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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파파기도>
관계형 기도, 하나님과의 친밀함 통로
2007년 05월 08일 (화) 00:00:00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기도에 대한 올바른 방식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기도에 대한 응답을 늘 바라고 살지만 실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기 일쑤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기도의 응답에 매달린다.

래리 그랩의 <파파기도>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적절한 답을 제시한다. 여기서 우리의 귀는 솔깃해진다. 신속하게 기도 응답을 받는 비결을 알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래리 크랩의 이야기를 좀더 신중하고 의미있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이런 기대는 금물이다.

저자는 상담가이다. 그는 오랜 세월을 하나님을 믿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하고 또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한 사람이다. 그의 오랜 삶과 신앙의 경륜 가운데 나온 기도에 대한 통찰은 오늘날 응답받지 못하거나 혹은 기도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지 못하고 출발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게 한다.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기도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관계형 기도’다. 즉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그 하나님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기도를 하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그거야 당연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것이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이 계신 것을 알고 그분께 기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런 반문에 매우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라고 잘라 말한다. 우리의 전제가 ‘하나님이 우선’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는 ‘간청형 기도’에 익숙해 있다. 하나님께 뭔가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간청형 기도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자녀로서 하나님께 간청하는 기도를 드려야 한다. 그렇지만 간청기도는 그렇게 급한 것이 아닐 뿐더러 관계형 기도가 먼저 이뤄진 다음에 진행되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파파 기도로의 초대’에서 아홉 가지 질문을 던진다. 하나님께 열심히 구했으나 받지 못한 것이 있는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으나 인도하심을 받지 못한 적이 있는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 들은 걸로 믿으려 한 적은 없었는가? 절실한 기도제목인데 하나님은 전혀 듣지 않으신다고 느껴지는 때가 가끔 있는가? 하나님의 위로를 간구했지만 오히려 기도 후에 외로움과 공허감만 느낀 적은 없는가? 유혹을 극복할 힘을 달라고 기도했지만 여전히 연약하고 유혹은 강하게 느껴진 적은 없었는가?

이 아홉 가지 질문에 해당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기도를 하면서 매우 혼란스럽다. 하나님은 분명히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다. 그런데 우리의 방법이나 우리의 요구를 따라 응답하시는 것이 아니다. 매우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주권을 따라 응답하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가? 그러나 우리의 기도내용을 살펴보면 그것은 매우 일방적인 우리의 간청이라는 점이다.

“하나님, …해주세요”라는 간청을 우리는 쉽게 한다. 이 간청은 기도에서 당연한 것이다. 자식이 아버지에게 뭔가를 달라고 하는 것과 같은 관계가 바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라는 점에서 그런 요청과 간청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간청이 하나님과 상관 없는 오직 구하는 자의 관심에만 기울어져 있다면 그것은 공평치 않은 요구다. 래리 크랩은 자신의 오랜 신앙의 여정 가운데 성숙으로 맺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이런 간청형 기도에서 관계형 기도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선물을 가져온 아버지보다 선물에 관심이 많은 자녀의 모습이 간청형 기도다.

하나님의 마음을 얻으라

저자는 ‘하나님의 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얻으라’고 권한다. 저자의 파파기도는 우리 자신이 구하는 것의 관심에서 하나님 자신의 관심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종종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요 14:14)의 말씀을 들어 간청형 기도의 만능열쇠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 말씀의 전후 문맥을 고찰하면 우리의 간구는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 말씀이 우리 안에 거할 때 이 본문이 비로소 적용됨을 알게 된다. 다시 말해 우리의 간구는 예수님이 간구하신 것처럼, 바로 하나님의 뜻을 좇아 기도해야 된다는 것이다.

관계형 기도의 모델은 예수님의 기도이다. 예수님은 철저하게 자신의 뜻을 따라 구하지 않으셨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드러낼 수 있는 삶, 그래서 예수님을 보면 하나님을 볼 수 있는 그런 삶을 사셨다. 저자는 그런 순종의 삶과 기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런 기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쉽지 않을 뿐더러 좌절이 먼저 찾아올 수 있다. 어떻게 예수님처럼 우리가 기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저자는 매우 친절하게 자신의 경험을 따라 ‘파파기도’를 통해 새로운, 그러면서도 우리에게 익숙할 수 있도록 하는 기도의 모형을 제시한다.

기도는 관계가 우선이고 간구는 나중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파파기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P : 자신을 꾸밈없이 하나님 앞에 내어 놓으라(Present).
진실하라. 당신 안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든지 간에, 파악 가능한 것은 모두 하나님께 말씀 드리라.
A : 당신이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의주시하라(Attend).
꾸미지 말라.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 보아라.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당신에게 하나님은 자동판매기인가, 인상을 찌뿌린 아버지인가, 아니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냉랭한 어떤 힘인가? 아니면 엄청나게 강하면서도 친근한 파파이신가?

P :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쏟아놓으라(Purge).
하나님과 진정한 관계를 맺으려 할 때, 자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거나 당혹스럽게 하는 것이 있다면 말로 표현해 보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보다 내게 만족을 주는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지 않은가?
A : 하나님을 당신의 ‘1순위’로 여기고 나아가라(Approach).
하나님을 당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 당신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분으로 삼아라. 지금 당장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들을 더 중요시한다는 걸 인정하되, 그래도 하나님을 가장 사모하기 원하며 다른 좋은 것들은 모두 ‘2순위’로 여기기를 바란다고 아뢰라.

이방신과 다른 하나님

기도의 최우선의 목적이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하나님을 찾고 있는가? 만약 하나님께 무엇을 달라고 구하고 그것을 얻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리의 신앙은 이방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방인들이 섬기는 신을 우리는 우상이라고 부른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대상을 놓고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런 식으로 하나님을 대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이방신을 대하듯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좋은 선물을 주신다. 그러나 선물은 목적이 아니라 매개체이지 본질은 아니다. 저자는 “기도의 최우선적인 목적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요.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는 것이며, 하나님이 이미 우리 안에 심으신 생명을 가꾸는 것이고, 우리와 관계 맺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갈망을 채워 드리기 위해 이 모든 것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파파기도’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파파기도’의 목적은 하나님을 조정하는 게 아니다. ‘파파기도’는 공식이 아니라 삶이다. 저자는 “우리가 뭔가를 행했다고 해서 하나님이 뭔가를 해주시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한다.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드리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일에 집중하며, 우리가 잘못된 방식으로 관계 맺은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변화시킬 능력이 없음을 고백하고, 하나님께 나아가 긍휼을 구할 따름이다.

‘파파기도’는 하나님을 좀 더 아는 기도라면 ‘간청기도’는 하나님한테 좀 더 얻는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주고받는 식의 기도를 경멸하자는 것은 아니다. 자녀는 당연하게 부모에게 구해야 한다. 그러나 우선순위를 정하고 구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기계도 아니고 동물도 아니며, 인격을 가지신 하나님이시다. 그 하나님과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것이 ‘파파기도’다. 하지만 이런 기도를 한다는 것이 쉬워 보이지만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

붉은 동그라미 속으로 들어가라

저자는 이 기도의 출발은 ‘붉은 동그라미에 들어가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다. ‘붉은 동그라미’란 우리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말씀드리는 것이다. 래리 크랩이 말하는 세 가지 제안을 보면, 첫째, 붉은 동그라미 위치에서 삶을 반추하는 생활 방식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내 안에서는 무슨 생각이 돌아가고 있는지? 나는 무얼 느끼고 있는지?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는지? 등과 같은 질문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볼 때, 책을 읽을 때, 사람을 만날 때 자신의 속 생각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 붉은 동그라미에 들어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꿈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꿈은 우리 자신이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는 갈등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하나님께 좀 더 자신을 내어 놓고 싶다면 꿈처럼 다양한 기회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의 세계를 엿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 꿈에 대한 것들을 하나님께 아뢰고 물어보는 것도 붉은 동그라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신뢰할 만한 친구 앞에서 ‘감정의 산책길’(affective track)을 따라가는 것이다. 감정이란 말 그대로 정서를 의미한다. 자신 안에서 솟아나는 확연한 감정들을 예의주시하고 그 감정의 의미를 파악하려 하거나 기원을 알려고 하지 않고 그냥 감정의 흐름을 타라. 감정이 이끄는 대로 따르라. 그리고 감성적인 붉은 동그라미에 대해 친구에게 분명하게 말하다. 신뢰하는 친구에게 진실하다 보면 하나님께도 좀 더 쉽게 진실해질 수 있고, 하나님의 사랑도 좀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관계의 죄를 조심하라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파파기도’의 첫 걸음이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왜 관계를 맺으려 하는가이다. 하나님께 어떤 것을 얻어내기 위한 것을 목적을 두고 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매우 부적절한 관계 맺기이다. 래리 크랩은 그것을 ‘관계의 죄’라고 말한다. 즉 관계의 죄란 자신의 유익을 위해 뭔가를 얻어내는 것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삼고 행하는 모든 행동이다. 우리의 유익을 마음 중심에 두고 이런 관계맺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은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라고 말씀하신다.

래리 크랩은 이 말의 의미를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 뒤에 숨어 있는 최우선적인 생각은, 우리의 가장 깊은 필요와 갈망을 담아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는 것, 우리의 달걀을 모두 하나님의 바구니에 담음으로써 그분을 기쁘시게 해야 한다는 것,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들에 대한 희망을 그분의 성품과 그분이 하고 계시는 일 그리고 앞으로 하실 일들에 온통 집중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께 찬미 드리는 것이 그분이 우리에게 주시는 친밀감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받은 온갖 축복들 때문이라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관계의 죄에 빠져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만이 진정한 충만감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소망임을 깨닫는다면, 그 때 비로소 우리는 관계형 기도를 경험할 준비가 된 것이다.

<파파기도>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도를 적용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친밀한 하나님에 대한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도를 보다 잘 이해하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데 주저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도록 구체적인 적용사례를 제공한다. 이 책은 기도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재빠르게 응답받고자 하는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이 기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은 우리 자신이 하나님을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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