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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만들어진 신>
편협성 드러낸 왜곡 종교비판 멈춰야
2008년 05월 29일 (목) 00:00:00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사람이 신을 믿는다는 것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심약한 사람이 스스로 설 수 없어 신에 기대는 것이라고 말한다. 더구나 그 기대는 신은 자신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 실제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무신론자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고, 또 이들 중에 어떤 이들은 기독교인들에 대해 지독한 적대감정을 품는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최근 세계 3대 지성인으로 꼽는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서도 그런 지독한 적대적 감정의 현상을 그대로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무조건적인 적대감정을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진실처럼 과학자의 이름으로 포장해서 공격하는 도킨스의 기독교 폄하와 적대감정은 매우 지나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의 종교, 특히 기독교를 향한 공격과 왜곡된 진리를 환호하는 이들에게 분명한 기독교의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만들어진 신>은 해외에서도 많이 팔렸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다. 그러나 도킨스의 종교와 기독교에 관련한 주장은 그만의 독특한 논리와 주장이 아니다. 이미 무신론자들이 제기한 내용들이고 논리들이다. 하지만 유독 도킨스의 주장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 그가 과학자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은 과학적인 증명과 합리적인 논리보다 자기 신념과 주관적 관점, 그리고 그릇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 또한 이 글을 전개함에 있어 도킨스와 같은 옥스퍼드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복음주의신학자인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도킨스의 망상>이란 책을 많이 인용할 생각이다.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한 때 무신론자였으며, 과학자였다는 점에서 도킨스를 이해하고 그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상당한 설득력을 얻는다. 우선 <만들어진 신>에서 주장하는 도킨스의 주장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만들어진 신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과학은 신이 없음을 증명했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종교의 기원은 인간이 정신 바이러스에 감염된 결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는 종교는 폭력을 불러오는 악이라는 주장이다.

그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은 현재 외형적인 기독교적 활동 중에 일부가 기독교의 본질처럼 내비치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 왜냐면 도킨스의 주장이 과장되고 왜곡된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날 기독교는 하나님이 처음에 말씀하신 것과 동떨어진 그야말로 종교적인 것으로 전락된 부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여전히 도킨스의 주장은 맥그라스의 지적처럼 자기 망상적이라는 지적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착각에 빠진 자들이 만든 신
도킨스는 신은 존재하지 않음에도 미치고 착각에 빠진 사람들에 의해 발명된 ‘정신병적 비행을 저지르는 존재’라고 정의한다. 일종의 망상이 신이라는 주장이다.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결국 신의 존재를 믿는 이들은 정신병자거나 이상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주장처럼 기독교가 망상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는 주장이 맞다면 기독교는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도킨스의 주장과 달리 여전히 기독교는 더 많은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도킨스는 신자인 부모가 자녀들에게 신앙을 주입한 것 때문에 종교적인 신념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한다.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에 유해하고 우스운 종교적 신념을 어른들이 세뇌한 것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종교적 사고방식들이 세대 간에 전달되는 순환을 끊으면 종교는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필자가 부모로부터 아무런 기독교적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때에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이가? 비단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인생의 후반에 기독교의 하나님을 믿게 되는 이들이 생기는 현상은 도킨스의 주장을 허무하게 만든다.

“과학은 종교가 거짓임을 증명했다”, “종교는 미신이다”라는 1950년대의 소련의 아동 교육 속에 끼워진 반종교 프로그램이 도킨스의 주장과 유사한 것은 어찌된 일인가? 도킨스의 주장은 과거의 사회주의나 무신론자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라는 주장은 <만들어진 신>의 모든 부분에 걸쳐 등장한다. 확실하다고 말하는 그의 논리는 증명보다 신념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독교의 믿음을 극단적 비개연성의 허구 논리하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비개연성은 인정하지 않는 모순을 보여준다.

그는 “누가 신을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의 확장 가운데 “무언가를 설계할 수 있는 신은 그 자체가 같은 종류의 설명을 요구할 만큼 복잡해야 할 것이다. 신은 무한 회귀를 나타내며, 그는 우리가 거기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무한 회귀의 종식자를 독단적으로 생각해(내는) … 수상한 사캇를 부리는 신학자들을 비웃고 있다.

무언가를 설명하고 또 설명하는 반복된 신의 증명은 결국 원 설계자에 대한 불가능한 증명이라는 주장은 ‘궁극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에 대한 탐구와 같은 것을 무시한 논리다.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도킨스의 망상>에서 “궁극적인 이론은 없을지도 모르고 ‘궁극의 이론’은 ‘무의 이론’으로 판명될지 모른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 탐구가 설명 과정의 종료를 상정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실패였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환원 불가능한 설명에 대한 유사한 탐색은 과학 탐구의 중심에 놓여 있으며 여기에 논리적 비일관성이나 개념적 자기모순 같은 것은 수반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과학에서도 설명 불가능한 것이 존재함을 인정함에도 도킨스는 이 사실을 깡그리 무시하거나 아니면 모르는 무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도킨스는 신에 대한 믿음은 그것의 존재가 훨씬 더 복잡해야만 하는, 그래서 더 개연성이 적은 존재에 대한 믿음을 나타낸다고 주장한다.

복잡성과 비개연성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문제는 신이 있을 개연성이 아니라 신이 실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다. 왜냐면 현재 우리는 여기 존재하고 그것은 개연성과 상관이 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몰이해의 만족의 미덕
도킨스는 “종교가 미치는 진정으로 나쁜 효과 중 하나는 몰이해에 만족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치는 점이다”고 말한다. 즉 종교적인 사람들은 과학이나 자연주의 안에 틈새가 있고 이 틈새를 통해 하나님의 실재를 엿볼 수 있다는 주장을 역공격한 주장을 편다. 이 영역을 절대화시켜 과학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논의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을 일반화시키는 것이 문제다. 종교적 영역의 이해의 한계가 있는 것처럼 과학도 부분적으로 그 자체의 한계가 생긴다. 인간의 이해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한계가 있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아무에게도 잘못이 없다.

<만들어진 신>은 “과학이 신이 없음을 증명했다”를 기초하고 있다. 도킨스의 주장에 비춰보면 신앙을 가진 과학자는 정신병자가 될 것이 틀림이 없다. 도킨스는 “계속해서 신을 믿는 사람들은 그저 반계몽주의적이고 미신적인 반동주의자들일 뿐이며 이들은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작은 틈새조차로부터도 신을 제거한 과학의 의기양양한 진보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사람들이다”는 주장이다.

과학은 진실된 만능인가?
과학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면에서 진실이고 거짓이 없는 것이지만 종교는 비논리적이고 증명될 수 없다는 점다는 점에서 개연성이 전혀 없는 거짓인가? 도킨스의 이런 주장은 그의 전유물은 아니다. 이미 많은 무신론자들, 특히 과학을 신봉하는 이들이 같은 맥략에서 주장한 논리다.

그렇다면 과학이 만능인가? 얼마 전 화성에 착륙한 로봇 피닉스는 화성의 생명체 근원인 물을 찾기 위해 열심히 탐사를 하고 있다. 화성 탐사의 기사를 보면 마치 화성에 물만 찾으면 그곳에서 생명의 근원을 찾아낼 것이라는 환상을 갖게 한다. 그러나 화성 착륙은 30년 전에부터 시작되었고 아직까지 그런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

추론에 근거한 것이 마치 사실일 것처럼 말하는 상상력은 대단하다. 그렇지만 화성의 물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생명체의 근원을 밝혀내지는 못한다. 그것 역시 추론일 뿐이다. 왜냐면 지구의 물이 존재하지만 그곳으로부터 어떤 생명의 근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단지 진화론에 근거한 추론만 있을 뿐이며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주장만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그것이 기정사실이기를 바란다. 그것은 창조자 하나님을 마음에 두지 않으려는 타락 이후의 독립된 자아의 현실을 우리에게 여전히 반영할 뿐이다. 여기에 덧붙여 계몽주의 이후 인간의 합리적 사과는 철학 속의 과학을 만능처럼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은 만능인가? 이 질문에 대한 또 다른 역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비과학적인 것은 잘못되었는가? 또한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역은 항상 문제가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실존하는 것을 경험하며, 여전히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들이고, 또 그것을 누리며 사는 것들이 우리 삶에서는 너무나 많다. 인간의 이성과 합리적 사고에서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거짓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없다.

진짜 과학자는 무신론자
그럼에도 도킨스는 “‘진짜’ 과학자들은 무신론자들이어야 한다”는 주장한다. 도킨스의 주장처럼 과학자들, 특히 무신론자인 과학자들조차 그의 주장에 반기를 들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맥그라스는 이런 과학자들에 대한 여러 가지 주장의 글을 게재한다. 하지만 도킨스는 자신이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대변자처럼 말하고 있다. 그는 모든 과학자들에게 종교에 대한 어떠한 위임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과학자들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또한 그의 주장에 반하는 이색적인 현상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매우 종교적이라는 사실이다. 과학자들 중 다수가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믿는다. 이런 믿음을 가진 과학자들을 단순히 세뇌당한 머저리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단순히 규명하지 못하거나 증명 못할 영역이 많아서 종교를 믿는 과학자들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이것은 무신론의 관점에서 자연계를 읽거나 해석하는 과학자가 있는가 하면 자연계가 신적인 창조자를 시사한다고 이해하는 이들도 있다는 점이다. 몰론 모든 신적 창조물을 모두 하나님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이 신적 창조에는 자연계를 창조한 신이 더 이상 자연계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이원론적 사고를 하는 이들도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신이 창조 이후 유지를 위해 지속적 관심을 가진다는 기독교적 관점을 갖기도 한다.

즉 자연계에 대한 많은 정당한 해석이 열려 있음에도 그것을 오직 하나라고 말하는 도킨스는 무지하거나 왜곡된 견해를 가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진짜 과학자’만이 무신론자가 아니라 반종교적이 아니더라고, 특정 종교에 심취해도 ‘진짜 과학자’일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기독교가 배타적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배타성을 도킨스 역시 답습하고 있다. 도킨스가 놓친 것은 상대방의 견해를 존중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도킨스는 과학과 종교는 대립적인 관계로 설정한다. 그리고 둘 중에서 과학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양극화된 두 세계에 대한 도킨스의 시각은 극단적인 근본주의와 닮은꼴이다. 그러나 과학은 반종교적이지 않다. 오히려 과학은 종교와 대립하지 않으며 더 종교적일 수 있다. 이것은 접근과 관점,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뿐이다.

맥그라스는 19세기 후반에는 과학과 종교가 영구히 전쟁상태에 있다고 믿는 것이 가능했지만 21세기 과학과 종교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맥그라스는 “도킨스가 자연과학자들에 끼친 가장 큰 폐해 중 하나는 그것들을 가차없고 냉혹한 무신론적인 것으로 묘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도킨스는 자신에게 스스로 굴레를 씌우고 자신만의 독특한 근본주의적 이원론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고 이것은 종교적 근본주의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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