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근태 지음/ 올림 펴냄

한 마디의 말이 천냥 빚을 갚는다. 그러나 한 마디의 말이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말의 힘이란 칼의 쓰임새처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반대로 무서운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경우 더욱 더 말에 대한 효과적인 사용을 할 필요가 있다 세치의 혀가 세상을 놀라게 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경험한다. 남북 관계가 지금처럼 소통이 되지 않을 때 북한의 고위관리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라는 말 때문에 남한 정국이 술렁일 때가 있었다.

어떤 말을 선택해서 하느냐에 따라 상황판단이 달라지기도 하고, 말하는 사람에 대한 인격이나 신뢰의 정도를 나타낼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의 구설수에 올랐었다. 대통령의 말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가 리더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리더들에게 있어 언어의 사용은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중요하다.

한근태의 <리더의 언어>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의 말의 사용에 관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말은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어떠한지를 가늠하게 한다. 또한 말은 조직을 해체하거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적절한 때와 적절한 환경을 선택해서 그 분위기에 걸맞게 말을 해야 한다. <리더의 언어>는 바로 그 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좋은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예전에 유행했던 리더십은 카리스마형이었다. 절대권위에 순종하고 군대조직처럼 상명하달식의 리더십이 모델처럼 군림했었다. 오늘날도 여전히 이 리더십을 그리워하고, 또 그것이 조직사회에 먹혀들어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더구나 여기에 익숙해진 회사의 조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 이런 문화가 존재하는 것은 한국남자들이 군대에 다녀오기 때문이다. 지시형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사람들은 토론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지시하고 그것에 순종하는 것에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윗사람에게 토를 다는 것을 용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윗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저자는 이런 리더는 상대의 기를 죽이고 전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권위주의적이라고 지적한다. 체질화된 카리스마적인 리더에 휘둘리는 조직은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독불장군식의 진두지휘에 솔직한 의견이나 신선한 의견이 나올 리가 만무하다. 어려울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몰락하기 딱 좋은 리더십이 카리스마형의 리더십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매우 실제적인 것들을 예로 들고 있다. 수직적인 사고를 벗어나 창의적이고도 공동체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필요한 것이 리더의 말이라는 것이다. 말은 결국 리더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사고(사상)에서 표출될 수밖에 없다.

조직생활에서 리더가 공동체를 살리고 조직의 개개인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쳐서 어떻게 생명력 있고 활력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지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적용들을 제공한다.

<리더의 언어>에서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리더의 언어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책에서 리더가 옳다고 하는 것을 고집하는 것보다 조직원의 생각과 마음을 읽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아무리 옳더라도 상대방의 인격과 실수를 공격적인 언사로 말을 하거나 무시해서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리더는 일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한 인격적 관계와 신뢰를 중심으로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적절한 언어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조직을 살리기 위해 리더는 때와 장소를 가려 대화할 줄 알고 표정과 몸짓 하나에도 신중을 기하며 혀보다 귀를 먼저 내밀고 비난과 질책 대신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가 권위를 세우기 위해 ‘독대’ 같은 문화를 만들어 비밀스러운 일을 진행하는 인상을 풍기지 말아야 하며,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리더가 말을 잘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을 결코 아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리더의 말은 결국 경청과 배려, 이해와 관심 가운데 사용되는 말이 힘이 있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충고한다.

아랫사람이라고 함부로 말을 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담은 호칭을 사용하고 공격적인 질문과 하대하듯 하는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이 다가올 수 있는 질문과 마음을 열게 하는 언어를 사용할 것은 저자는 권한다.

<리더의 언어>에서 저자는 리더들의 언어에는 논리적이며 목적이 분명하고, 장황하지 않고, 적절한 비유를 들고, 때로 모순어법을 사용하고, 메시지를 이야기에 담아내고, 중요한 것은 몇 번이라도 반복해서 강조한다는 특징을 나열하고 있다. 감성적인 것과 함께 이성적인 것들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원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무조건 감싸고도는 것은 오히려 조직의 질서를 무너뜨리게 한다. 듣기를 잘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듣는 것으로 그치지 말아야 하며 리더의 의견이 옳다면 공감을 통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의 언어>에서 저자는 리더의 탁월함은 성실과 신뢰, 행동하는 실천과 겸손한 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은 기술적인 것을 제공하는 것보다 실제적인 사례를 통해 리더의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이 책을 읽고 자신이 현재 어떤 말과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분석하게 한다. 또한 실용적인 코칭을 덧붙이고 있어 커뮤니케이션에 심층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경쟁에서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말에서 강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파괴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경고한다. 저자는 말에서 오히려 부드러울 것을 권면한다.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겉으로는 부드럽게 보인다.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굳이 겉으로 드러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약한 사람일수록 강한 척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정말 강한 조직은 부드럽고 유연해 보인다. 딱딱하고 권위적인 조직일수록 유연성이 부족하다. 늘 규정을 부르짖고 관례대로 움직인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다. 당연히 경쟁력이 없고 과거에 발목을 잡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중략>- 조직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직의 문화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리더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리더의 솔직함, 현장참여의 극대화, 그리고 강요가 아닌 권면을 통한 자발적 참여, 공식적·비공식적 조직의 활용을 통한 정보의 흐름 분석 등 일방적인 흐름이 아닌 쌍방향적이면서도 다양한 교류와 사귐이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성공이 한 개인으로 머물고 공동체적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성공이 될 수 없다. 리더의 성공은 공동체의 성공에서 가능하다. 결국 독불장군이 아닌 상생과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리더십의 발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리더의 언어>는 바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