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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영광은 우리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는 것
2007년 03월 15일 (목) 00:00:00 장경애 jka9075@empal.com

<누더기 하나님> 중에서
존 오트버그 지음/ 구지원 옮김/ 사랑플러스 펴냄

하나님은 우리를 필요 때문에 창조하지 않으셨다. 사랑 때문에 창조하셨다. C. S.루이스는 “아무 것도 필요치 않으신 하나님이 전혀 불필요한 피조물들의 창조를 기뻐하신 것은 그들을 사랑하고 완전케 하시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육신 안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에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유한하고 제한되고 평범한 육신일 뿐인데 말이다. 왜 하나님은 우리 중 하나와 같이 되셨을까? 왜 구유에 누이신 하나님,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이신가?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왜 하나님은 그런 방법으로 그 사랑을 표현하셨을까?”에 대해 비유로 설명했다. 키에르케고르는 비천한 하녀를 사랑했던 왕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그녀에게는 왕가의 혈통도 교육적 배경도 왕실에서의 지위도 없었다. 낡은 옷을 입고 있었고, 헛간에서 살았으며, 평민으로서의 누더기 삶을 살았다. 하지만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몇 가지 이유로 왕은 이 소녀와 사랑에 빠졌다. 왕이 그녀를 사랑해야 할 이유는 설명할 수 없지만,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왕의 마음속에는 몇 가지 염려가 있었다. ‘어떻게 그녀에게 내 사랑을 드러낼까?’, ‘우리 사이를 갈라놓은 신분의 틈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물론 왕의 충신들은 그녀에게 왕비가 되라고 명령하면 된다고 간단히 말해 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왕은 막대한 권력을 소유했고, 모든 국민들은 그의 분노를 두려워했으며, 모든 외국 세력들은 그의 앞에서 떨었고, 모든 신하들은 왕의 목소리만 들어도 땅에 넙죽 엎드렸기 때문이다. 그녀에게는 저항할 힘이 없었다. 그녀는 영원한 감사의 빚을 지게 될 뿐이다.

하지만 권력(심지어 무제한의 권력)이 사랑을 강요할 수는 없다. 왕은 그녀의 육체를 궁전 안에 있게 할 수는 있지만 그녀의 마음에 그를 향한 사랑이 있게 할 수는 없었다. 이런 식으로 그녀의 복종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강요된 복종은 그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는 마음의 친밀함과 영혼의 하나 됨을 간절히 원했다. 세상의 권력은 인간 마음의 문을 열 수 없다. 그 문은 안에서 열려야 한다.

왕의 충신들은 왕이 이 사랑을 포기하고 더 가치 있는 여인에게 마음을 주라고 조언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왕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의 사랑은 그의 고통이 되었다.

키에르케고르는 말한다. “이 불행한 사랑에 얼마나 깊은 슬픔이 놓였는갉. 그런 슬픔을 겪도록 운명 지워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나님은 이것을, 이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슬픔을 스스로에게 돌리셨다. 하나님의 사랑은 만족을 모르는, 깊고 깊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왕은 그녀를 그의 지위로 올림으로써 그들 간의 간격을 좁히려고 시도할 수도 있었다. 그녀에게 선물을 퍼부어 주고, 보랏빛 실크 드레스를 입히고, 왕비로 삼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그가 그녀를 왕궁으로 데려온다면 위엄의 태양광선을 그녀 위에 비춘다면, 그녀가 엄청난 부와 권력과 화려함을 본다면, 그녀는 압도되고 말 것이다. 그녀가 왕으로부터 받은 선물들 때문에 그를 사랑할 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녀가 보잘것없는 평민으로 남겠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변하지 않을 그의 사랑을 그녀가 어찌 알겠는가? “왕이 바라는 것은 그는 왕이었고 그녀는 비천한 하녀였다는 사실을 결코 기억하지 않는 것임을 그녀가 과연 확신할 수 있을까?”

다른 모든 대안들은 수포로 돌아갔다. 오직 한 가지 길 뿐이었다. 그래서 하루는 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왕좌를 버리고, 왕관을 벗고, 홀을 포기하고, 왕의 의복을 벗었다. 그는 평민의 삶을 선택했다. 누더기를 입고, 먼지 속에 살고, 양식을 위해 빌고, 헛간에서 지냈다. 외모만 종의 모습을 가진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본성 자체가 종의 것이 되었다. 키에르케고르는 말한다. “하지만 종의 모습이 단순히 외적 의복만은 아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겪으셨고, 모든 것을 견디셔야 했다. 하나님은 죽음 속에 버림받으셔야 했다. 가장 비천한 자와 똑같이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목하라! 그분의 고통은 단지 죽음의 고통이 아니다. 삶 전부가 고통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분의 고통은 사랑이다. 모든 것을 주는 사랑은 부족함이 없다.” 그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누더기가 되었다. 그녀가 그와 함께 영원토록 연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것만이 유일한 길이었다.

그분의 누더기 됨은 그분이 임재하신다는 표적이 되었다.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여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눅2:12)

겉옷을 벗고 종의 수건을 두르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다. 이사야는 이 하나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사53;2). 수치를 당하시고 자줏빛 옷을 빼앗기시고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분은 바로 하나님이시다. 신화와 문학과 종교에 등장하는 모든 신들 중에 오직 한 분만이 누더기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이 땅에 오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왕좌나 왕관의 영광이 아니었다. 누더기처럼 죄로 가득한 비천한 평민들을 위해 그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 그분의 영광이었다.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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