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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보고 감동도 나누고
영화로 여름나기 4
2008년 08월 18일 (월)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여름나기용 영화 소개 마지막 편으로 기독교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를 소개한다. <십계>나 <왕중왕>,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 성경내용을 그대로 담은 영화보다는 일반장르의 영화 중 기독교 사상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영화를 보고 영화 속에 내재되어 있는 기독교 메시지에 대해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기독교 문화 활동이 될 수 있다.

1.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2. 피서의 모범 답안, 공포영화
3.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영화
4. 기독교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디지털 시대를 구원한 메시아, <매트릭스>3부작

   
1999년 개봉되어 전세계 관객들의 열광적 지지를 얻은 영화 <매트릭스(Matrix)>는 이후 2003년에 2편인 <매트릭스-리로디드>와 3편 <매트릭스-레볼루션>을 연이어 내놓으며 총 3부작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화려한 액션과 진일보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등극한 <매트릭스>3부작은 기독교적 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우선 명칭에서 기독교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 네오(키아누 리브스)를 돕는 여인인 ‘트리니티’는 삼위일체를 뜻하고, 그들이 타는 우주선 이름은 ‘느부갓네살’호, ‘로고스’호이며, 마지막 남은 희망의 땅은 ‘시온’이다. 명칭 외에도 영화의 전체적인 설정과 줄거리가 예수님의 구속사와 흡사하다. 컴퓨터 시스템인 ‘매트릭스’가 인간을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사회. 네오는 인간을 기계로부터 구원할 메시아로 등장하여 인류구원에 앞장서는 내용의 줄거리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1, 2편에서는 ‘네오가 과연 메시아인가?’에 초점을 맞추며 논란을 일으키다가, 3편에 와서는 네오의 메시아적 행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며 성경의 이야기를 차용했음을 시인한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화려한 액션, 상상하기조차 싫은 어두운 미래, 그리고 한번 보고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줄거리 등 <매트릭스>3부작은 여러 면에서 충격적인 작품이다.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함께 2000년대 최고의 대작 중 한편이며, 단순 액션영화로 치부할 수 없는 철학이 담긴 영화이기에 이미 봤더라도 다시 관람 후 토론의 장을 열어보는 것도 좋다. 특히 기독교 용어를 사용하고, 성경의 줄거리를 차용하고 있지만, 과연 <매트릭스>를 기독교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좋은 영화로 평가할 수 있는지도 한번 토론해 볼 필요가 있겠다. 보는 재미가 크고, 얻는 수확도 큰 영화가 바로 걸작 <매트릭스> 3부작이다.

   

성경을 패러디하다, <브루스 올마이티> & <에반 올마이티>

하나님과 직접 만나 신의 능력을 전달받아 그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거나, 신의 명령으로 갑자기 노아처럼 방주를 만들어야 한다면? 진지한 영화였다면 성경에 대한 모독 등등 수많은 비판이 들끓을 만한 내용이지만, 다행히 영화의 장르가 코미디다. 하나님이 전지전능하다는 사실과 노아가 방주를 만들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면 이 두 편의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준비는 끝났다.

   
<브루스 올마이티(Bruce Almighty)>
는 신의 능력을 임대받은 브루스가 일주일간 신의 업무를 대행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짐 캐리라는 세계 최고의 코미디언이 브루스 역할을 맡아 순간순간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신이 된 브루스는 그 역할과 부담이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된다.

<브루스 올마이티>는 코미디 장르이지만 메시지가 그렇게 가볍지는 않다. 신의 능력을 개인의 욕심을 위해 사용하다 맞이하게 되는 인류적 재앙은 인간의 부족함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스스로 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결국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유롭다는 이상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코미디는 코미디요, 짐 캐리는 짐 캐리다. 보는 내내 즐거운 것만은 확실하다.

   
   
‘성경의 사건이 오늘날 일어나면 어떨까?’라고 가끔씩 상상만 해오던 일을 눈앞에 보여준다는 점만으로도 <에반 올마이티(Evan Almighty)>는 한껏 유쾌하다. <브루스 올마이티>의 속편으로 전편에 등장한 짐 캐리는 등장하지 않지만, 짐 캐리가 골탕 먹이던 뉴스 앵커 역할을 맡았던 스티브 카렐이 전편과 동일한 에반 역할을 맡으며 속편의 주인공이 됐다.

<에반 올마이티>의 내용은 성경에 나타난 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거의 동일하다. 주변의 비웃음, 끝내 찾아온 홍수 등 모든 것이 동일하다. 하지만 영화의 재미는 노아의 방주 사건이 오늘날 일어난다는 상황에서 나타나게 된다. 자고 일어나니 목재와 공구가 배달되어 있고, 쌍쌍의 동물들이 에반을 따라다니며, 에반의 방주 짓기는 생중계되기도 한다. 결론 또한 모범적이고 착한 결론이니 아무 부담없이 즐기면 된다.

   

사탄을 이길 자신 있는가? <데블스 에드버킷> & <콘스탄틴>

   
<데블스 에드버킷(The Devil's Advocate)>
은 한 젊은 변호사가 악마를 만남으로 인해 자신의 양심을 버리고, 돈과 명예를 쫓기 시작하면서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악마의 유혹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변호사 역에는 키아누 리브스가 맡았는데, 이후 <매트릭스>시리즈, <콘스탄틴> 등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기독교 영화 전문배우가 됐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는 악마가 명예, 부, 성욕, 자만 등을 무기로 주인공을 철저히 파괴시켜가는 모습은 우리 곁에 악마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악마로 변신한 알 파치노의 광기서린 연기는 보는 이들 모두를 섬뜩하게 만들 만큼 인상적이다.

영화 중간중간 공포적 요소를 배치하면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던 <데블스 에드버킷>은 클라이맥스에서 거물급 배우 알 파치노가 전하는 충격적 전율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짧은 순간의 반전은 영화의 결론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만큼 갑작스레 등장하는데, 관객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강한 충격을 선사한다.

   
   
<콘스탄틴(Constantine)>
은 지옥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도 기독교적으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콘스탄틴에 등장하는 지옥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참혹한 형상이다. 이 세상과 똑같은 장소의 이면에 지옥이 존재하고 있다는 설정과 경악을 금치 못할 만큼 끔찍하게 그려지는 죽은 자들의 모습은 단테의 신곡에서 그려지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콘스탄틴>의 주제 또한 ‘주인공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이 과연 구원받을 수 있는갗란 신앙적 고민을 다루고 있다. 퇴마사 콘스탄틴은 이 세상의 악을 지옥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감당하면서 천국행을 기대하지만 결국 강한 믿음과 자기 희생이 따라야 천국을 갈 수 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콘스탄틴>은 신과 사탄의 관계, 천국과 지옥의 모습 등 종교적 내용이 가득 찬 영화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는 다소 어둡고 우울하다. 영화 스스로가 구원에 대한 명쾌한 결론을 내리고 있어 토론의 여지는 없지만, 지옥의 모습을 비롯해 천사 가브리엘, 사탄의 우두머리 주피터 등의 등장인물을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내가 만든 하나님, <밀양> & <잔다르크>

   
전도연이 2007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바로 그 작품, <밀양>에는 기독교적 메시지가 가득하다. 아들을 잃어버린 신애(전도연)는 삶에 대한 희망을 교회에서 찾게 되는데, 자신이 용서하지 못한 이를 주님이 이미 용서했다는 말에 괴로워하며 종교적 갈등을 겪게 된다. 신에 대한 복종과 도전을 번갈아가며 하나님과 대립하는 신애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지 않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 신애가 겪는 이 갈등은 <밀양>을 보는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동시에 적용되고 있는데, 과연 교회가 신애에게 구원을 줄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한다.

<밀양>은 철저하게 기독교적인 시선을 유지한다. 넘어지고 쓰러지면서도 신에게 의지하지 않는 신애에게 하나님은 꾸준한 사랑과 돌봄을 보여준다. 하지만 <밀양>에서는 이 신의 섭리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신애 주변에 맴돌고 있는 종찬(송강호)처럼 철저하게 신애 주변을 감싸며 신애를 위로하고 손 내미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

기독교적인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밀양>에서 그 주제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영화 속에서 신의 임재를 발견하고 싶다면,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카메라의 시선과 주변인들의 역할, 특히 종찬의 역할을 잘 생각해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반교회적 정서를 담고 있다는 비판과 한국교회의 현실을 그대로 잘 보여줬다는 옹호가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영화이니만큼 찬반 모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더욱 깊은 감동과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잔 다르크(The Messenger: The Story Of Joan Of Arc)>
역시 자신이 들은 하나님의 음성과 실제 하나님의 음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한 여인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를 구한 성녀로 알려진 잔 다르크의 일생을 액션 전문 감독 뤽 베송이 다시 재현했다. 자신이 본 환상을 하나님의 명령이라 믿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잔 다르크는 자신이 저지른 처참한 살육의 현장을 보며 갈등에 휩싸인다. 전쟁에 참여하게 된 것이 정말 하나님의 계시였는지, 자신의 신념이 만들어낸 환상이었는지를 갈등하다 결국 화형에 처해진다.

최근 좀비영화 <레지던트 이블>에서 여전사로 등장해 유명해진 밀라 요보비치가 잔 다르크 역을, 대표적 연기파 배우 존 말코비치가 프랑스 국왕을, <졸업>, <빠삐용>, <레인맨> 등 주옥같은 영화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더스틴 호프만의 ‘양심의 소리’ 역을 맡아 각각 펼치는 연기대결이 볼만하다. 영화 전반부에 집중되는 대규모 전쟁장면은 시각적 재미를 주고, 후반부 종교적인 갈등에 휩싸이는 부분에서는 스토리로 인한 재미가 쏠쏠하다. 결국 영화는 잔 다르크가 본 것이 정말 신의 계시였는지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이었는지는 미묘한 숙제로 남겨둔 채 맹목적 신비주의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결말을 맺고 있다. 특히 더스틴 호프만의 이중적인 연기는 영화의 백미로,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긴다.

   

가장 드라마틱한 성경이야기, <이집트 왕자>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 영화의 소재가 되기에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예수님의 일대기는 스토리는 재미있지만 시각적 요소가 떨어지고, 요셉의 이야기는 꿈꾸는 부분이 많아 현실감이 덜하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은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릴 것이 뻔하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은 출애굽이다. 이집트 왕에게 10가지 재앙이 내리는 장면, 이스라엘 백성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스펙터클, 그리고 홍해를 가르는 클라이맥스, 여리고 성의 붕괴 등 수많은 영화적 볼거리로 가득하다.

   
누구나 한번쯤 영화의 소재로 생각해 볼만한 스토리인 출애굽, <십계>를 통해 영화화 됐지만 지금의 뛰어난 그래픽 기술로 다시 완성도를 높여 탄생한 걸작이 바로 <이집트 왕자(Prince of Egypt)>다.

애니메이션이라고 우습게 볼 사안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이라 더욱 그럴듯하다. 최근 그래픽 기술로는 실사 영화로 찍어도 충분히 모든 장면을 소화할 수 있겠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였기에 한 치의 어색함도 없이 완벽해졌다. 여리고 성이 붕괴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장면까지는 다루지 않았지만, 클라이맥스로 홍해를 가르는 것만으로도 감동에 벅차다.

스토리는 살짝 초점을 바꾸어서 모세와 파라오가 형제라는 설정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성경의 그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홍해를 가르는 장면과 10가지 재앙 장면이 주요 장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다른 부분에서 큰 감동을 얻게 된다. 바로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불타는 떨기나무’ 장면이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된 불타는 떨기나무는 애니메이션과 합쳐져 실제 보고 있는 것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물론 이후 등장하는 10가지 재앙과 홍해 장면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이집트 왕자>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함께 기독교 영화의 한 가지 나아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닌 모두가 다 아는 성경의 이야기라도 높은 완성도와 새로운 시각만 가미한다면 충분히 감동적인 작품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 살아나는 장면, 에스더가 나라를 구하는 사건, 요나 이야기 등은 <이집트 왕자> 후속으로 계속 만들면 좋을법한 소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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