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하 목사/ 남부 사랑의교회 담임

 2000년 5월 24일.
 홍성 여자 교도소.
 10여명 남짓한 재소자들이 강당에 모여 있었다. 강당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골방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른다. 우물가 드라마 전도단이 지금껏 인도함 받은 수많은 집회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였다. 공간은 너무나 좁아 마이크나 스피커를 사용해야 할 필요도 없었다.
 10여분간 찬양이 있었다. 다음은 워싶 드라마 '우리를 사랑하사'가 올려질 차례였다. '우리를 사랑하사'는 5명의 자매들로 구성된 드라마이다.  자매들이 무대에 올라 무릎을 꿇었다.

갑자기 재소자 가운데 한 자매가 울기 시작했다. 뒤이어 곧 바로 여기 저기서 울기 시작했다. 드라마는 시작되었고 드라마를 하는 사람들도 울기 시작했다. 설교를 하기 위해 앞자리에 앉아 있던 나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쏟아졌다. 재소자들은 눈물을 훔쳐내느라 드라마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우리를 사랑하사'가 끝나자 나는 재소자들 앞에 그들과 같은 자세로 앉아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하다가 그들에게 물어 보았다.

 "여러분 가운데 오늘 죽음이 온다면 천국에 들어갈 확신이 있나요? 그런 분은 손을 들어보세요."

 한 사람도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고 계시며 예수님의 십자가는 그 하나님의 사랑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교했다. 그들은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나의 설교를 가슴에 담았다. 나는 설교를 마치자 예수님을 영접하기 원하면 가슴에 손을 얹으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가슴에 손을 얹었던 것이다. 단 한 사람도 구원의 확신이 없다고 반응을 했던 그들이 아니던가. 이런 역사는 이전에도 자주 있었다. 특히 윤락여성들이나 재소자들을 찾아가서 집회할 때 더욱 그런 축복이 있었다.
 나는 두 가지 질문을 해 보았다.

 첫째는 왜 상한 심령들이 있는 곳에서 더욱 그런 역사가 일어나는 것인가? 그것에 대한 답변은 하나님께서는 소외되고 상한 심령을 찾고 계신다는 결론이다. 인생의 실패자들에게 찾아 오셔서 그들의 해답이 되기를 기뻐하신다는 것을 발견했다.

 둘째는 왜 '우리를 사랑하사'가 올려질 때마다 온 회중이 울음을 터뜨리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는 것일까? 드라마의 내용이 슬프거나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인가? 아니다. 내용은 단순한 것이다. 회개하지 않는 죄인에게 예수님께서는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내용이 드라마틱해서 우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내용 때문이라면 벌써 수백 번은 보았을 단원들이나 나는 내용을 뻔히 알고 있으니 울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우리를 사랑하사'는 언제나 새롭고 감동적이고 가슴을 저리게 만든다. 나는 그 이유를 이렇게 생각한다. 먼저는 단순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그 사랑을 명쾌하게 드러내는 이 작품을 하나님이 사용하고 계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드라마를 표현하는 다섯 명의 자매들이 매우 맑다는 것이다. 그들을 죄악을 멀리하며 예수님을 사랑하는 참 예배자들이다. 영혼 때문에 통곡하는 전도자들이다.

그러므로 이 자매들이 회중 앞에 섰을 때 성령께서는 그들과 함께 회중 가운데 임재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를 사랑하사'를 기대한다. 그 작품을 통해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주 앞에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한다면 '우리를 사랑하사'를 만드는 다섯 자매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주여 이 딸들을 통해 구름 떼처럼 많은 사람들이 주의 사랑을 알게 하소서!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