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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지 않는 것은 불의이다
2006년 07월 27일 (목) 00:00:00 장경애 jka9075@empal.com

<영혼의 기도> 중에서
P.T.포사이스 지음 /이길상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기도하지 않으면 거룩하신 분에 대한 생각과 확신이 무뎌지므로 사람들의 도덕적인 힘이 약해지게 된다. 기도가 그처럼 도덕적인 복이고 사람을 세워 주는 능력이자 본질상 막연한 열정에서 벗어나 간구하고 노력하게 하는 것일진대, 기도하지 않으면 그러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은 당연하다. 기도하지 않는 것은 불의이며, 우리 자신의 영혼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도 해를 끼친다. 모든 이단들의 뿌리에는 기도하지 않는 죄가 도사라고 있다. 기도는, 그것이 없다면 혼돈과 공허에 빠질 세상에서 실마리를 발견하게 해준다. 기도는 악한 영들이 범접할 수 없도록 신비로운 띠를 둘러놓는다. 방트(Vente) 이렇게 말한다. “기도는 너무나 청정해서 해충이 살지 못하는, 대양에 떠 있는 섬들의 공기와도 같다. 잠수부가 바다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수복을 입듯이, 우리는 그 같은 공기로 자신을 둘러야 한다.”

교회에는 신앙의 사귐이 있어야 하듯이 기도의 사귐도 있어야 한다. 기도의 사귐이란, 신앙의 사귐이 취하는 최초의 형식이다. 교회의 연합은 이러한 방향을 지향한다. 교회의 연합은 기도의 배후에, 기도가 영향을 끼치는 어떤 것 안에, 기도의 원천과 핵심인 어떤 것 안에,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맺는 관계 안에, 우리의 새로운 창조 안에 놓여 있다. 교회의 연합은 가만히 앉아서 그것을 구하는 기도가 가져다주지 않고, 분발하고 기초를 세우고 비상하는 기도가 가져다 줄 것이다. 기도는 기도 자체의 주된 원동력이다. 참된 교회란 그리스도인들의 기도 공동체, 곧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고 사귐을 갖게 하는 복음에 올바로 반응하는 공동체다. 그렇다면 동일한 하나님과 그리스도와 구주께 기도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제도상의 차이 때문에 기도로써 연합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지극히 두려운 일이다.

기도는 약속이기도 하다. 모든 진정한 기도에는 서약이 따른다. 그렇지 않으면 진실한 기도가 아니다. 삶에 밀착되어 있는 기도가 아닌 것이다. 기도해 놓고서 응답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진실한 기도를 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살면서 위선을 피할 수 있겠는가? 중보기도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부자가 되기 위해 시간과 관심을 다 쏟아 부으며 산다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하는 기도가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하루 일과 중 가장 왕성한 시간을 국가와 관계없는 일로 보내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려는 마음도 전혀 없는 사람이, 국가를 위해 하는 기도가 정직한 기도겠는가?

기도는 희생의 한 형태지만, 다만 그것으로 그친다면 공허한 예물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자녀를 위해 복을 비는 기도를 한다는 것은, 부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만일 부모가 자녀와 신앙적 유대가 없다면 우리의 기도는 전혀 실제적이지 못한 것이며, 그런 기도는 당연히 실패로 끝난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자신이 그 나라를 위해 봉사와 희생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 받기를 기원하는 내용으로 기도를 시작하면서 생활과 믿음을 거룩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기도는 진실하지 못한 것이다. 마음 한구석에 앙심을 품은 채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한다면, 그것은 곡물을 사재기하는 사람이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부도덕한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그런 사람이 주기도를 드린다면 그것은 심판을 자초하는 짓이다.

만일 주기도를 사도신경만큼이나 철저히 교회 가입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교회에 어떤 일이 발생할까? 주기도는 주님께 드리는 서약이기도 하다. 오직 그리스도인만이 이 기도를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하나님께 드리는 큰 예배는, 우리 전부를 드리는 것이자 우리 행동 전부를 헌신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더라도, 나머지 일과를 기도 안에서 계속하지 않거나 말로 기도한 것을 행동으로 기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형식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기도가 하루의 가장 훌륭한 시작인 것은 분명하지만, 내용은 쓸모없는데 표지만 그럴 듯한 책과 같아서는 안 된다.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이다.” 기도의 정신이 이러하지 못하다면, 자신을 잘 안다면, 지난날에 했던 기도와 그 결과를 되돌아본다면, 어찌 기도할 용기가 나겠는가? “뜻이 이루어지이다”하고 하나님의 지혜에 온전히 자신을 내맡기지 않고 하는 기도는, 그것이 효과를 내는 만큼 매우 해로운 무기가 될 것이다. 진실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기도를 무작정 들어주겠다고 약속하시지 않는다. 이 세상 어떤 아버지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내 밭의 곡식을 살려 준 비가 이웃의 밭을 망쳐 놓을 수 있다. 즉각 분명한 응답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기도한다면 그것은 그릇된 기도다. 우리의 어리석은 손에 능력이 주어지는 것을 오히려 두려워해야 한다. 자신의 지혜를 신뢰하는 잘못된 태도를 고치는 데는, 우리가 간절히 드리는 몇 가지 기도가 즉각 응답되는 것만큼 더 좋은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토록 바라던 기도가 응답되었는데도 영혼은 더욱 야위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로부터 “이제 그토록 원하던 것을 받았으니 만족한가?” 하는 말씀을 듣는 것보다 더 죄송하고 창피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하나님은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이 하신 말씀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는 말씀이다.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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