 건물이 지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역 주민들이었기에 오히려 협조를 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옆에 위치한 농소중학교의 경우는 건축자재가 교회까지 들어갈 수 있는 도로 폭이 나오지 않자 학교 운동장에 자재를 풀어놓고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줄 정도였다. 이 일을 하는 과정 중에 교회의 건축을 담당한 건축업자는 교회를 나오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교회가 좋을 일을 하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교회에 온 가정만 4가정이 되는 것은 북울산교회의 흐뭇한 자랑거리다.

이제 옥목사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점심 드시러 오세요"라며 아주 쉽고 정감가게 인사를 한다. 이 말로 대화는 시작되고 풀려간다. 무료급식과 교회 부흥이 같이 가게 된 것이다.
이런 말도 들려온다. 밥 한끼 먹은 것이 고마운 노인들이 타지에 있는 자녀들에게 말한다는 것이다. "얘야 나 오늘 점심, 교회에 가서 먹었다. 그런데 교회 사람들 너무나 친절하고 좋더라. 나 아무래도 교회 다녀야겠다. 너희들도 교회 다녀라." 노인들이 전도를 대신하는 셈이다.

무료급식을 하며 북울산교회의 체질은 바뀌기 시작했다. 또한 무료급식으로 인한 현장교육으로 인해 성경공부는 더욱 재미있어지고 교인들은 피동적인 신앙에서 능동적인 신앙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95년부터 98년까지는 크로스웨이 성경공부를 통해 교회의 내실을 다졌던 기간이라면 98년 무료급식을 하면서부터는 현장체험이 병행되고 있다. 피동적이던 교인들이 무료급식 이후로는 능동적으로 자신들이 할 일을 찾으며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교인들의 생활에도 이와 함께 웃음이 꽃피며 교제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북울산교회는 요즘 좋은 교회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는 것을 터득하고 있다. 한 마디로 잘 섬기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역주민들은 교회에 대해 우호적이 되고 전도는 자동적으로 된다는 것이다. 옥목사는 북울산교회가 어린이 탁아문제, 어린이 집, 청소년 문화공간, 장년들의 동호회 모임, 노인복지회관과 장례문제까지 인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가길 염원하고 있다. 이제 북울산교회의 꿈은 영원한 본향뿐만 아니라 '요람에서 무덤까지'도 포괄하는 것으로 자라고 있다.

 
  ▲ 옥재부 목사
일을 하면 필요한 건물은 자동적으로 생긴다는 것. 옥재부 목사(47)가 북울산교회를 담임하며 체득한 교회성장 비결 중 하나다. 건물부터 짓고 사람 모으고 사역을 하는 일반적인 교회성장학과는 반대되는 요소가 있다. 이는 옥목사가 교회에서 무료급식을 하며 얻은 산 교훈이다.

그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 무료급식은 작은 일에서 비롯되었다. IMF로 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겪고 있던 98년의 어느날 목양실에 앉아 있던 옥목사에게 할아버지 한 분이 돈한푼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돈을 쥐어 주고는 마음에 생각하기를 따뜻한 밥 한 그릇을 해 먹일 수는 없을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 생각한 것이 무료급식이었다.

처음에는 자원봉사 12명이 돌아가며 한 주에 한 번 30명의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는데 이제는 매일 150여 명의 노인들에게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교대로 봉사를 한다. 시작당시 필요한 부식을 리어카로 나르던 옥목사는 시장사람들의 귀중한 단골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의 인사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점심 드시러 오세요"라는 것이다. 이 말로 대화는 시작되고 풀려간다.

무료급식은 전도를 자연스럽게 했고, 부흥을 수반했다. 앞으로도 옥목사는 계속 지역을 섬기고 돕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그렇게 우리를 섬기셨기 때문이다.
옥목사가 담임하는 북울산 교회는 학교와 연결되어 있다. 교육관 뒤쪽을 보면 난간이 있고 그것을 따라가면 옆의 농소중학교의 운동장에 닿게 된다. 즉, 교회와 학교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옥목사의 목회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코드'일지도 모른다. 지역사회를 섬기고 함께하는 교회. 그것이 옥목사가 진정으로 꿈꾸는 교회이기도 하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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