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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떠나는 시네마 피서
영화로 여름나기 <1>
2008년 07월 24일 (목)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불볕더위가 시작됐다. 전국이 찜질방이 됐으니 피서를 가도 그리 효과 없다. 청원경찰이 실눈뜨고 지켜보는 은행도, 커피 한 잔에 한 시간 이상 버티기 힘든 커피숍도 여의치 않다. 따라서 고유가 시대에 에어컨 성능 경쟁하듯 막강 냉방력을 자랑하는 영화관이 대세다. 하지만 시간이 없고, 일인당 7천원씩 하는 비용이 녹록치 않다. 그렇다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나 DVD가 모범답안. 문제는 ‘무엇을 보느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재미와 감동으로 똘똘 뭉쳐 있어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영화목록이다.

후텁지근한 여름, 집 안에서 선풍기 바람 맞으며 수박 반 덩어리 놓고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여름나기용 영화를 소개한다. 첫번째 순서로 ‘여름’하면 떠오르는 장소, 바로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다.

1.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2.피서의 모범답안, 공포영화
3.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영화
4.기독교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포스터가 더 유명한 영화 - <그랑블루>와 <프리윌리>

   
이 두 편은 영화를 본 사람은 드물지 몰라도 포스터는 왠만한 이들이라면 한번쯤 봤을 만큼 유명하다. 먼저 <그랑부르(Le Grand Bleu)>는 <레옹>, <제5원소>, <잔다르크> 등 액션 영화으로 유명한 뤽 베송 감독이 만들었다. 1993년 개봉 당시 아름다운 바다 영상으로 인해 꽤 많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았다. 두명의 다이버가 일명 ‘숨 오래참고, 더 깊이 내려갔다오기’ 게임을 펼치는 과정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라이벌 의식과 그 속에 묻어나는 동료애가 영화의 주된 줄거리이자 주제다. 푸른색 바다가 시종일관 스크린에 펼쳐져 그저 보고만 있어도 시원하다.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가 그리 밝지 않고 진지한 편이니 선택시 고려해야 한다.

1993년 어느 여름날, 서울 대한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는데, 고장난 에어컨 덕분에 땀 뻘뻘 흘리며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때 이 영화에 대해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람을 결정한 이유는 바로 시원해 보이는 포스터 때문이었다.

   
   
<프리윌리(Free Willy)>는 돌고래와 어린이 사이의 우정을 다룬 가족영화다.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아동용 영화로 알려져 있지만 온가족이 함께 봐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이야기는 따뜻하다. 수족관 청소를 하는 소년 제시는 돌고래 윌리와 의사 소통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어 서로 우정을 나누게 되고, 결국 제시는 윌리를 자유롭게 풀어주기에 이른다는 줄거리는 전형적인 가족영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 마지막 부분, 푸른 바다에서 돌고래 윌리가 제시를 뛰어넘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다. 감동적인 장면을 그대로 포스터로 옮겨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993년도에 개봉한 1편의 흥행에 힘입어 2편이 2년 뒤에 개봉되기도 했다. <프리윌리>는 포스터만큼 유명한 것이 한가지 더 있는데 바로 마이클 잭슨이 부른 주제곡 'will you be there'다. 영화보다 포스터가, 포스터 보다 주제곡이 더 유명해져 버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영화, <프리윌리>다.

   

바다에서 만난 동물과 괴물, <딥 블루 씨>와 <어비스>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하면서 장르가 공포물이라면 피서에는 더할 나위 없겠다. 아직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Jaws)>에 필적할 만한 바다 공포물을 본 적은 없지만, 그나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웰메이드 바다 공포영화 두편을 소개한다.

   

영화 제목을 번역하면 마치 애로영화 제목같다는 오해를 살 만한 <딥 블루 씨(Deep Blue Sea)>는 공포의 대상이 상어로 설정하여 노골적으로 <죠스>의 후계자임을 자처한다. 상어의 뇌를 이용해 약품을 개발하려다 연구진의 실수로 인해 똑똑해져버린 식인상어와 인간들의 한판 대결이 펼쳐진다. 바다 속 해저기지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라 공간적인 긴장감을 더한다.

등장하기 전 울려퍼지는 효과음만으로도 공포감을 극대화 시켰던 <죠스>에 비해 충격과 공포는 덜하지만 대신 액션 요소를 강조했다. 액션을 강조했지만 <딥 블루 씨> 역시 처음부터 영화 끝날 때까지 쉴 틈을 주지 않을 만큼 긴장감을 선사한다. <죠스>의 수많은 제자 중 단연 돋보이는 수제자 임에 틀림없다.

   

   

<어비스(The Abyss)>는 심해에 있는 정체불명의 생물을 소재로 하는 공포물이다. <터미네이터>, <타이타닉>을 만든 세계적인 감독 제임스 카메룬 작품으로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존재가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어떠한 생명체도 살지 않는 심연에서 만나게 되는 공포는 공간적인 패쇄성과 시각적 한계로 인해 보는 내내 가슴을 졸여 영화가 끝나면 기진이 빠질 만큼 옥죄어 온다. 보는 이에 따라 결말이 허무할 수도 있으니 너무 큰 기대는 않고 즐기는 마음으로 보면 딱이다.

 

   

잠수함 영화의 자웅, <크림슨 타이드>와 <U-571>

바다를 배경으로 펼치는 전쟁영화도 여럿 있다. <전함포템킨>, <마스터 앤 커맨더>, 우리나라 영화 <유령> 등. 하지만 '바다에서 싸우는 영화는 망한다'는 영화계의 속설처럼 대부분의 영화는 흥행에 참패했다. 그 중 두 편의 걸작 영화가 살아 남았는데, 공교롭게도 둘다 잠수함 영화다.

   
<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는 잠수함 내에서 벌어지는 인물 간의 다툼을 그렸다. 램지 함장을 연기한 진 해크먼과 부함장 헌터 역의 덴젤 워싱턴의 실로 불꽃튀는 연기 대결이 영화의 백미다. 잠수함 내에서 핵미사일의 발사 여부를 놓고 벌이는 함장과 부함장의 기 싸움이 영화에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긴박하게 벌어진다.

영화를 보고 나서 서로 함장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에 대한 논쟁을 해 봐도 재미있을 수 있다. <에너미 오프 스테이트>, <스파이 게임> 등을 만든 토니 스콧 감독의 작품이니 재미 측면에서는 걱정 놔도 된다. 이 영화의 성공 이후 <붉은 10월>, <유령> 등 여러 잠수함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크림슨 타이드>가 잠수함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영화라면 <U-571>은 외부의 적과 싸우는 전통적인 전쟁영화다. 따라서 <크림슨 타이드>보다 바다장면이 더 많이 등장해 좀 더 시원할 수 있겠다. 2차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에 있는 암호풀이기를 입수하라는 특수 임무를 띤 미 해군이 임수수행 과정에서 독일군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잠수함끼리의 대결, 잠수함과 구축함의 대결, 잠수함과 정찰기와의 대결 등 다양한 형태의 전쟁장면이 등장한다.

특히 해군출신이거나 무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는 자가 아니라면 다소 생소한 무기인 ‘폭뢰’의 무서움을 새삼 깨닫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크림슨 타이드>가, 액션면에서는 <U-571>이 한 수 위다. 긴장감은 두 영화다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무한상상의 공간 바다, <인어공주>와 <캐리비안의 해적>

   

바다를 배경으로 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도 여럿 있다.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는 디즈니 애니매이션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왠만한 어린이들은 거의 다 본 영화다. 하지만 바다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인어공주>를 빼놓을 수는 없을 만큼 바다의 매력을 한껏 선보인다. 혹시나 아직 못 본 자녀를 둔 가정이 있다면 지금 당장 이 영화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를 권장한다. 감성이 풍부한 성인도 감동받기에 충분한 애니매이션의 수작 중 수작이다. 바다 속에 사는 인어가 사람과 사랑을 나눈다는 상상속의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다.

장편 애니매이션 시장에서 ‘아동용’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던 월트디즈니사에게 애니매이션으로도 성인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다으로, 이후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킹>에 이르기까지 디즈니표 애니매이션의 전성시대를 열게 된다.

영화 형태는 애니매이션이고, 장르적으로는 뮤지컬이라 할 수 있는 <인어공주>는 노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바다 속에서 마치 자신이 사람이라도 된 양 웃고 노래하는 물고기와 바닷가재, 상어들과 괴상한 문어아줌마, 그리고 인어들과 인간이 펼치는 요란법석 헤프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바다의 청량감을 더 해 준다. 마음씨 착한 이들에게만 보이는 벌거벗은 임금님의 옷이 있듯, 감성이 풍부한 사람에게만 감동을 선사하는 <인어공주>가 있다. 바닷가재가 부르는 ‘Under the sea’를 보고도 이 영화 재미없다는 분, 감정이 메마른 자일지니….

   

   

바다를 배경으로 한 최근작 중 가장 유명세를 탄 것은 바로 <캐리비안의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이다. 총 3편이 개봉되는 동안 매년 여름 흥행선두를 차지했던 액션 대작이다.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해적이 어떻게 무한상상으로 구분되느냐고 질문한다면?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 중 살아있는 이는 단 둘밖에 없다고 답해주고 싶다. 달밤이면 유령으로 변하는 해적들을 비롯해서, 문어형상을 한 해적두목, 눈알이 튀어나와도 태연하게 돌아다닌 해적 등 말할 수 없이 다양한 귀신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잡탕 캐릭터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바로 주인공 조니 뎁이 맡은 ‘잭 스페로우’ 선장. 선장답지 않은 ‘비겁카리스마’에 눈 밑에 잔뜩 드리운 다크서클은 비호감 캐릭터의 전형이지만, 왠걸? 관객들은 잭 스페로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이 시리즈를 흥행대작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유령이 나오고 해적들이 죽고 죽이는 영화, 어린이들에게는 교육상으로 좋지 않으니 보여주지 않는게 좋겠다. 하지만 너무나 재미있으니 영화적 재미와 현실을 판단할 수 있는 성인들이라면 잠 못이루는 여름밤 반드시 잭 스페로우의 매력에 빠져 보자. 하루 한편씩 사흘동안 봐도 좋고, 너무 더워 잠이 오지 않는다면 세편 내리봐도 좋다. 잭 스페로우 선장과 함께 해적선 블랙펄 호를 타고 바다를 누비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즈음, 열대야? 그거 남 얘기가 되어 있을 것이다.

   

물조심 합시다. <퍼펙트 스톰>과 <타이타닉>

   
매년 여름 물놀이 사고가 난다. 바닷가로 피서를 갈 때마다 위험하게 깊은 바다로 나가려고 하는 말 안듣는 자녀가 있다면, 이 두편의 영화를 먼저 본 후 휴가를 떠나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바다의 무서움이 가장 잘 드러난 재난영화다. 대부분의 재난영화는 자연적인 현상 외에도 인간의 실수나 괴물의 횡포가 항상 동반된다. 하지만 <퍼펙트 스톰>은 전형적인 자연, 그것도 바다 자체의 무서움이 드러나있는 영화다. 줄거리는 한줄로 요약할 수 있다. “고기잡이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엄청난 폭풍을 만난다.”

간단한 줄거리지만 자연에 맞서는 선원들의 용기와 필사의 사투가 시종일관 비장하게 그려진다. 조지 클루니가 맡은 선장은 자연과 맞짱 뜨는 인간의 심리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정말 실제 같은 산만한 높이의 파도가 고깃배를 잡아 먹을 때는 상영관의 모든 관객들은 숨을 쉴 수 없었다. 따라서 <퍼펙트 스톰>을 볼 때는 가능한 한 큰 화면으로 보는게 좋다. 기왕이면 큰 인치의 텔레비전으로 보는 게 좋고, DVD방을 이용하면 더욱 좋다. 그리고 소리도 약간 크게 해 놓고 보는게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는 약간의 팁이다.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들이 관람한 영화, 최대의 수익을 올린 영화는 바로 <타이타닉(Titanic)>이다. 98년 아카데미상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11개 부문을 휩쓸어 역대 아카데미상 최다 부문 수상 기록을 냈고, 18억달러의 수입을 올려 역대 최고 흥행수익을 기록 중인 작품이다. 유명한 만큼 관람한 이들도 많은 명실상부 재난영화의 대표작. 1912년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가 대서양 한가운데서 침몰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는 거대한 스케일과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러브스토리가 어울어져 20세기를 대표하는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터미네이터>, <트루라이즈> 등 액션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제임스 카메룬이 감독했고, 아직 앳되 보이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실시간 중계처럼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재난의 상황에 가슴 졸이고, 남녀 주인공이 펼치는 사랑에 다시한번 가슴 아파온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장면은 가라앉는 배 위에서 연주한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찬송가 장면이다. 실제로 있었던 일로 전해 오는 이 연주장면 <타이타닉>에 와서야 제대로 재현됐고, 아비규환 속에서 흐르는 찬송은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미 본 영화라고 할찌라도 <타이타닉>은 다시 한번 볼 만하다. 영화는 줄거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감동으로 보는 것이기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시각적 시원함을 느꼈지만, 아직도 덥다면? 이제 뼈 속까지 떨리게 만드는 공포영화로 남은 더위를 잡아보면 어떨까? 다음에는 살 떨리는 공포영화 소개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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