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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를 찾아가다 … 화진포
2009년 01월 09일 (금) 07:19:05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화진포는 겨울이 더 좋다.

화진포는 이제 유명 관광지가 됐다. 여름 화진포는 최근 많은 피서 인파가 몰려 더 이상 호젓하게 휴가를 보내지 못할 정도이니, 화진포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려면 겨울에 찾아야 한다.
겨울 화진포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큰고니, 즉 백조가 화진포에 와 겨울을 나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겨울을 난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백조를 찍어 올 생각으로 화진포로 향했다.

서울에서 화진포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수도 지만, 나는 홍천과 인제를 지나는 국도를 이용하는 편이다. 오히려 더 빠른 것 같다. 인제를 지나갈 때 쯤 눈 덮힌 설악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 봐도 멋있다. "설악이 아무리 멋있어도 금강에 비할 바 못된다"고 말들하지만, 금강산에 못 가봤으니 아직 나에게는 설악이 최고다. 진부령을 넘어 곧바로 화진포로 가기 보다, 미시령을 넘거나 터널을 통과해 속초를 지나 가기로 했다.

   

   


겨울 화진포는 역시 고요했다.
물 맑은 바다 쪽도 좋고, 고즈넉한 호수 쪽도 빼어나다.
횟집, 조개구이 집 등 포장마차 및 매점조차 없으니 더없이 좋다.

   

   

화진포 호수를 바라보면서 본격적으로 백조를 찾기 시작했다. 넓은 호수를 천천히 걸으면서 어디쯤 숨어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았다. 한 시간 정도 호숫가를 걷다보니 드디어 멀리 뭔가가 보였다. 흰색 조류였다. “백조다!”라고 외치는 순간 이미 발은 그쪽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조류가 점점 내 눈에 들어올수록 ‘백조가 생각보다 날씬하네?’라는 의혹이 들기 시작했다. 줌렌즈로 당겨서 찍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백조는 아니었다. 노랑색 부리를 가진 백로 같은 새가 호수를 박차고 도약을 해서 날아올랐다. 백조가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하는 순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정보가 얼핏 생각났다.
‘멸종위기에 놓인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

‘이거 의외의 수확인데….’
찍은 화면을 확인하니 정확히 부리가 노랑색이고, 몸이 흰색인 백로였다. 백조는 아니라도 백조보다 더 귀한 멸종위기의 생물을 보여줬다. 역시 화진포는 올 때마다 날 실망시키지 않는 곳임을 확인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노랑부리백로도 아니었다.(^^;)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 몇 번만으로 내가 찍은 조류는 ‘중대백로’였음을 알 수 있었다. 전국에 걸쳐 널리 번식하는 ‘흔한’ 여름새라고 한다.
‘우쉬~ 여름새가 왜 겨울에 돌아다녀??’
허탈함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혼자 되뇌었다.
‘그럼 그렇지… 동화에서나 등장하는 백조가 인간에게 그렇게 쉽게 보일 리가 없겠지….’

 

몇 년전 스위스 여행을 갔을 때, 그곳에는 그냥 도심을 흐르는 강에 백조 수 백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는 기억이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화진포
‘드라마 <가을동화> 마지막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일약 유명해 진 곳’이라고 말하면 그 전부터 화진포를 알고 있던 이들은 십중팔구 발끈할 것이다. 나 역시 드라마로 인해 더 많은 관광객이 화진포를 찾으면서 이전의 자연스러운 매력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이들 중 하나다. 김일성 별장, 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이 화진포에 있는 것만으로도 예전부터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짐작하게 한다.

화진포는 강원도 속초보다 훨씬 위, 정확히 말하면 남한 최북단 항구인 대진항과 명태로 유명했던 거진항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호수다. 백사장을 사이에 두고 호수와 해수욕장이 함께 있어서 화진포 해수욕장이 오히려 더 유명하다. 드라마에 등장한 곳도 화진포 해수욕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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