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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권/ <좌절된 꿈의 치유>를 읽고
그대, 꿈꾸고 있는가
1999년 02월 01일 (월)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김희진 집사/ 사랑의교회, 대한변호사협회 연구조사위원

 

 친정 어머니의 친한 친구 분들이나 친척 분들은 가끔 보게 되는 내게 "애 때문에 너 집에서 썩어서 어떻게 하니?" 하신다. 나의 지금이 아이로 인해 꿈을 접은 모습으로 비치는 모양이다. 더구나 IMF는 우리 집을 모른척하지 않아서 남편 회사에 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것은 곧 바로 우리에게 적잖은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현실적인 자로 재어 본다면 나는 얼른 풀타임 직장을 잡아 경제적으로 남편을 지원하고 그것을 위해 아이를 종일반에 맡겨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그런데다 몇 주 전엔 연계를 맺고 있는 한 직장에서 일 해보겠느냐는 제의를 받기까지 해서 나는 정말 심각하게 기도했었다.

그러나 도무지 확신이 오지 않았다. 남편 역시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내몰려 일을 갖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더구나 하루 종일 아이와 떨어져 있게 되면 저녁 시간만이라도 비워나야 하는데 직장을 갖게되면 일주일에 이, 삼일은 저녁시간을 내야 하는 지금의 사역을 중단해야 할 지도 몰랐다. 나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자로 태어난 것이 너무 기쁜 사람이지만, 이 때만큼은 직장도 갖고 사역도 할 수 있는 남편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그 일은 주님의 분명한 신호가 있을 때까지 보류하기로 결론을 맺었다. 4년 이상의 공백기를 가진 30대 중반 여자에게 또다시 기회가 올까, 또 앞으로 IMF의 위기는 얼마나 더 지속될까, 등의 불안감을 뒤로 한 채 내린 결론이었지만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 가운데서 오히려 나의 꿈은 가슴속에 더 또렷하고 풍성한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성경과 함께 '좌절된 꿈의 치유'는 최근 나를 잡아주고 이끌어 준 책이다. 우리 나라에 소개된 지는 몇 년 되지만 구입한 것은 몇 달 전이다. 눈에 들어오는 신간이 없어 서성이다가 발견한 책이다. 저자, 데이빗 A. 씨맨즈는 '상한 감정의 치유'로 우리에게 많은 유익을 주었던 사람이다.

 이 책은 꿈의 사람, 요셉의 삶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총리 요셉의 삶은 그 찬란한 결론을 알기에 누구나 맘에 들어하며 자신의 삶 역시 그와 같길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을 조금만 깊이 읽은 사람이라면 눈치챘겠지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살아남는 것을 보장하는 마지막 대본이 있는 영화 찍기가 아닌 한, 누가 총알이 빗발치는 속의 람보를 자청하겠는가.

 다시 말하면 요셉은 어릴 적 꿈을 통해 그의 되어질 것을 본 사람이고 하나님이 주신 꿈을 놓아 버리고 완전히 절망할 수도 있을 만큼의 강도 높은 시련의 연속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는 쉽게 흉내내기 힘든 대단한 믿음의 사람이다. 그러나 다시 말을 덮어쓴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꿈'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요셉을 그저 대단한 인물로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상황과 심리를 매우 현실적인 수준에게 분석함으로 순간순간 마다 그의 꿈이 그를 어떻게 지켜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잠자리에서의 꿈에 대한 연구나 해석이 아님을 밝히면서 여기서의 꿈이나 환상은 우리 앞에 일정한 목표를 제시해주고 우리에게 그 목표를 이르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를 심어주는, 즉 우리의 마음이라는 화면 위에 펼쳐지는 그림을 뜻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주된 관심은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에게 꿈을 주시는가'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 꿈을 통해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시는가'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의 뜻 안에서 우리 꿈이 성취될 수 있도록 우리의 비현실적인 꿈들을 정련하시고 깨어진 꿈들을 복구하시며 실현이 늦어지는 꿈들을 생생히 보이시고 산산조각 난 꿈들을 재조립하시기 위해 은혜로이 우리와 함께 일하기 원하신다는 것이다.

 그렇게 주님과 동행하며 꿈을 이루어 가는 요셉의 삶 속엔 너무나 많은 메시지들이 담겨 있다, 어린 날 끔찍한 일을 당했던 도단에서의 요셉. 우리 꿈에 상처를 내고 우리를 좌절시키는 우리 개개인의 도단은 무엇이나가. 저자는 자신의 도단이었던 어린 아들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도단을 지나면 곧 바로 보디발에게 인정받는 삶이 기다렸던가? 소년에서 청년으로 훌쩍 뛰어넘었던 그 행간을 깊이 읽어 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많은 어려움을 겪어 내고 난 후 좀 안정적인 상황이다 싶었을 청년 요셉에게 이번엔 꿈을 가로막을 만한 강도 높은 유혹이 손을 내민다. 저자는 저자 특유의 방식으로 그것이 얼마나 쉽게 빠질 수 있었던 구덩이였는가를 당시의 사회적 상황과 요셉과 보디발 아내의 신체적, 정서적 상태를 들어 설명하면서 그 가운데에서 요셉이 흔들리지 않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집어내고 있다. 이어 저자는 우리의 꿈을 이루는 데에 순결은 든든한 기초를 제공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어린 시절, 혼전, 부부, 이혼자의 영역을 나누어 여러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그렇게 지켜냈던 순결의 대가는 어둠의 감옥이었다. 그러나 진퇴양난의 상황이 우리의 모든 계획을 포기해야 할만큼 심각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마음의 석판 위에 그분의 계획을 쓰시길 기다리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그 일어난 일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요셉이 해결해야 했던 것 중에 용서가 있다. 이 책은 용서가 단순히 눈감아 주는 것도 상대의 심리를 분석하여 이해하는 것도 또 단순히 내 잘못으로 돌리고 마는 것도 아닌, 상대의 잘못과 나의 상처와 분노를 직시하고 십자가를 직시하는 것임을, 용서할 뿐만 아니라 용서받음의 측면까지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붙들어야 하는 것은 창세기 50장 20절의 시각이다. 이 책은 이것을 50-20의 환상이라 부른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들 배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읽어내는 지혜를 가리킨다.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그분의 뜻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으로 우리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쓰러지지 않는 꿈을 간직한 자가 될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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