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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방식 대로' 성경 내용을 받아들여라
2007년 02월 14일 (수) 00:00:00 장경애 jka9075@empal.com

<이 책을 먹으라> 중에서
유진 피터슨 지음/ 양혜원 옮김/ IVP 펴냄

‘이 책을 먹으라’라는 은유는 성령이 성경을 통해 우리 안에서 그리스도를 형성하시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서 내가 선택한 은유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더 아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존재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사실 이 임무는 매우 급박한 것이다. 우리는 명백히 삶에서 성경이 가지는 권위가 자아의 권위로 대체된 시대에 살고 있으며, 자신의 인생을 직접 관리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권위 있는 텍스트로서 자신의 경험을 사용하라고 사방에서 권유받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정신이 교회 안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침범해 들어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세례가 무엇인지 모르는 세상이 자율적으로 사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수님을 주님이자 구주로 고백하는 사람은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성경의 권위를 열렬하게 믿지만 그 권위에 굴복하는 대신 그것을 사용하고 적용하고 관리하며 그것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권위로서는 자기 자신의 경험을 신뢰하는 교회 속에 우리가 서 있음을 알아채는 사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 공동체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급박한 과제 중 하나는 성경을 자기 주권적인 목적을 위해서 사용하는 태도를 버리고 그 성경을 철저히 살아내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단언함으로써 그러한 자기 주권성에 대항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사건이 일어난다. 성경은 “하나님이 이르시되…”라는 말로 시작하면서 그 말을 여덟 번 반복하고 있으며, 각각의 말씀이 있고 나면 하늘과 땅의 요소들이 하나씩 우리 눈앞에 존재하게 되고, 나중에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이루어진 사람이 창조되는 것에서 절정을 이룬다.

성경을 꼼꼼하게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익숙한 것과 얼마나 ‘특이하게 다르고 불친절한지’를 보며 놀라게 된다. 성경은 ‘쉽게 읽을 수 없는’ 책이다.

문제 해결식으로 성경에 접근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맞지 않아 보이는 것을 골라내어 거친 테두리를 사포질해서 그것이 좀 더 쉽게 우리의 사고방식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위로 받기 위해서 그것을 사용하고 싶어하고, 그것이 편안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부품을 교체해서 그렇게 되게 만든다. 내 친구 한 명은 자기 학생들에게 텍스트 전문가가 되지 말라고 경고한다. 텍스트 전문가는 이 텍스트를 배우고 속속들이 숙달해서 그것이 시대에 좀 ‘뒤떨어진다’ 싶으면 수리할 수 있도록 한다. 그것이 매끄럽게 작동해서 우리 욕구와 필요와 느낌이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나 성경의 그 어떤 책도 평면적이거나, 체계화되어 있거나, 신학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이 텍스트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실제로 살아내는 실재와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정원을 주제나 단계별로 깔끔하게 분류해서 도표로 만들 수 없는 것처럼 성경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정원은 꽃과 잡초가 자라면서 끊임없이 변한다. 아니 좀 더 복합적인 비유를 들자면, 미국에서 해마다 군 단위로 열리는 농산물과 가축 박람회를 생각해 보라. 탈것과 여흥거리로 가득하고, 아이들은 손에 용돈을 꼭 쥐고 있고, 가축들이 전시되어 있고 말 경주가 열리고,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북적대는 장소 말이다. 그 곳에는 인간과 짐승, 선과 악, 욕심과 아랑, 게으름과 단호함 등이 얽혀 생명으로 충만하다. 정원이건 박람회건, 우리는 오직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뿐이다.

성경은 그처럼 실제로 살아내는 계시이며, 거기에서 지배적인 생명의 형태는 하나님이다. 그 계시에서 진리를 추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경의 모든 구체적 내용은 성경에서 주어지는 방식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무엇은 어떻게와 연결되어 있다”고 월터 브루그만은 말한다. “우리는 일반화하거나 요약할 수 없으며, 반드시 구체적 내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경에서 난해하거나 불쾌한 문제를 만날 때 그것을 해결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성경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성경이 가르치는 것’을 요약해 주는 어떤 설계에 따라서 성경을 조직하는 것이다. 성경이 무엇을 가르치는지 안다면 더 이상 그것을 읽지 않아도 되며,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우리에게 전혀 아첨도 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도 않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그 이야기 속에 우리 자신을 담글 필요도 없고,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 같은 사람이나 상황과도 상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에 모든 해답이 있다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맞는 말이다. 성경의 텍스트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그리스도가 가진 목적에서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부합하는 실재 안에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그러나 성경에는 또한 모든 질문들도 더러 있다. 성경은 가장 위로가 되는 책이다. 그러나 성경은 또한 가장 당황스러운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먹으라. 너의 입 속에서는 꿀처럼 달겠지만 너의 뱃속에서는 쓸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다룰 수 있는 것으로 축소할 수 없으며, 우리가 편안하게 여기는 것으로 길들일 수 없다. 우리의 명령에 반응하도록 훈련받은 애완견으로 만들 수 없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존재와 행위의 세계 속에 참여하게 만들지만, 우리가 자신의 조건에 따라서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플롯을 짜거나 자신이 어떤 인물이 될지를 결정하지 못하다. 이 책은 생성력을 가지고 있다. 이 텍스트가 우리를 환기시키고 자극하고 꾸짖고 다듬을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난다. 우리는 더 이상 전과 같은 상태로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이 책을 먹으라. 하지만 가까운 곳에 소화제도 잘 구비해 놓으라.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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