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국 청소년교육선교회 총무. 염광교회 협동목사

 서울의 청소년들 중 1/3 가량이 폭력과 선정적인 장면묘사로 일관하고 있는 성인 만화잡지를 구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90% 이상이 음란과 퇴폐를 조장하는 저질 일본 번역만화를 본 것으로 밝혀져 청소년들이 유해 만화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서울 YWCA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이 95년 8월 서울 시내 국민학교 4～6학년 및 중학교 1～3년생 5백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인 만화잡지,일본번역만화 구독실태조사>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만화를 본 사람은 1백85명(33.0%), 중학생이 1백32명(23.6%)으로 국민학생(53명,9.4%)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또 남학생이(1백12명,41.8%)이 여학생(73명,25.0%)보다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성인만화를 월 1～5권(63.8%)을 보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11권 이상 본다"는 학생도 2.7%나 달해 청소년들의 성인만화 중독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들은 친구 것을 빌려보거나(49.7%) 책 대여점(15.7%)을 통해 성인만화를 본 것으로 밝혀졌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경우 서점에서 사보기도 해(5.4%) 작가들의 책임 의식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1. 만화에 대한 이해

 카툰(cartoon)이란 단어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단어인 '카드(card)'와 '페이퍼(paper)'에서 유래한 것이다.원래 카툰은 예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실물 크기로 그리는 예비적인 스케치로서 단 종이 위에서 행해지는 것이었다.이러한 스케치가 그 후로 벽이나 천장, 또는 커다란 캔버스로 옮겨 가서 그 예술 작품의 마무리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었다.

 (1)만화란

 의도적으로 단순화되고 과장된 그림을 말한다. 만화는 묘사에서 생략, 변형, 과장 사용을 사용하는 독특한 표현기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 안에 하나의 완성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림'(모리스 혼)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이러한 만화의 종류로는 첫째, 그림책이나 잡지의 상품 광고에서 이용되는 만화 도안이 있고 둘째로는 신문의 시사 만평과 같은 한칸 만화, 셋째는 신문 시사만화나 우스개 만화와 같은 네칸 만화나 책으로 엮어져 보여지는 단편이나 장편만화를 지칭하는 이야기만화, 넷째는 만화영화로 대변되는 동화(動畵)가 있다.

 (2)매체로서의 특성

 먼저 만화는 어느 특정한 하드웨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따라서 책이나 영화, 텔레비전 등의 매체에 활용되는 융통성을 통해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하고 있다.

 둘째, 그림과 글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만화는 그림과 글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결합한다. 글의 장점은 분명함이다. 글은 명확한 의미를 지니고 그로 인해 논리적인 전개를 가능하게 한다.

 그런데 이러한 분명함은 일정한 교육 수준을 요구한다. 따라서 어느 특정 계층의 특권으로 머물 수 있다. 그러나 그림은 훨씬 더 즉각적이고 정감적이다. 그림이 대상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글보다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하게 해 준다.

 셋째, 일정한 이야기를 포함하면서 긴 내용을 압축하는 경제성을 갖는다. 이러한 경제성은 갈수록 논리적인 면보다 감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의 설득기법에 비추어 더욱 돋보인다.

 넷째, 수용자에게 독특한 정서적인 공감인 꿈꾸기를 제공한다. <아기 공룡 둘리>에서 보듯이 머리가 크고 하체가 짧게 묘사되면 독자에게 어린아이의 뒤뚱거리는 걸음마에서 보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고 독자로 하여금 아련한 옛 추억에의 회상을 통해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그리고 만화는 우리에게 꿈꾸기를 교육한다.

 (3)만화읽기의 바른 방법

 일반적으로 만화를 읽는 청소년들은 그저 재미있으니까 읽는 정도이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만화를 통해 꿈을 꾸고 바른 인성 발달을 도모하려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1)내재적 읽기

 만화는 이성적인 글과 감성적인 그림 사이에서 어쩔 수 없는 긴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긴장을 적절하게 조정하고 대상에 대한 최고도의 형상화를 이루어냈을 경우 걸작만화가 나타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 스포츠신문이나 만화방을 채우는 수준의 만화들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바른 만화일기의 첫번째 방법은 내재적인 읽기로 이성적인 글과 감성적인 그림의 긴장감을 체험하는 일이 된다.

 2)외재적 읽기

 이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인 상황을 생각하며 만화를 읽는 것이다. 예를 들면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같은 서정적인 만화가 프랑스풍의 문화와 이국적인 인물 묘사에도 불구하고 암울한 5,6공 시절에 사회변혁에 대한 꿈을 갖게 하고 새로운 정치구도에 대한 좌절을 어루만지는 일을 했듯이 오늘의 현실과 만화의 상황 전개는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

 결국 만화읽기는 만화가 대상을 형상화한 수준이 높고 낮은 데서 의의를 찾는 것을 넘어 그 형상화의 방향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만화가 만화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가며 단지 백일몽이 아닌 진정한 꿈꾸기로 우리를 이끌어 가고 있는가? 아니면 점점 안으로 파고 들어가 완전히 폐쇄된 영역에 스스로 안주해 버리는 것은 아닌가?

 "책읽기는 결핍의 충족이며 행복에의 약속이다. 결핍을 결핍으로 못 느끼게 하고 불행을 불행으로 못 느끼게 하는 책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책이 아니다. 책읽기는 결핍이나 불행의 몸짓을 연습하는 움직임이 아니라 자기가 책을 통해서 불행이나 결핍되어 충족이나 행복을 싸워 얻게 하는 움직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읽기는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이다"(김현).

 2. 만화의 상업성과 파급효과

 한국 사람 가운데 만화방 대본소에서 만화를 보는 사람은 하루 약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한국도서류 서비스업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대본소는 93년 12월 현재 4천 2백60여 개소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93년 11월 조사는 한 대본소의 이용자가 하루 평균 평일 61.8명, 주말 72.2명임을 보여준다. 이를 곱하면 30만명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그러나 만화 대본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은 80년대 중반이었다. 이 시기에 양적 증가를 거듭하던 대본소 숫자는 87년 1만 5천여 개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디오 시장의 확산, 전자오락 게임기의 대중화, 민영 방송 개국 및 위성방송 시청 등 영상 매체의 도전으로 대본소 위주의 만화산업은 이제 사양길을 걷고 있다. 만화방에 가서 코 묻은 돈을 내밀고 쪼그리고 앉아 때로 킬킬거리다가 때로 훌쩍거리기도 하면서 귀가 시간을 훨씬 지나쳐 아버지에게 종아리를 맞곤 하던 시절은 이제 아스라한 과거의 일이다.

 만화산업은 대본소 위주에서 서점용 단행본 만화, CD롬 만화, 만화전문 잡지, 스포츠 신문 연재만화, 만화 영화 등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이 모두를 통틀어 국내 만화산업의 규모는 어떻게 될까. 만화 평론가 한창완 씨의 최근 저술 <한국만화산업연구>(도서출판 글논그림밭)는 이에 대해 다음처럼 설명하고 있다.

 우선 대본소 시장을 보면 전국의 4천5백여 개소(94년 5월 현재·추정치)에 1년에 약 6천여 종이 권당 1천8백원에 판매된다. 따라서 만화 출판업의 매출 규모는 약 5백억원으로 산출된다. 만화잡지는 주간지 5종이 평균 15만부씩 1천5백 원에 판매(1년 52주)되고 있으며, 격주간지는 8종이 평균 5만 부씩 2천5백원에(26주), 월간지는 7종이 평균 2만 부씩 3천원에 판매(12개월)된다. 잡지 판매액의 총계는 약 8백95억원이다. 광고비는 대개 호당 천만원 수준을 유지하므로 이를 총 20여 종의 현 발행 종수에 적용하면 대략 55억원이 된다. 만화잡지 업계의 매출 규모는 9백5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잡지로부터 파생되는 서점용 단행본 시장이 약 백억원 시장을 육박하고 있으며, 스포츠신문과 일반 단행본의 판매 시장이 5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 모두를 합한 공식 인쇄매체 만화산업의 시장 규모는 대략 1천6백억원을 웃돈다. 불법 유통 만화시장의 비공식적 규모 3백억원까지 합하면 연간 2천억원으로, 암시장 거래액까지 포함하면 4천억원으로 불어난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7천억원, 부수적인 팬시·캐릭터 산업 1조원, 관련 음반시장 2천억원, 전자오락게임시장 4천억원, 테마파크(이를테면 디즈니랜드) 시장 3천억원 등을 합치면 만화 관련 산업의 시장 규모는 무려 3조원 규모에 이른다. 만화가 어째서 산업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위의 수치에 모두 나타나 있다. 한창완 씨는 “이처럼 엄청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애니메이션에 연계된 부수 시장은 국내 자본의 결정력보다는 해외 자본의 유입과 산출이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어, 약 3조 원에 해당하는 만화산업 상품력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만화, 그 중에서도 특히 만화 영화가 그냥 산업도 아니고, 초부가가치를 가진 미래 산업이라는 사실은 월트 디즈니사의 예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89년 제작한 <인어공주>는 세계적으로 1억 달러, 91년 제작한 <미녀와 야수>는 1억4천만 달러, 93년 3천5백만 달러(약 2백80억원)를 투자해 제작한 <알라딘>은 2억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92년에 국내에서 개봉된 <미녀와 야수>는 59만명(92년 한국 영화계 흥행 기록 2위)이 보았고, <알라딘>은 관람객 75만명에다 흥행 수익 약  26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월드 디즈니사가 92년 9월 한 달 동안 한국에서 얻은 수익만 해도 만화 캐릭터의 로열티 수입  30억원, 만화 영화 상영 수입 50억원, 만화 비디오 판매 수입 15억원 등 약 백억원에 달했다. 단 한 달의 순수익이 백억원에 이르는 산업을 과연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결국 만화의 이러한 상업성은 계속적인 만화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3. 만화의 부정적인 영향

 (1)폭력성

 학교 주변 폭력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가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즐겨보는 만화들이 폭력 장면을 자세히 묘사하고 이를 미화시키기까지 해 청소년들의 모방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 YWCA 만화모니터회가  1995년 1월부터 8월까지 발간된 어린이 만화잡지 가운데 폭력성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4개 작품을 선정, 모니터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만화는 학교와 교사의 모습을 왜곡 묘사하고 폭력을 남자다움의 척도인 것처럼 표현하거나 학생들의 싸움을 조직폭력배처럼 그리는가 하면 폭력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모니터 대상 만화는 「주간 소년챔프」(㈜대원간)의 <블랙터치>,「샤크」(서울문화사간)의 <반항의 조건>, 「주간 아이큐점프」(서울문화사간)의 <진짜 사나이>, 「빅보물섬」(육영재단간)의 <닥터 K> 등 4작품이었다.

 이중 <블랙터치>는 학생들간의 마찰을 조직 폭력배들의 세력 다툼처럼 그리고 있으며, 싸움에 이기기 위해 여학생을 인질로 삼거나 쇠파이프, 각목, 타이어 등 주변의 물건을 흉기로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했다.

 <반항의 조건>은  폭력 서클에 가입하기 위해 자신의 팔을 담배꽁초로 지지는 행동,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친구들과 짜고 길거리에서 시비를 거는 행동, 방과 후 화장실에서 노출이 심한 옷으로 갈아입고 남학생들과 어울리는 여학생의 행동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와 달리 불량학생들의 좋지 않은 면만을 부각시켜 학교생활을 부정적으로 그려가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진짜 사나이>는 잔인하고 혐오스런 폭력 장면과 교사에게 폭언과 폭력을 가하는 학생, 문제학생을 퇴학시키기 위해 다른 학생을 이용하는 교사의 모습 등을 제시함으로써 사제지간을 왜곡 묘사했다.

 <닥터 K>는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피해를 당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학생들이 힘을 길러 타학교를 힘으로 제압하는 것으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하는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학교가 마치 폭력 단체와 마찬가지로 힘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잘못된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청바지 쿠데타>는 객관적 검증에 의해 사실적이며 구체적이고 생물학적으로 다뤄져야 할 성교육이 '처녀막을 사수하라' 등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선정적이고 흥미 위주로 치우치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 <블루다이어>의 경우 그리스 금화를 차지하기 위한 조직 폭력배들의 다툼이 폭력 일변도인데다, 여성의 옷차림이 선정적으로 묘사되는 등 어린이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품으로 지적됐다.

 (2) 일본만화

 국내 만화산업의 성장을 위협하는 요소 중에서 가장 크게 문제되는 것은 일본 만화를 복사한 단행본이 범람하는 것이다. 일본 만화 복제는 87～88년 출판 자율화 조처에 편승해 <러브호텔> <야수의 욕정> 등 성인만화 1백70여 종이 나돈 것이 시초다.

 이는 89년 당국의 일제단속으로 일시 근절되었으나, 90년 5월 서울문화사가 주간 만화잡지<아이큐 점프>에 연재하던 <드래곤볼>을 단행본 시리즈로 출간한 것을 계기로 복사 만화 단행본 출판이 재개되었다. 이때부터 일본의 불법복제 만화가 국내 시장에 대량 유통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출판된 일본 만화는 93년까지 총 1백71종 1천 2백90권에 달한다.

 한 가지 씁쓸한 사실은, 일본 만화 원본(세로쓰기 우철)을 뒤집어서 인화 필름을 제작하기 때문에 국내 복제 만화의 모든 주인공들이 왼손잡이가 되어버린 사실이다. 이들 만화를 보면 등장 인물들이 하나같이 왼손으로 공을 던지고, 밥을 먹고, 칼로 찌른다.

 YWCA 조사에 의하면 국민학교 5, 6학년 조사대상 아동 중 90.2%, 중·고생 중 83.5%가 일본 번역만화를 보았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44.5%는 매일, 혹은 일주일에 서너번은 일본만화를 본다고 대답했다.

 서울YWCA 만화모니터모임이 최근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초중고생 5백60명을 대상으로 번역 일본만화의 구독실태를 조사한 결과 '번역일본만화를 본 적이 있는가'는 질문에 94.1%가 '본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읽어본 일본만화(복수응답)로는 <드래곤볼>(78.9%), <슬램덩크>(73.6%), <피구왕 통키>(70.6%), <란마>(54.6%), <베르사이유의 장미>(48.8%), <아기와 나>(47.8%) 순으로 응답했다.

 대부분의 응답자(85.8%)는 친구나 대여점에서 한달 평균 5권 이내(60.2%)의 일본만화책을 빌려 읽고 있으며 일본만화임을 모르고 본 경우도 56.4%나 됐다.

 일본만화를 보는 이유로는 '재미있는 내용'(54.5%), '만화니까'(22.6%) 등을 꼽았고 보고난 후의 느낌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재미있다'(74.4%), '폭력적이다'(40.2%), '저질이다'(33.2%), '복잡하다'(15%)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YWCA 만화모니터회는 최근 D출판사가 발행하고 있는 만화잡지 <보이스 클럽>을 11호까지 분석한 데 따르면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는 일본만화의 비율이 평균 25%를 넘었으며, 내용도 어린이들이 읽기에 부적합한 것이 상당수였다.

 이 잡지에 실린 일본만화 <학교의 공포특급>은 수업시간에 학생의 실수로  약품을 뒤집어써 뼈와 살이 녹은 과학교사가 복수심에 불타 학생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 해부하고 인육을 먹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잔인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목숨을 담보로 한 게임에서 진 학생이 무참히 살해당하거나, 외계인의  조종으로 제자를 해치는 선생이 등장하는 만화도 있다.

 <갓건제로>도 인간의 신체를 분해한 뒤 다시 조합해 소생시키는 등 인간생명을 극도로 경시하고 있으며, 특히 이식수술 실험을 위해 아들을 희생시키려는 어머니와 이에 맞서 어머니를 제거하려는 움직임 등은 패륜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현실에서 어린이들에게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됐다.

 서점에서 유통되고 있는 어린이 만화잡지에 수록된 일본번역만화 중 영적(靈的)인 세계를 소재로 한 만화의 대부분이 인간의 존엄성 말살과 생명관 왜곡, 폭력성, 선정성이 심해 심의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YWCA의 어린이만화잡지 내용 분석결과에 따르면 <고스트 스위퍼>는 유령을 잡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혐오스런 장면이 많이 등장하며 "타인의 목숨보단 자기 목숨이 우선이야"와 같은,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거나 선정적인 대사와 행동들이 자주 등장한다.

 <고스트 보디가드>는 선정적인 여자그림, 아들이 아버지를 계단에서 떨어뜨리는 행동 등 지나친 폭력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캡틴 키드>는 일본어로 표기된 주문, 사교집단, 초월적인 힘 등과 같은 일본적 정서와 폭력성이 극에 달한 사건전개와 묘사가 일본식 문화와 정서를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연스럽게 학습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청소년들과 만화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며 우리는 실망하기보다는 적극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바른 만화읽기의 방법을 통해 생각하는 독서를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6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