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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권/ <딸아, 현숙한 여인이 되어라>를 읽고
결혼하는 딸에게
2000년 01월 01일 (토)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김희진 집사/ 사랑의교회, 대한변호사협회 연구조사위원

 

딸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되서 남편과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이렇게 이쁜 걸 어떻게 시집보내지?' 하는 것이었다. 갓 태어난 아이를 두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에 다른 사람들은 웃었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아이와 고작해야 이십 몇 년 같이 살고 나면 나름의 독립된 가정을 위해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우린 가슴이 아렸다. 그래서 우린 농담반 진담반으로 "옆집으로 시집보냅시다." 하고 말하곤 한다.

그 아이가 벌써 만 다섯 돌을 보내고 대부분의 상황에 대해 자기 의견을 말할 줄 아는 가족 구성원으로 성장했다. 딸아이는 '노는 게 사내녀석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활동적이다. 남 앞에 예쁘게 보이려는 데 별 관심이 없고 머리핀이나 치마를 귀찮아하며 태권도, 자동차, 곤충 등에 관심을 표현한다. 그래서 아이의 개성과 은사를 살려주면서도 하나님 보시기에 현숙한 여성으로 자라게 도와주는 것이 남편과 나의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 어머니가 그리스도인 딸에게 주는 글이다. 딸의 결혼식을 보면서 쓴 편지와 저자가 결혼할 때 아버지에게서 받은 편지를 함께 딸에게 주면서 책은 시작된다. 글은 아이에게 실제로 이야기하는 구어체 형식으로 쓰여져 읽기 편안하고 친근감을 더한다.

 저자는 딸아이와 함께 겪었던 많은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그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는 엄마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땅의 많은 크리스천 여성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 역시 아이를 위해 이 책을 읽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에게도 하나님의 기준에 비추어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저자가 이 책을 한 장의 편지로 썼다면 어떻게 정리했을까 생각하며 내 나름대로 요약해 보았다. 

 "엄마는 먼저, 매번 성경이 현실생활에 얼마나 잘 적용되는지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고백하면서 늘 참되고 불변한 성경적 잣대를 사용하기를 당부하고 싶다. 좋은 경건서적이나 테이프도 많이 있지만 그런 해석된 견해에만 의존하다 보면 정작 성경의 지침을 간과할 수 있으니 말이야. 기독교의 기준은 변하지 않는 성경적 기준이지만 크리스천의 기준은 시대, 나라, 교파, 교회마다 다르고 늘 변하지. 그러니 기독교적 기준은 항상 고수하는 반면 크리스천의 기준은 그때그때 지혜롭게 판단해 적용하거라. 매일의 삶속에서 기독교적 원리를 실천할 때 가족이나 이웃이 하나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것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게 될 거야.

 그리고 네가 본받을만한 사람들을 찾으렴. 좋은 역할 모델을 찾으면 너 역시 계속 전진하도록 도전을 받게 되지. 하지만 우리의 완전한 모델은 오직 예수그리스도 한 분 뿐이니 너의 모델에게서 결점을 발견하게 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는 마라. 너는 너의 모델에게서 계속 배우지만 네 눈은 언제나 예수님께 고정시키는 것을 훈련해야 한단다.

 좋은 대화는 중요하단다. 대화의 기회를 만들고 시간을 투자하거라. 상대의 말을 가슴으로 듣도록 해라. 또 불만이 있다 해도 합당한 때를 잘 선택해서 솔직하고 순수하게 나누도록 해라. 네 진짜 감정을 감추고 '안 그런 척'하지 말고 말야. 의견의 차이는 싸움이 아니란다. 의견 차는 어느 한쪽은 승자가, 다른 한쪽은 패자가 되는 법 없이도 잘 해결할 수 있단다.   다른 사람이 우리와 다를 수 있다는 여지를 두는 것이 늘 필요하지.

 너도 알겠지만 세상을 살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란다. 시련과 고통은 인생의 엄연한 사실이란다.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이라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고난을 통해 온전케 된다는 것을 기억하렴.  

 가정을 개방하고 공궤가 습관으로 정착하도록 노력해라. 그것은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하는 일이니까. 재정에 있어선 기본 원리들을 세우고 금전관리를 지혜롭게 하거라. 나 역시 십일조를 포함해서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수 없을 만큼 그렇게 가난할 수는 없고 또 우리가 아무리 많이 드려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것을 능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우는 계기가 있었단다. 또 주부가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비성경적이라 생각지는 않으나 가족의 생활이 두 사람의 수입원에 의존해야만 굴러가도록 고착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단다. 그렇게 되면 가정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을 때도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거든.

 이제 '복종'에 대해 이야기하자. 나는 복종이란 우리 자신의 필요를 생각하기 전에 상대의 필요를 생각하고 존중하는 것이라 본다. 그리고 단순히 남편의 결함이나 결점을 대신 보충해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끝내거나 채우는 보완을 의미하지. 복종은 맹목적인 순종이 아니라 남편이 현명한 결정을 내리도록 네 의견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일단 남편이 결정을 내리면 기꺼이 따르는 것이란다.

 배우자를 고를 때는 네가 좋아하는 배우자가 어떤 사람인지 심사숙고해 보고, 질문을 던져보고 최선을 다해 네게 합당한 사람을 골라야 한다. 너에 대해 잘 아는 가족으로부터 승낙을 받는 것, 결혼까지 순결을 지키며 기다린 것은 아주 중요하지. 네가 그랬던 것처럼. 또 결혼 전에 가족들과 원만히 지내며 화해하는 법을 잘 배워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씀과 기도시간을 최우선 순위로 정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날마다 발전시켜 가거라. 또, 젊었을 때는 재산이나 업적이 중요한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단다. 천국에 데려갈 수 있는 건 사람이니까." 

 이런 책의 도움을 받아 아이에게 주고 싶은 말을 정리해 놓고 해마다 내용을 풍성히 해가며 아이가 자신의 가정을 갖게 될 때 묶어서 선물로 주면 어떨까. 그 작업을 통해 부모 자신도 해마다 성장해 가는 것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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