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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SERI 전망 2008]
성경 읽기도 바쁜데 경제 공부까지 해야 하나
2008년 01월 25일 (금) 00:00:00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 홍순영 외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2008년 한국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더 나아가서 세계경제는 또 어떠할까? 좋아질까 아니면 더 악화될까? 해가 바뀔 때마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이다.

‘8월의 베이징 올림픽’과 ‘11월의 미국 대통령선거’ 등이 2008년 세계를 읽는 주요 코드다. 이에 반해 국내 사정은 어떠한가?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후폭풍’ 등이 주목되는 이슈들이다.

삼성경제연구소(소장 정구현)는 <SERI 전망 2008>(홍순영 외 지음, 이하 SERI)이라는 보고서 출간을 통해 금년 한 해, 국내는 물론 세계의 정치 ·경제·사회·문화 등 가능한 전 분야에 걸쳐 그 전망치를 내 놓았다. 송순영 연구원을 비롯해 8명의 각 분야 전문연구원이 48개 단위로 세분화해 연구보고서를 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매년 같은 방식으로 각 분야의 국내외 움직임을 상세히 보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의 종사자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도움을 얻게 된다.

이번 <SERI>에는 한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이 책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매 항목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한 가지 용어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것이다. 지난 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의 주택경기는 물론 주식시장 등 전 분야가 적지 않은 혼돈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반문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미국에서 일어난 한가지 사건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시장은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미 글로벌 투자자에 의해 미국시장과 연결되어 있다. 한국뿐 아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마찬가지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말미암아 미국에서 적지 않은 손실을 입고 말았다. 그들은 그 손실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 노력은 유동성 자금 확보로 나타난다. 다른 곳의 여유 자금을 뽑아내서 더 이상 손실이 나지 않도록 문제가 발생한 곳에 채워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시상에서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비중은 32%이다. 이중 미국 투자자의 비중이 50%나 된다. 다시 말해 한국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절반이 미국인이라는 말이다. 그들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한국의 투자금을 회수해 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주식시장은 휘청거릴 것이고, 이것은 곧바로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미국의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와도 연결이 된다.

<SERI>는 이런 점에서 2008년 세계 경제를 어둡게 전망했다. ‘고성장-저물가'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2008년 세계 경제는 그 동안 세계 소비시장인 미국과 제조공장인 중국이 이끌던 ‘고성장-저물갗 구조의 황금시대를 마감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물가가 오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동안 중국의 저가 생산품이 세계 경제의 밑거름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대는 이제 끝났다.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역시 서브프라임 사태 때문이다. 중국도 금년부터 노동자의 임금이 대폭 오르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 제품 가격이 오르게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불난 곳에 기름 붓는 식’의 사건이 한 가지 곁들여졌다. 바로 유가의 폭등이다. 유가 ‘100달러’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는 제 2의 석유파동까지 염려해야 할 중요한 이슈다. 2008년 1월 중순이 조금 지났지만, 현재 세계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벌써부터 느껴지기 시작했다.

   
 
   ▲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이 가장 낮다
 
<SERI>는 이에 반해 한국경제를 그리 절망적으로만 그리지 않았다. 연간 5.0%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7.0% 성장치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세계 경기가 하락하겠지만 수출 증가와 민간 소비 등의 내수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원화 강세(달러 약세)와 해외경기 감속 성장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하지만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해석이다.

‘미국이 콜록거리면 한국은 곧바로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일방적인 미국 의존의 시대에 있던 한국의 경제를 냉소적으로 비판하던 말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미국 일변도의 경제 관계에서 벗어나 있다. 한국의 최대의 무역국은 중국이다. 또한 유럽과 개발도상국과의 관계도 꾸준히 늘고 있다. 따라서 과거처럼 미국 기침에 감기 걸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파가 당장은 거세게 다가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파고가 중국과 유럽을 거쳐 결국은 다시 우리 나라에까지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SERI>는 ‘환경문제’를 중요하게 취급했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임을 거듭 강조했다. 자동차, 공장 매연 등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온실가스가 그 주범이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온실가스 감축이 국제정치의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은 금년부터 ‘교토의정서’에서 부여 받은 감축의미의 실질적인 이행에 돌입했다. 미국도 더 이상 피해가기 힘들게 되었다. 2013년에는 한국도 그 감축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REACH’라 불리는 고강도 환경규제안을 발효시키고 있다. ‘신화학물질관리제도’라는 이름의 ‘REACH’는 완제품 내에 포함된 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까지 등록하도록 규제하는 제도다. 이는 지난 해 6월부터 본격 가동했다. 화학산업은 물론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전기, 전자, 자동차, 섬유, 기계 등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EU와 FTA를 협상중에 있는 우리나라로써는 중요한 현안이 아닐 수 없게 된다.

   
 
   ▲ 한국의 FTA 추진 현황
 
금년 들어 ‘2008년을 선진화 원년으로 삼자’는 말이 국내에 회자되고 있다. 새로 들어설 새 정부의 기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의성’, ‘사회적 책임’ 그리고 ‘디자인’이 더욱 중요한 가치로 부각된다. <SERI>도 이 점을 잘 지적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전략으로 ‘창의성’을 꼽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환경이 ‘지식경제’(Knowledge Economy)에서 ‘창의적 경제’(Creative Economy)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공존공영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더 이상 손실이 아니다. 글로벌 경영활동에서 기업이 꼭 지켜야 할 필수적 조건이 이미 되었다. CSR은 이미 기업의 무형의 자산이 된 셈이다. CSR에 따라 기업의 존경도가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바로 매출과도 연관이 된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샌드위치라고 말하곤 한다. 멀리 도망가고 있는 일본과 바짝 추격해 오고 있는 중국 사이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다는 모습을 빗대어 표현하는 말이다. 이러한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선진 경영 사이에 놓인 한국기업이 찾아야 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바로 ‘디자인’인 것이다. 우수한 디자인의 가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하는 핵심 경쟁력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물건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포장도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다.

‘기업가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한국경제, 더욱이 세계경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 또한 성경 말씀 읽기도 바쁜데 그리스도인이 이러한 일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등의 의문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을 것 같다. 물론 구체적인 경기의 흐름과 분석 등은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이지만 큰 틀에서 이 세상의 돌아가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한다. 아니 그리스도인은 더욱더 세상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힘들면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종사자들이 힘들어지게 된다. 그들이 곧 우리네 식구들이 아닌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의 성도들이 아닌가?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더욱 눈과 귀를 열고 있어야 한다. 어느 분의 한 외침이 의미를 더하는 때다. ‘한 손에는 성경을, 또 한 손에는 신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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