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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회개했는가>
짝뚱 회개를 버려라
2008년 05월 30일 (금) 00:00:00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 리처드 백스터 지음/배응준 옮김/규장
 

'십자가'와 ‘부활’ 못지않게 원초적이고 핵심적인 기독교 용어이면서도, 현대교회에서 사용하는 빈도가 매우 적어진 용어를 꼽으라면 회개(悔改, conversion)라 할 수 있다. 요한이 세례를 베풀 때나 예수님이 사탄에게 시험 받으신 후 처음으로 복음을 전파하실 때에도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 4:17)라고 하셨을 만큼, 회개는 하나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즉 기독교에 입문하는 구원의 문에서 일순위로 중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 시대 교회에서는 회개에 대한 강조가 약화되고 있다.

이토록 중요한 회개에 대해 17세기의 대표적 청교도 설교자가 다시 일어나 외치기 시작했다. 리처드 백스터는 그의 책 <회개했는가?>(규장 간)에서 회개하지 않은 자(the Unconverted)들을 향한 경종(A Call)을 크게 울린다.

백스터는 교회에 말씀과 성령이 없는 것 못지않게 심각한 것이 회개 없는 구원의 선포임을 꼬집는다. 즉 그냥 믿기만 하면, 심지어 교회 나오기만 하면 구원받은 크리스천인 것처럼 ‘예우’해주는 값싼 은혜와 싸구려 복음에 만족하는 ‘안일한 믿음주의’(easy believism)를 경계한다.

죄를 구체적으로 회개하여 그 죄에서 돌이키지도 않고, 생명 얻는 회개를 한 적이 없고, 교회만 다니면 다 구원받는 줄 아는 회개하지 않은 자의 특징은 자기 자아가 자신의 왕이요 주인 노릇을 하는 것이다. 예수 십자가의 감격보다 세상의 돈과 명예와 즐거움을 더 사모한다. 십자가의 참뜻도 모르고 자아는 여전히 살아 있다!

백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을 지옥 입구에 확실히 안착시키기 위해 사탄이 가장 즐겨 쓰는 술책이 무엇인지 아는가? 당신의 눈을 가려 당신이 처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당신이 선택한 그릇된 길을 끝까지 걸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믿게 하는 것이다. 당신이 지금 천국으로 향하는 길에서 이탈했다는 것과 그런 식으로 계속 살다가는 영원한 형벌을 받으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상태로 하룻밤이라도 편히 잠들 수 있겠는가?”

그동안 교회는 다녔지만 참된 회개를 한 기억이 불분명한 사람, 회개하게 하는 설교를 들어본 기억이 없는 사람, 그리고 생각과 말이 변화되기 시작한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제 이 책을 들어 읽으라! 생명을 얻는 회개로 이끌 것이다.

본문에서 그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어내 현대 기독교인들의 안이한 신앙을 질타한다.

“하나님을 믿으려고 한다면 이것도 믿어라. 모든 인간에게는 회개하느냐 아니면 멸망하느냐의 두 가지 길만 있을 뿐이다! 나는 인간들이 이 법의 진리나 정당성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들이 하나님의 법에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어쩌면 처음에는 “회개했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회개하라!”는 말이 두렵고 떨릴지 모르지만, 회개하기만 하면 금세 회개가 하나님의 무한하고 크신 사랑을 체험하고 누리는 길인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두려움의 책이 아니다. 십자가의 은혜와 진정한 구원의 감격을 누리게 해줄 책이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회개를 하면서도 실제로 회개하지 않았을 것에 대한 것을 지적한다. 그리고 올바른 회개를 말한다.

“회개는 당신이 하나님 앞에서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자백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로 말미암은 용서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수님을 당신의 ‘주님’Lord과 ‘구세주’Savior로 영접하고, 죄와 사귀던 심령을 철두철미하게 부수는 것이며, 죄의 본성을 지닌 인간으로서 죄와 맺었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다. 회개는 그리스도께 달려가 그분만을 피난처로 삼고, 그분을 영혼의 생명으로 감사히 영접하는 것이다. 땅을 향했던 마음을 하늘로 돌리고 결코 꺼지지 않는 사랑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데 전념하는 것이다.”

그의 지적처럼 회개는 겉으로 보이는 울부짖음이 아니라 마음을 찢는 일이다. 만약 그의 지적처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회개는 거짓회개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할지라도 하나님은 얼마든지 알 수 있다.

세상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는 백스터 다운 설교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앞에 살길이 바로 회개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말한다. 보통 회개라고 하면 구원을 얻기 위한 것에 일부, 또 자범죄에 대한 고백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백스터는 회개를 그렇게 쉽고 평범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여지없이 깨뜨려 버린다.

“아직 회개하지 않은 자여, 나는 지금 헐벗고 굶주린 거지가 되어 음식과 의복을 구걸하는 심정으로, 그렇게 간곡하고 애절하게 당신 영혼의 구원을 구걸하고 있다. 내가 거지가 되어 음식과 의복을 구걸하면 당연히 내 청을 들어줄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도 내 청을 들어주어라. 그럴 때 나를 불쌍히 여길 것이라면, 지금도 불쌍히 여겨 내 간곡한 청을 들어주어라. 무릎을 꿇고 간곡히 청하는 심정으로 간청하겠다. 당신의 구세주의 음성을 듣고 지금 즉시 돌이켜 회개하라! 그리하면 살 것이다!”

이 책은 존 번연이 그랬던 것처럼 영국국교도의 주교(主敎) 제의를 거부하고 평생 비국교도 목사로 종교개혁 신앙에 굳게 섰던 리처드 백스터 목사가 키더민스터 교구에서 목회한 시절에 전한 회개의 메시지를 기반으로 저술된 것으로서, 기독교 역사상 많은 사람들을 참 회개로 인도한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이 책을 더 주목하는 이유는 그 동안 한국교회가 얼마나 많은 회개를 했음에도 그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기 때문이다. 1907년 평양대부흥의 회개의 역사는 교회와 가정과 시장(市場)을 정화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회개를 고백한 당사자는 잘 알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회개운동이 한국교회 가운데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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