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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권/ <예수님 닮기를 원하는 사람이 예수님께 배워야 할 성품들>을 읽고
우리에게 버려야 할 것은 얼마나 될까?
2000년 04월 01일 (토)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김희진집사/ 사랑의교회, 대한변호사협회 연구조사위원

 

 우리 가족은 꽃게찜을 좋아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꽃게의 하얀 속살을 파먹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지…. 그렇지만 모든 음식 재료 중 게가 폐기율이 가장 높다는 것(내가 기억하기로 게는 폐기율 58%, 즉 먹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보기도 전에 식탁 위에 수북히 게껍질이 쌓여갈 쯤이면 별로 먹은 건 없다는 공허감에 '쩝-'하고 입맛을 다시게 된다. 더구나 값이 너무 비싸 쉽게 엄두도 못 낸다.

 몇 년에 한번쯤이나 생각해 본다. 얼마 전 남편의 특별 보너스로 방배동 까페골목에 즐비하게 서있는 꽃게집 중 하나를 찾았다. 맛있게 꽃게와 볶은밥을 먹은 후 음식점을 나서 차를 세운 곳까지 걸어가다가 우리는 딸아이의 말을 듣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엄마, 아빠! 저기 하나님 믿는 덴가 봐."

 '이런 화려한 까페골목에 웬….'하는 생각으로 "응?"하고 고개를 돌려보니 말간 통유리로 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서점이 하나 있었고 거기서 복음성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금새 그곳에 들르는 것을 합의했다. 물수건으로 대충 닦고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손과 온몸에서 꽃게찜의 고린내를 그대로 풍기면서….

 그 서점은 책이 별로 없었다.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어린이 책이 좀 진열되어 있었고 신간코너에도 최신간은 거의 없었다. 중안에 큰 탁자와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몇몇 사람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듯했다. 서점 풍경에 대한 주인의 설명은 이러했다. 그곳은 책을 파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곳이 아니라서 책은 주로 주문판매에 국한하고 그곳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의 휴식처로, 만남과 모임 장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 남자분은 편안하고 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특별히 친절했음은 물론이다. 아이는 "엄마, 여기 또 오자" 하고 말했다.

 남편은 그곳에서 책을 한 권 샀다. 「예수님 닮기를 원하는 사람이 예수님께 배워야 할 성품들」이란 긴 제목의 책이었다.

 책은 3부로 나뉘어 있었다. 1부는 예수님의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본받아야 할 3가지, 2부는 예수님의 사람과의 관계에서 본받아야 할 10가지, 3부는 예수님의 자신과의 관계에서 본받아야 할 7가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도 그 책을 사는 데 동의했다. 하루를 살면서도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아 난 기초부터 새로 배워야 하는 사람이란 생각으로 가득한 요즘이다. 무릎을 탁 칠만큼 놀라운 성경해석들도 많이 있지만 그것보다도 나는 요즘 아주 지당한 말씀, 익히 들었던 성경말씀을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닮고 싶다면 과연 어떤 면을 닮아야 하는가?

 예수님은 먼저 무슨 일이든 하나님께 여쭤보셨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바를 그대로 실천하셨다. 철저히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할 바를 정하며 사셨던 것이다. 그대로 읽으면 이해할 수 있는 이 기본적인 말씀이 왜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것일까? '무엇이든 하나님께 여쭤본다. 그리고 말씀대로 행한다. 내 맘에 들지 않는 말씀이라 해도…' 나는 그렇게 몇 번이고 되뇌어본다.

 다음은 예수님의 사람과의 관계에서 본받아야 할 것들이다. 우선 예수님은 성실한 가정생활을 통해 자식으로서의, 형제로서의 역할을 다하셨다. 저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사람은 가족들이라 말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가족들에게 더 오래 참고 더 온유하고 더 절제하고 더 사랑하셨다.

 그분은 일보다 사람을 중시하셨다. 예수님의 하신 일은 국가적인 큰 일이나 민족적 소원을 푸는 일이 아니라 거의가 사람과 관련된 작고 사소한 일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로 큰 일이었다.

 또한 그분은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불쌍히 여기셨다. 저자는 신자들은 오히려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조금 잘 안되어도 무방한 사람들이라고 말하다. 천국이 예비된 자들이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꾸짖어야 할 때는 엄히 꾸짖으셨다. 어떻게든 그를 살리기 위한 동기에서 꾸짖으셨던 것이다. 그는 언제나 사람을 살리는 데 목적을 두셨다. 사람을 대하는 주님의 태도는 그 누구에나 차별이 없었다. 그 누구도 얕잡아 보시지 않았다. 하나님 앞에 그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를 보셨다. 원수까지 사랑하셨고 그 누구에게도 보복하지 않으셨다.

 또한 그분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방식으로 일하셨다. 언제나 일을 시키기 전 먼저 동기부여하신 후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내셨으며 그 동의를 바탕으로 일하셨다. 당신 일에 사람을 동반자로 삼으셨던 것이다. 일이 좀 늦어지더라도 그분은 사람과 동역하는 방법을 취하셨다.

 주님은 보답을 바라지 않고 도와주셨다. 저자는, 인간은 보답을 모르는 존재이므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기대하고 도와주었다가는 시험에 빠진다고 말하고 있다. '주여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예수님의 자신과의 관계에서 본받아야 할 것은 이것이다. 그는 사람들의 조롱에 화내지 않으셨다. 비방과 야유에 침묵으로 일관하셨다. 그는 달라는 사람에게 거절하지 않으셨다. 또한 열매를 거두는 일에 조급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의 보상에 연연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거룩함 그 자체였다. 또한 그분은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셨다. 예수께 잘못한 사람에게조차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셨다. 예수께서는 늘 성실하고 부지런하셨고 우리에게도 여러 말씀을 통해 그렇게 살 것을 가르치셨다. 또한 그분은 자신을 위해서는 늘 소박하고 청빈하게 사셨다.

 책의 내용을 보면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실천의 단계로 나가면 이보다 더 어려운 책은 없을 것이다. 어느 항목 하나 '이건 제대로 하고 있다'고 말할 부분이 내겐 없다. 내게 있어 폐기되어야 할 부분이 꽃게보다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폐기율 몇 %의 인간일까?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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