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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권/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를 읽고
의식해야 할 단 한 분의 눈
1999년 08월 01일 (일)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김희진  집사/ 사랑의교회, 대한변호사협회 연구조사위원

 

 언젠가 한 모임에서 누군가가 눈에 띄게 살이 쪄 가는 동료를 향해 장난끼 어린 목소리로 "점점 인격(배)과 덕망(엉덩이)을 고루 갖춰 가는구나!"하고 제스처까지 써가며 말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정말 인격이란게 밥 그릇 수가 쌓이면서 저절로 성장하는 것일까?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슬플 때가 많은 것 같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인격과 관련될 때 나는 가장 두렵다. 세월의 흐름이 곧 성숙을 의미하길 기도하게 된다. 시간을 허비하는 인생이 되지 않길 기도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인격이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우리가 하는 행동'이라는 어떤 사람의 말을 인용한다. 이것은 '인격이란, 말이나 행동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품격'이라는 사전적 의미보다 훨씬 더 깊고 실질적인 뜻을 담고 있다.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라…. 다시 말하면 이 말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한 행동은 그것이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그의 진정한 인격에서 우러나온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다닐 때 보았던 TV 코미디 프로가 떠오른다. 한 노점상 아주머니 한 분이 수건을 쓰고 쭈그리고 앉아서는 나물거리를 팔고 있다. 한 기자가 지나가다가 그녀를 보고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보여 주는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감탄하면서 그녀에게 자신의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고 싶다고 말한다. 그 때 아주머니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잠시 사라진다. 곧 등장한 아주머니는 멋있는 흰색 판탈롱 투피스에 썬글라스를 쓴 채이다. 멋있게 폼을 잡고 기자 앞에 선다. 기자의 어이없어 하는 표정이 클로즈업 되면서 극은 끝을 맺는다. 사람을 의식하며 행동하는 우리 모습의 일면이다.

 그렇다면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의 행동은 단순히 착하고 정직한 행동에 국한된 것일까? 그건 아니다. 저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자질을 8가지로 분류하고 그 자질들을 보존하는 것이 인격이라고 말한다. 8가지 인격적 증거들을 짚어 보는 것이 그의 책 전체의 내용이다. 그의 글은 어찌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쓰여졌는지 보다 많은 양의 원본을 쓴 후 요약본으로 다시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는 또한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서 각 단어에 대한 개념정의를 너무나 명쾌하게 내림으로 그 정의만을 가지고도 본질적인 진리를 꿰뚫어 보게 한다. 8가지 인격적 자질을 요약하며 다음과 같다.

 먼저, '용기'가 있다. 용기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생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하는 극적인 일에 대한 용기가 아니다. 매일 일어나는 수많은 일상적 선택의 순간들 속에서 두려움 때문에 신념을 굽히는 행동을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자기 행동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 때로는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으로 보일지라도 예수님의 지시에 따르는 것, 인간관계의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 그리고 세상의 윤리기준을 따르지 않고 도덕적으로 사는 것도 모두 용기에서 비롯된다.

 '자기 통제력'은, 즐거움을 유보하고 성공을 달성하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일하고 잠재력을 잘 발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통제력이 뛰어나다. 가끔 특별한 이유로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가 줄을 선다면 그건 자기 통제력이 부족해서이다. 즐거움을 유보하는 것이란 삶의 고통과 기쁨을 적절히 배열하는 과정이다.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의 고통을 참으신 예수님의 자세는 자기 통제력이 포함되어 있다.

 '비전'은 현상 너머에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비전이 있는 사람은 문제지향적이 아니라 해결지향적이다. 어려움에 부딪혀도 압도당하지 않고 하나님께 창조력과 지혜를 구함으로 헤쳐 나간다.

 '인내'는 포기의 순간을 넘기는 것이다.  견뎌 나가는 것보다는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 더 쉽다. 그러나 중단했을 경우 비싼 대가를 치뤄야 한다. 그 대가를 셈해 본다면 그 순간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사랑'이 있다. 8가지 자질 중 4가지가 사랑에 들어간다. 온유한 사랑, 엄한 사랑, 희생적인 사랑, 파격적인 사랑이 그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남의 처지에 서 보는 것이다. 서로 너그럽게 대해 주고 용서하는 것이다. 그러나 온유한 사랑만으로는 안 된다. 마음이 아프더라도 사랑 안에서 진실을 말하는 엄한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친밀한 관계에서도 진리는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희생적인 사랑은 끊임없이 주는 것이다. 진정한 인격적인 성취감은 결코 자기 만족을 통해 얻을 수 없고 희생적인 사랑이 있을 때에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파격적인 사랑은 적대감의 연쇄고리를 끊는 것이다. 뺨 맞고 다시 뺨을 내미는 사랑, 법적인 의무를 넘어서는 사랑, 5리가 아니라 10리를 동행하는 사랑이다. 파격적인 사랑이 있을 때 악순환이 단절되고 복음이 전해지며 그리스도의 임재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저자는 각 자질에 대한 정의와 구체적인 예를 곁들인 설득력 있는 설명, 그리고 어떻게 이 자질들을 성장시켜 갈 것인가를 가르쳐 주고 있다.

 책을 읽어 가면서 다시 한번 균형의 의미를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인격적 자질들은 서로 연관되어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두 함께 균형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인격을 갖추었다고 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왜 인격이 필요한 것인가? 저자는 마지막에 힘주어 말하고 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인격이 필요하다고…. 그러나 인격적 자질은 가르침을 받아서 배운다기 보다는 주님이 제공하시는 분위기 안에서 자연스레 습득하는 것이라고…. 주님 안에서 자연스레….
정말 주님의 눈만을 의식하며 산다면 얼마나 자유할 수 있을까?
(월간 <교회와신앙>199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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