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하고 열광적인 신앙의 어떠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면서 조용한 묵상의 시간을 갖기 원한다면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치악산 수양관이 제격이다.

▲ 명성교회 치악산 수양관 입구

강원도 원주 치악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명성수양관은 서울에서 1시간 30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략 2시간 정도 시간을 잡으면 중부지방 어느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중앙고속도로 신림I.C.를 빠져나오자마자 우측으로 돌아 곧바로 도착할 수 있다는 것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좋은 여건 중 하나다. 보통 고속도로에서 나와 1시간 이상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 수양관 본관. 3천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건물이다

명성수양관 앞에 서면 수양관 건물 뒤로 커다란 병풍이 펼쳐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곤 이내 그 병풍 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어난다. 도심에 찌든 때가 많아서일까 아니면 하나님의 작품인 자연 속에 파묻히고 싶다는 귀소본능 때문일까.

마음을 가라 앉혀야 한다. 그리고 처음 방문객은 일단 왼쪽 편에 있는 사무실에서 등록을 해야 한다. 숙박을 통해 수양관 시설을 이용하려면 해당 규정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한다(www.msch.or.kr 033-762-9998). 묵을 방을 선택하고 그 방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숙박을 하지 않고 심신 수련을 위해 방문한 경우에는 등록비 1천원을 지불하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비용이 목회자에게는 누구에게나 무료다. 한국교회 목회자의 영육 건강을 위한 명성교회측의 배려가 아닐 수 없다.

명성수양관은 모두 9개의 대형 현대식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3천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본당을 비롯하여 연건평 6천3백여 평에 6천5백여 명이 집회를 가질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2천6백여 명이 동시에 숙박을 할 수 있고 또 1천여 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대형 식당도 구비되어 있다. 한 마디로 시설면에서는 여느 호텔 못지않게 잘 갖추어져 있다는 말이다.

▲ 본관 뒷면. 명성수양관 로고가 잘 보인다.

▲ 수양관 안내도. 마치 자연 속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자연과 벗 삼아 기도와 묵상을 하고 싶다면 수양관 건물 뒤쪽으로 펼쳐져 있는 병풍 속으로 들어가면 된다. 기자는 사무실을 나오자마자 그 속으로 달려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마음 같아서는 단숨에 뛰어가고 싶었다.

먼저 본당 뒷길로 시작되는 산책로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본당 바로 뒤쪽에는 넓은 잔디구장이 있다. 푸르름 속에서 땀을 흠뻑 흘려 볼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산책로에 들어서자 “와! 역시...”라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영화 속에서나 봄직한 그러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다. 마치 내 자신이 영화 속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잔뜩 맘을 잡고 걸어가노라면 수양관 도착 전에 가지고 있었던 이런저런 복잡한 마음을 모두 잊는 듯했다.

▲ 본관 뒤편에 있는 잔디운동장. 축구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 산책로. 잔디운동장 바로 위에서 연결된다.

▲ 걸어도 좋고, 잠시 앉아서 묵상을 해도 좋고, 무엇을 해도 좋은 그림 같은 산책로.

이 산책로를 따라 약 5백여 미터 정도를 걸어가는 동안에 ‘아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찬송이 입가에 흘러나왔다. 뜬금없이 기자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애창곡이다. 자연 속에서 찬송을 하니 그 은혜가 더욱 깊이 마음에 쌓이는 것 같았다. 건물 틈 속을 이어놓은 산책로 길은 일품이었다. 혹시나 해서 발을 들여놓았는데 그 길이 기자를 계속해서 자연 속으로 인도해 놓은 것이다.

▲ 건물 사이로 산책로를 연결시켰다.

▲ 팔복의 집. 팔각정 모양이 눈에 잘 들어온다.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산책로는 ‘팔복의 집’이라는 팔각정 모양의 멋진 고전풍의 숙소 건물에서 끝난다. 그 위로 등산로가 열려 있었다. 자연의 심장부로 들어오라는 손짓이다. 기자가 수양관을 찾은 날이 평일이어서인지 방문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등산로로 향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기자는 ‘나 자신’만을 위해 준비해 놓은 등산로라는 마음을 품고 산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 등산로 입구. 팔복의 집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길따라 골짜기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정겹다.

명성수양관 뒤 치악산 등산로에 오르는 입구는 5군데 정도다. 그중 기자는 팔복의 집을 끼고 올라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등산로 곳곳에는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 등산로 안내판. 에스겔 골짜기와 푸른초장을 따라 작게 돌면 약 1시간 걸린다

등산로에 접어들어 5분도 안 되어서, 다시 한 번 “우와-”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길따라 좌우에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간 백년송의 자연림들이 기자의 안경 넘어 시야에 꽉 차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치악산은 험하다’는 말처럼 산길이 고분고분해 보이지 않았다. 세상에 찌든 마음을 단단히 여미고 올라오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 등산로 초입부터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의 광경이다.

등산로 초입 곳곳에는 드룹나무가 많이 눈에 들어왔다. 수양관측에서 재배하는 듯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것이니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생각에 자연의 풍요로움에 잠시 빠지기도 했다.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작은 개울을 건너기도 한다. 계단 형태로 오르내리기도 한다. 이때 그 개울을 건너는 다리와 계단들에 시멘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의 나무들로 모두 엮어서 만들었다. 자연만 생각하라는 노력이 보였다.

▲ 하나님만 생각하며 걸어가면 기분 좋은 등산코스다.

명성수양관 등산로는 단지 등산만을 위한 길이 아니다.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생각하고 또 그분을 만나고, 심신을 새롭게 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곳곳에 세워져 있는 ‘에스겔 골짜기’, ‘푸른초장’, ‘호렙산’ 등의 팻말이 그것을 도와주고 있다. 마른 뼈가 다시 살아나는 그 놀라운 환상을 생각하고 산에 오르라는 ‘에스겔 골짜기’ 팻말을 보면서 ‘새 힘을 얻자’, ‘새 마음을 가지자’는 다짐이 흘러나왔다. 그런 후 에스겔 골짜기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리는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마치 하나님이 그렇게 해주시겠다는 응답이 들리는 듯 마음이 평안했다.

▲ 에스겔 골짜기 팻말. 곳곳에 이와 같은 성경 지명의 팻말이 있다. 그 지명과 관련된 은혜를 맛보라는 뜻이다.

▲ 노란색의 팻말은 그 지역에 도착했다는 의미다. 잠시 기도에 젖어볼 수 있는 장소다.

이어 ‘푸른초장’을 향해 올라갔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온 지 20여 분이 흐른 것 같았다. 그 동안 계속해서 기자의 입에서는 ‘정말 멋있다’는 고백이 나왔다. 형형색색 보여주는 하나님의 솜씨 앞에 마치 추임새라도 넣는 듯 말이다. 잠시 후 푸른초장에 도착했다. 목자가 양들을 푸른초장에 인도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인도하시리라는 믿음에 솟아올랐다.

▲ 푸른초장으로 안내하는 팻말.

▲ 푸른초장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팻말.

푸른초장에서 잠시 숨을 돌리기로 했다. 그곳은 명성수양관 등산로를 작은 원으로 한바퀴 도는 반환지점이기도 했다. 멀리서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렇다. 기자가 등산로를 따라 올라오는 동안 익숙했던 그 자동차 소리를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 복잡한 소리를 말이다.

▲ 더 깊은 등산을 원할 경우 호렙산까지 올라가면 된다.

▲ 호렙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푸른초장에서 잠시 기도를 한 후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하는 길은 아름다웠다. 위에서 밑을 내려다 보기 때문일까 각종 이름 모를 꽃들이 눈에 잘 들어왔다. 특히 철쭉이 환하게 웃는 모습은 기자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게 했다.

▲ 푸른초장에서 하산하는 길. 철쭉꽃과 각종 꽃들이 반겨준다.

하산한 종착점은 다시 ‘팔복의 집’이었다. 그 주변에는 쉴 수 있는 의자들이 곳곳에 놓여져 있었다. 등산으로 지친 육신의 쉼을 위한 듯한 마음이었다. 삼삼오오 모여서 등산을 통해 얻은 은혜를 나누기에 적당한 장소였다. 그루터기 모양의 친환경적인 의자에서부터 고풍스러운 현대적 의자에 이르기까지 찾는 이들의 평안한 마음을 먼저 생각한 것 같았다.

▲ 계단은 친환경적으로 조성했다.

▲ 팔복의 집 옆에 마련된 쉼터. 하산객들을 맞이한다.

▲ 그루터기 모양의 의자들.

▲ 쉬는 것도 은혜다. 아름다운 경치 속의 의자는 그것을 도와준다.

▲ ‘갈릴리교’. 수양관과 마을을 연결시켜준다. 지난 1999년 명성교회에서 설립했다.

작은 코스로 등산로를 돌고나니 약 1시간이 흘렀다. 마음 단단히 먹고 큰 코스로 발길을 옮기면 족히 반나절은 걸릴 법했다. 등산로 이후에 더욱 집중적으로 기도하기를 원한다면 갈릴리A,B동 건물과 나사렛 건물 사이에 있는 개인기도실을 이용하면 된다. 개인기도실 첫 번째 방문 앞에 ‘당회장 목사님 전용’이라는 안내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개인기도실 내부는 방석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오직 기도에 전념하라는 뜻으로 보인다. 기자가 찾았을 때는 이미 3-4명이 개인기도실을 이용, 전심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 개인기도실 입구.

▲ 개인기도실. 1호실에 당회장 목사님 전용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 기도실 내부에는 방석 하나 외에 아무것도 없다.

명성수양관은 곳곳에 성구 팻말이 걸려 있다. 오가며 하나님의 말씀 안에 젖어있으라는 의미다. 한 마디로 수양관 전체가 기도와 말씀으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 수양관 곳곳에 성구 팻말이 세워져 있다.

우리나라에 이런 수양관이 있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뿌듯했다. 그리고 이러한 곳을 찾아 기도할 수 있다는 것에 또한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이 세상 한복판에서 마음의 넉넉함을 되찾고 하나님의 은혜에 흠뻑 젖어 볼 수 있는 이러한 기도처소에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방문해 본다면 그것도 삶의 작은 행복이지 않을까.

<찾아가는 방법> 1. 고속버스: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 - 제천, 영월 방면 - 신림 삼거리 하차 - 1Km 도보 2. 승용차: 중부고속도로 -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강릉방향) 진입 -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제천-안동 방향) 진입 - 신림 톨게이트로 나와서 우회전 - 500m 이동 후 오른쪽 - 치악산 명성수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