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국제학교(교장 조현석 www.egis.or.kr)를 찾았을 때는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약간 허기진 상태에서 도착한 청주 고속터미널, 그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30분 남짓 가서 마중 나온 조현석 교장을 만났다. 학교까지 가는 차 속에서 조 교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속으로 ‘점심 얻어먹기는 글렀네’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금식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학생 문제로 인해 금식 중이었다. 한 학생이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었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곧바로 퇴교 조치하는 것이 이 학교의 교칙이다. 그런데 무조건 퇴교보다 전후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부모와 면담하고, 그리고 교사들과 운영위원회와 회의한 최종 결론은 적발당한 학생이 근신하는 것이었다. 학생이 금식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와 친했던 친구들이 그 금식에 동참했다.

한 학생은 담배 피운 친구와 절친하다는 이유로, 한 학생은 곁에 있으면서도 친구의 담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금식을 했다. 조 교장이 말렸지만 6명의 아이들은 3일 금식을 결정했다. 그래서 교장도, 그의 아내도, 담임선생도 3일 금식을 시작했다.

“기특하기도 하지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 스스로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을 보니까요. 힘들지 않느냐는 말에 오히려 씩씩하게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감사한 일이지요.”

수업에 참여하면서 식사시간에는 금식하는 학생들이 따로 모여 기도회를 하는 학교, 이 학교는 하나님 보시기에도 참 예쁠 거라는 생각을 했다. 봄이 시작되는 화양계곡에 자리 잡은 학교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5만평 대지 위에 세워진 학교는 천연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건물은 교실이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체육관, 기숙사, 식당 이런 곳에 훌륭한 교육시설이 번듯하게 세워져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 체육관에서 체육수업을 하는 중학생들

5년 전부터 기도하며 가슴에 품었던 늘푸른국제학교를 하나님께서는 올해 3월에 개교하도록 허락하셨다. 대안학교는 대부분 현재 교육시스템에 대한 불만이나 적응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출발되었다. 그래서 정규학교로 인정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는 대안학교 대부분은 불법성이 있다. 조현석 교장은 그동안 기도하면서 정부로부터 제대로 인정을 받으면서도 기독교적 정체성을 살리는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그래서 그가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것이 평생교육법 제20조, 동법 시행령 제9조에 의한 학교 형태의 평생교육원시설로 설립될 수 있게 됐다. 적법한 절차를 통해 설립된 늘푸른국제학교는 이 법안을 토대로 기독교 학교의 모델을 세울 수 있는 터를 닦았다. 바로 세계 기독교명문학교로 꼽히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전통명문 퍼시픽 아카데미(Pacific Academy)와 교사지원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 남학생 기숙사와 식당이 있는 건물

기자가 방문한 날 그곳에는 캐나다에서 온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이들 외국교사들은 국제적으로 검증된 교사들이다. 더구나 학생들은 졸업을 하면 ACSI( Association of Christian School International)를 통해 세계 유수 대학으로 진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미 이 학교는 지난 2005년 10월 정식으로 ACSI회원 학교로 가입해서 ACSI 회원 학교 출신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한국 대학만을 제외한 본인이 원하는 세계 모든 중고등학교, 대학교 입학 자격시험 없이 입학이 가능하다. 기존 한국의 교육제도와 차별화하면서도, 외국으로 유학가지 않으면서도 국제적인 감각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낸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처음에는 선례가 없다고 완강하게 거절했습니다. 설립이 되지 않으면 캐나다 선생님들의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또 가서 제발 허락해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현장을 나오셨던 분이 저희 학교의 취지와 현장 시설을 돌보고 두말하지 않고 허락했습니다. 개교를 이틀 앞둔 날 허락이 났습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애타게 하시면서 학교의 문을 여셨습니다.”

▲ 캐나다에서 온 외국인 교사들과 행정직 선생님들

늘푸른국제학교는 한국의 공교육의 획일화 속에서 정체성과 철학이 없는 교육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세계관을 토대로 세워진 이 학교에서 기독교교육운동을 통해 역사를 움직이고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비전이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입지적인 특징은 60만평이 넘는 학교의 자연환경이다. 학교 시설을 위해 5만평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학생들의 자연현장 학습을 위해 꾸몄다. 기도할 수 있는 작은 오두막, 산책할 수 있는 깊고 넓은 숲과 화양계곡의 상류의 지류가 학교를 둘러싸고 있다. 호텔식 기숙사와 식사, 실내체육관은 서울 한복판의 어느 대학교 시설보다 뛰어나다. 기숙사에는 하우스패어런cm가 있어 공부 방법 및 수업할 때 부족한 부분을 점검, 정규수업에 도움을 준다.

▲ 조현석 교장

“21세기 교육은 세계화 국제화 감각에 맞게 나가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이곳 학생들은 모두 영어로 수업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단순히 경쟁력 있는 학생들을 양성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기독교영성이 있는 수업과 철학이 있습니다. 학교 학생들은 날마다 새벽기도와 하루 두 번에 걸친 경건의 시간을 갖고, 교사들의 기독교 영성을 따라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영성과 인성과 지성을 구비한 지도자를 양육해 내는 것이 늘푸른국제학교의 목표입니다.”

늘푸른국제학교는 신앙중심의 공동체라고 해서 지나침이 없어 보였다. 모든 교과 과정에 성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석 교장은 모든 교육에 성경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행복을 꿈꾸고 즐거움이 있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중학생과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다. 이들은 11학년 말 졸업여행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체험도 하게 되어 있다. 조 교장은 교육 과정의 끝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얼마만큼 실력 있는 사람으로 자랐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나님이 원하시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학교, 하나님으로 행복한 학교가 실현될 것입니다.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교실 안팎으로 모든 삶을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주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변화되고 실력을 키우고, 그런 가운데 참된 하나님의 사람으로 자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