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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도 떨게 하는 공포영화
영화로 여름나기 (2)
2008년 08월 01일 (금)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후덥지근한 여름,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여름나기용 영화를 소개한다. 두번째 순서로 ‘여름’ 하면 떠오르는 장르, 바로 ‘공포영화’ 몇 편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공포영화는 귀신의 등장과 살인을 모토로 하고 있으니, 미성년 자녀들이 있다면 일단 재우자. 또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여 잠 못 이룬 경험 있으신 분들은 성인이라도 공포영화는 자제하자. 성경은 귀신과 영의 존재는 인정하고는 있지만,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사람을 죽이는 귀신과 살인마는 기독교적 가치관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다. 따라서 아래 소개하는 공포영화들은 다분히 더위를 잊기 위한 문화적 수단 외에 어떠한 의미도 없음을 미리 일러둔다.

1.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2. 피서의 모범 답안, 공포영화
3.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영화
4. 기독교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외계 생물체의 대명사, <에이리언> 시리즈
   
사람의 두개골을 길게 늘여 놓은 듯한 머리통, 입속에서 튀어나오는 또 다른 작은 입, 그리고 강한 산성 물질로 이루어진 타액 등…. 에이리언은 1979년 첫 편이 개봉된 이후 1997년 4편에 이르는 기간 동안 ET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외계 생물체의 대명사가 됐다. 더불어 에이리언과 사투를 벌이는 리플리(시고니 위버)도 여전사의 전형이 됐다. 일반적으로 공포영화는 작품성을 인정받기 힘들지만 1편인 <에이리언(Alien)>은 캐릭터 창조성과 공포의 진수를 보여준 점 때문에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에이리언>의 감독은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 <블랙호크 다운>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세계적인 감독 리들리 스콧이다.

2편 <에이리언2(Aliens)>의 메가폰을 잡은 감독은 바로 속편을 전편보다 더 재밌게 만들기로 유명한 제임스 카메룬. 제임스 카메룬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에이리언2>에서 에이리언을 소탕하는 액션적인 장면을 좀 더 강조했고, 그 결과 전편에 버금가는 호응을 얻어냈다. 1편이 공포물이었다면, 2편은 액션물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에이리언 3(Aliens 3)>에 와서는 주인공인 리플리의 캐릭터가 빛을 발한다. 무기가 전혀없는 공간에서 에이리언과 맞서게 된다는 설정도 신선했고, 비장미가 넘치는 마지막 장면은 충격으로 다가오기 충분했다. 하지만 3편까지의 높은 완성도에 반해 <에이리언 4(Alien: Resurrection)>은 이미 3편에서 최후를 맞이한 리플리가 복제인간으로 부활한다는 다소 억지 상황을 설정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관객과 평론가들의 차가운 외면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라는 장난스러운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더 이상 진지한 에이리언 시리즈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3편까지만 본다면 에이리언 시리즈는 전무후무한 SF영화의 걸작임을 부인할 수 없다. 아직 보지 못했거나, 워낙 오래전에 본 영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이번 여름 에이리언 시리즈를 마스터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등장만으로 오싹한 처녀 귀신, <왓 라이즈 비니스>와 <링>
한국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공포의 존재는 호환 마마도, 살인마도 아니다. 단연 입에 식칼 하나 물거나 혹은 입가에 피 묻힌 처녀귀신이다. <전설의 고향>에 등장하는 수많은 전설 중 가장 독보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구미호’도, “사또~사또~”이 한마디로 여럿 사또를 황천으로 보내버린 ‘장화홍련전’에 나타난 두 자매도 처녀귀신이다. 어쨌든 한국사람을 이불 뒤집어 쓰게 하려면 처녀귀신이 등장해야 한다. 외국영화 중에 제법 자세를 갖춘 처녀 귀신이 나오는 두 편의 영화가 있는데, 두 편 모두 혼쭐나게 무섭다.

   
대부분의 헐리우드 공포 영화는 살인마나 괴물을 공포의 존재로 다루고 있는데 반해 <왓 라이즈 비니스(What Lies Beneath)>는 헐리우드 영화 중 보기 드물게 귀신의 존재를 다루고 있다. 다른 서양 공포영화 쯤의 강도를 예상하고 이 영화를 봤다가 ‘된통 당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해리슨 포드와 미셀 파이퍼라는 걸출한 두명의 배우가 펼치는 공포연기도 볼만하다.

단순하게 귀신의 존재만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릴러적인 요소를 이용해 영화전체 분위기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간다. 그리고 공포영화에 빠질 수 없는 ‘관객 깜짝 놀래키기’ 효과를 제대로 사용한다. 스릴러를 통해 긴장감을 주고, 놀래키기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던 영화는 후반부에 가서 의외의 결말로 마지막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더 이상의 자세한 언급은 영화적 흥미를 떨어뜨리므로 불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일본영화 <링(リング)>은 공포영화의 세계적 걸작 반열에 올랐다. 링에 등장하는 귀신 사다꼬는 귀신 서열에서 가히 지존을 차지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와 헐리우드에서 각각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일본 오리지널보다 우리나라 리메이크판이 먼저 국내에 개봉됐다. 그래서 우리나라 버전이 더 무섭다는 관객들도 다수 있다. 혹시 아직 <링>을 보지 못했고, 이 영화에 대해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는 이들은 더 이상 이글을 읽지 말고 지금 바로 비디오가게로 달려가 <링>을 빌려서 보시길. 일본판, 한국판, 미국판 뭐든지 상관없다.

<링>은 비디오 테이프의 특정장면으로 인해 죽음의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기발한 줄거리와 그 원인을 파헤쳐가는 주인공들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두려움이 최고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귀신 사다꼬가 텔레비젼 밖으로 기어나오는 장면은 이제 영화사의 명장면이 됐다. 온갖 패러디와 캡쳐사진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장면이지만 알고 봐도 무서운 건 마찬가지다. 당신은 이미 <링>을 본 상태이고, 아내나 남편, 혹은 미성년을 넘은 자녀가 만약 <링>에 대해 모른다면, 당신은 그들에게 열대야를 잊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줄 수 있다.

   

헐리우드식 공포의 두 줄기, <스크림>과 <데스티네이션>

앞서 언급한 대로 헐리우드 공포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어떤 기괴한 존재 자체에서 오는 공포가 아닌 살인마나 바이러스, 좀비 등을 통해 발생되는 ‘다가오는 죽음’이다. 주인공들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잘 그린 두편의 공포물 시리즈를 소개한다.

   
우선 헐리우드 공포물의 대명사인 <스크림(Scream)>에 등장하는 살인마는 이제 익숙하다 못해 친근한 존재가 됐다. 각종 패러디물이나 가장행렬 등에 ‘스크림 가면’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스크림>의 첫편이 개봉됐을 때는 미국 전역을 떠나 전 세계가 마치 뭉크의 미술작품 <절규>에 등장한 듯한 이 희한한 캐릭터에 열광했다. 하지만 시리즈가 점점 더해가면서, 또 다른 공포물이 더욱더 자극적인 죽음을 선보이면서 <스크림>의 살인마는 어딘가 어수룩하고 어설프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할 캐릭터가 코믹한 존재가 되는 웃지못할 현실이 됐다.

어찌됐던 <스크림> 첫 편에 우정출연 한 여배우 드류 배리모어가 초반에 ‘스크림(scream)’하는 장면은 명장면이 됐고, <스크림> 시리즈는 헐리우드 공포물의 대표주자가 됐으니 상식차원에서 봐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앞으로 수많은 패러디와 놀이공원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얼굴 일그러진 가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데스티네이션(Final Destination)>에는 특이하게 살인마가 등장하지 않는다. ‘반드시 죽게 되는 운명’이 바로 공포의 대상이다. 죽음을 미리 볼 수 있는 주인공의 능력 때문에 정해진 죽음을 피하게 된 이들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운명은 살인마보다 더 무서운 공포를 선사한다.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다룬 1편과, 자동차 사고에서 살아남은 2편, 놀이공원 롤러코스터에서 살아남은 3편까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일상생활에서 항상 사고를 걱정하는 '타는 것'에서 오는 공포라 더 현실적이다. ‘어차피 다 죽을껀데~’라며 애써 영화를 재미없게 보기보다는 ‘등장인물 중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라는 적극적인 태도로 영화를 보면 처녀귀신 나오는 영화들 못지 않게 꽤나 무섭다. 어차피 무서움을 느끼고 싶어서 선택한 공포영화니 감독이 의도한 바를 충실히 받아드려 충분히 공포를 즐겨보자.

   

공포보다 더 무서운 반전, <식스센스>와 <디 아더스>

   
<식스센스>와 <디 아더스>는 영화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고 보는 게 최선이다. 워낙 유명한 <식스센스(The Sixth Sense)>의 반전 내용이 무엇인지 아직도 들어보지 못했다면, 당신은 굉장히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영화 내내 이어지는 공포의 충격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반전에 의한 충격을 경험할 수 있고, <식스센스>의 작품성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아직 있기 때문이다.

<식스센스>는 반전 영화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는데, 정작 장르는 공포영화다. 이 한편의 영화로 일약 스타감독의 반열에 오른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후 <샤인>, <빌리지>, <해프닝> 등 계속되는 반전 공포영화 전문감독으로 자리잡게 된다. 말콤 박사로 등장한 브루스 윌리스 역시 액션 스타가 아닌 연기력을 갖춘 명배우임을 이 영화에서 입증했고, 죽은 이들을 보는 능력을 가진 아이 역할을 맡은 할리 조엘 오스먼트는 소름끼치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최고의 아역배우로 자리잡았다. <식스센스>는 두번 다시 보기 힘든 반전영화의 걸작이다. 아직 못 본 이들에게 초강력 추천.

   

   
<디 아더스(The Others)> 역시 반전을 효과적으로 살린 공포영화다. <식스센스>라는 걸출한 물건 이후에 나온 상품이라 그 충격은 어느 정도 상쇄됐지만, <디 아더스>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잘 만들어진 공포 반전영화다. 큰 저택에 출몰하는 죽은 귀신들의 정체를 차츰 알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아이들을 지키는 엄마 역할의 니콜 키드먼의 연기가 돋보인다.

<디 아더스> 역시 반전의 효과가 크기에 사전 지식은 철저히 차단하고 보는 것이 좋다. <식스센스>와 <디 아더스> 두편 모두 반전의 효과를 덜어 내더라도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이므로 공포영화 매니아라면 필수적으로 봐야 할 작품들이다.

   

더위 좀 잊어보겠다고 공포영화를 즐기느라 어린 자녀들에게 소홀했다면,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이제 가족간의 화합을 도모해 보자. 다음에는 아이들이 봐도 좋은, 아니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보면 더욱 좋은 가족영화 소개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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