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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관련 잇단 가출 교계대책 시급
"착했던 애가 완전히 변했어요"…일부 신도 가정불화 심각
2006년 08월 23일 (수) 00:00:00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전국적으로 정통교회 성도들의 자녀들이 신천지교회(총회장 이만희, 신천지)에 출석한 후 가출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교계 차원의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신천지’측 일부 신도들의 가출문제는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밀리에 신천지측에서 공부를 하다가 정통교회에 출석하는 부모들이 이를 발견한다. 곧바로 부모들이 신천지측에 나가는 것을 막고 반대하면 갈등이 시작된다. 부모가 신천지에 못 나가게 할 경우 기회를 봐서 가출하는 것이다.

집을 나간 신천지 신도들 중에는 집에 전화 한통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 부모를 고소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신천지측 신도들 중 가출하는 사람들로 인해 고통을 당하거나 아픔을 겪는 성도들의 가정은 늘어가는 반면 한국교회의 이에 대한 대처는 너무도 안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딸의 가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남운 집사.
 
광주의 조남운 집사(52)는 딸 조은혜 씨(가명, 24)에 대해 말하며 한숨부터 쉰다. “그렇게 착한 딸이 없었는데···.”

 

“은혜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했고 교회 가는 시간을 누구보다 즐거워해서 한번도 빠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각도 하지 않던 착한 아이였어요. 너무도 성실했기에 이단에 빠지리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었죠. 대학교 3학년 때부터인가 매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위험한 시골길을 자전거를 타고 집에 들아오기에 물어보았더니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줄만 알았죠. 그러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은혜가 신천지 교육자료를 공부하는 것을 발견한 후에 저희 내외는 은혜가 신천지에 빠졌다는 것을 2004년 5월에 처음으로 눈치 챘어요. 집사람은 당장 회사를 그만 두고 딸을 구해야 한다고 했지요. 그러나 저는 ‘은혜는 착한 아이니까 신천지가 이단임을 가르쳐 주면 금방 나올 것이다’고 쉽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단이 그렇게 무서운 줄은 몰랐어요. 딸과 대화하면 할수록, 신천지측에 대항하면 할수록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라는 답답함이 느껴져요. 그래도 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조 집사는 가끔 수첩을 꺼내본다. 딸의 사진과 딸이 가출하며 남긴 쪽지다. 쪽지에는 “당신과 종교의 견해가 맞지 않아 나갑니다, 당분간 교회(신천지교회를 뜻한다: 편집자 주)는 안 나갈 겁니다”라고 썼다.

 

   
 
   ▲ 조 집사의 딸이 집을 나가면서 남긴 쪽지.
 
조은혜 씨는 가출한 후 아버지를 감금·폭행혐의로 고소했다. 조남운 집사는 말한다.

 

“나를 고소한 딸이 불쌍하기만 할 뿐이에요. 고소하기까지 딸의 마음이 얼마나 갈등이 많았겠어요? 은혜가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 것은 ‘네가 끝까지 이겨야만 엄마, 아빠를 구원시킬 수 있다, 14만 4천에 네가 들어가서 부모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는 신천지의 가르침을 믿고 부모인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그랬을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집니다.”

가끔 조 집사는 딸에게 전화를 건다. 뭔가 물어볼 때마다 대답은 “응” 하는 한마디뿐이었다. 그런데 7월부터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런 딸이 조 집사는 더욱 보고 싶다. 조 집사는 딸이 지금도 집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조 집사는 딸에게 문자로 “사랑한다. 내 딸. 보고 싶다. 아빠.^^”라고 문자를 보내는 것 말고는 별 도리가 없다며 한숨을 지었다.

“딸은 신천지교회를 다니게 허락해주면 들어오겠다고 했어요. 그러나 저는 딸 또는 신천지측이 신천지교회가 옳다는 것을 내게 입증해 주고 설득할 수 있다면 지금도 다니게 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와 모든 가족이 다 같이 신천지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에요. 그러나 그것을 입증 못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신천지에 출석하게 해 달라는 것은 허락할 수 없어요. 지금 딸의 거처도 모르고 어디에 사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번 가을이 되면 다시 한 번 길거리로 나서 시위를 할 생각이에요. 신천지측이 정말 정상적인 종교 단체라면 이런 딸을 집으로 돌아가라고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한 저는 이 집단이 정상적인 집단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조 집사는 딸이 가출한 후 신천지신학원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신천지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으나 최근 무혐의 처리됐다.

강원도 철원의 박응구 장로(53)는 금년 3월경 심상찮은 전화를 받았다. 큰아들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이었다. “두 아들이 신천지에 다니는 것 같은데 확인해 보세요.”

박 장로는 즉시 아들들을 불러서 확인했다. 그들은 이만희 씨를 보혜사요 이긴자라고 주장하는 신천지에 다닌다고 순순히 시인했다. 박 장로는 집안 친인척을 죄다 모아서 큰아들부터 설득했다. 신천지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는 지적을 큰아들은 받아들였고 결국 안산 상록교회 이단 클리닉에 참석했다. 이 과정을 통해 큰아들은 신천지교회의 교리적 오류들을 깨닫고 탈퇴하게 된다.

그러나 작은아들 박은성 씨(가명, 27)는 달랐다. 박 씨는 형이 정통교회로 돌아섰다는 소식을 듣고는 7월 20일경 경기도 안양에 살던 집에서 나간 후 종적을 감췄다. 나가면서, 사용하던 개인휴대폰은 해지했고 연락처 하나 남기지 않았다. 그 흔한 메모 하나 없었다. 그러나 사라진 이유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박 장로는 “신천지측에서 개종하라는 권유를 받지 않기 위해 나간 것 같다”며 “집 나간 아이를 받아 준 신천지가 아이를 빨리 돌려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작은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박 장로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만 가고 있다.

“작은아들은 심성이 착하고 겸손한 아이였어요. 물론 교회도 잘 다녔죠. 그런데 신천지에 다니고부터 부모에게 대 놓고 ‘잘못하면 지옥에 갈 거다’라거나 ‘성경 공부 안 하면 금년내로 집안이 망한다’는 등 이상한 말을 하더군요. 작은아들이 가출한 후 저희 집안은 너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부모와 자녀가 원수가 될 판이에요. 사랑으로 맺어질 가정을 이렇게 만드는 곳에 정말 진리가 있는지 묻고 싶어요.”

전남 담양의 김효중 집사(52)는 딸이 신천지에 빠진 것을 작년 8월에 알았다. 김 집사는 딸 김효진 씨(가명, 22)의 방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펼쳐진 노트를 보게 됐다. 신천지교회에서 가르치는 “성경은 비유, 말씀은 짝이 있다, 씨=말씀, 빛=목자” 등의 독특한 단어 풀이들이 노트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다.

 

   
 
   ▲ 김효중 집사의 딸을 보내달라고 외치는 교회 성도들(좌측 두번째가 담임 목사다).
 
지역교회에서 충성 봉사해왔던 김 집사는 인간인 이만희 씨를 이긴자, 보혜사라고 주장하는 신천지에 딸을 보낼 수가 없었다. 갖은 노력을 시작했다. 이단 상담으로 유명한 전남 인근의 교회에서 몇 주간에 걸쳐 상담을 받기도 했다. 담임목사도 딸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좀처럼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던 김 씨는 결국 4월 6일 사라지고 만다. 김 씨는 이단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고속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화장실이 급하다’며 잠깐 내렸다가 뒤좇아 오던 신천지측 차량을 타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당시 상황은 007작전을 방불하듯 치밀하게 이뤄졌다.

 

집을 나간 지 4개월째 딸은 어느새 ‘여성의 전화 쉼터’라는 곳에 들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버지가 자신을 폭행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는 조 집사의 딸과 마찬가지로 김 집사를 감금·폭행 혐의로 고소도 했다. 경찰측은 김 씨의 고소장에 아빠가 자신을 밧줄로 묶어 놓고 폭행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집사는 “딸을 그런 식으로 무식하게 폭행하고 손찌검을 한 바가 없다”며 “그럼에도 딸이 나를 고소한 것은 자신의 가출문제를 종교문제가 아닌 폭행으로 몰고 가기 위해서다”며 마음 아파했다. 현재 딸이 아버지를 고소한 이 사안은 재판 진행중에 있다.

 

   
 
▲ 신천지 신학교육관 앞에서 시위하는 교회 성도들
 
김 집사는 최근에도 광주광역시 신안동에 위치한 신천지측의 신학 교육관 앞에서 같은 교회 성도 20여 명과 함께 “김효진을 부모의 품으로 돌려 보내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에는 담임 목사인 오명현 목사도 힘을 합쳤다. 성도들의 아픔에 함께 동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딸이 ‘여성의 전화 쉼터’에 있음에도 신천지 신학교육관에서 시위하는 이유에 대해 김 집사는 “딸이 가출한 근본적인 원인제공을 신천지측이 했기 때문”이라며 “이곳이 광주 지역 신천지 교육의 중요한 거점이기에 딸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이곳에서 계속 시위하겠다”고 말했다.

김 집사의 시위에 대해 신천지측의 한 관계자는 “효진이가 우리와 같은 계열의 신학원에서 공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교육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왜 여기서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딸을 찾아야 한다는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딸이 가출한 이유는 ‘여성의 전화 쉼터’라는 곳에 들어간 것 자체만으로도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가정 폭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신천지측은 김 집사 등에 대해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형사고소했다고 밝혔다.

신근우 집사(65)의 딸 신나리 씨(가명, 24)는 2004년 3월경에 가출했다. 가출한지 2년이 훨씬 넘어가는 지금까지 집에 한 번도 들어온 적도 없고 전화 한통화 한 적 없다.

신 씨는 대학교 1학년 1학기까지만 해도 전체 수석을 하는 등 공부에 열심인 아이였다. 그런데 2학기 기말고사부터 성적이 엉망이 되고 언니·동생과 자취를 같이 했는데 공부를 하지 않고 새벽기도와 신천지측 성경공부에만 열중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때부터 신 집사와 딸의 갈등이 시작됐다. 신 집사는 교주인 이만희 씨를 구원자로 믿는 신천지에 가서는 안 된다며 딸을 다그쳤다. 반면 딸은 “14만 4천이 돼야만 천국에 갈 수 있다”, “하나님과 예수님을 알아야 구원이 된다”, “하나님을 알려면 성경을 배워야 한다”, “성경을 배워 천국에 가야 하는데 세상 공부가 무슨 소용이냐”며 반발했다. 신 씨는 부모의 완강한 태도에 저항하다가 결국은 집을 나갔다. 그 후 딸이 전북 전주지역에서 몇몇 사람들과 원룸을 얻어놓고 생활하며 포교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신천지 탈퇴자로부터 듣기도 했다. 곧바로 경찰을 대동하고 찾아나섰지만 딸은 이미 행방을 감춘 뒤였다.

신 집사는 요즘 신천지측뿐만 아니라 정통교회에도 감정이 복받치는 것을 느낀다.

“목사님들이 신도들이 이단에 내몰리도록 방관하는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파요. 교회에서 이단 문제를 자세히 파악해서 설교할 때도 자주 경계하고 주의를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성도들의 눈에서 피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하는데 자신이 당하지 않는 이상 이단 문제는 남의 일 보듯 해요. 저희 이후에도 신천지로 인한 문제가 속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책은 도대체 뭔지 궁금합니다.”

신천지측 신앙으로 가정을 버리고 가출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정통교회 성도들의 자제라는 점이다. 신천지에 가기 전만 해도 교회에서 충성봉사하던 일꾼들이 집을 나갈 정도로 신천지측 교리에 심취한 것이다. 장로 등 교회 중직의 자제들도 적지 않고 심지어 목회자 자녀들도 종종 눈에 띈다.

신천지교회와 관계된 가출 문제가 성도들의 가정에서 계속되는 이상 개교회는 물론 지역 기독교연합회와 나아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이 문제의 해법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한국교회의 적절한 대책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신천지교회와 관련한 가출문제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신천지 본부 섭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일어나는 가출문제에 대해 “신천지교회의 교세가 5만~6만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종종 지교회에서 가출문제가 발생한다는 보고를 받기도 한다”며 “그러나 신천지교회는 부모·자식간의 인륜을 절대로 저버리거나 끊도록 가르치는 단체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천지에서 교육을 받으면 지식이 새로워져서 가정에서도 부모나 형제들과 대화가 안 통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럴수록 가정에서 겸손하게 자녀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가르친다”며 “만일 가출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릴 경우 본부에서는 그 지파의 해당 강사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그래도 시정이 안 될 경우 인사조치를 단행하는 등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모들이 신천지교회를 이단이라고 비판하면서 신천지교인들을 강제로 데리고 이단문제전문가를 찾아가거나 심지어 성인에게 폭행을 가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신천지교인은 집으로 돌아가서 온전한 신앙생활을 할 수가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수순을 밟을 것이 아니라 신천지 본부에 서신이나 공문을 보내서 사정을 알리고 조치를 요구한다면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하겠다”며 “그래도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생기는 비난은 어떤 것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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