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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모든 것을 견디는 것Ⅱ
2001년 02월 01일 (목) 00:00:00 최삼경 목사 sam5566@amennews.com

"인내는 믿음을 수호하고, 평화를 보존하고, 사랑을 간직하고, 겸손을 가르친다. 인내는 육신을 지배하고, 영혼을 강건케 하고, 기질을 순화시키고, 분노를 억누르고, 질투를 소멸시키고, 자만을 억제한다. 인내는 혀를 제어하고, 손을 통제하고, 유혹을 짓밟고, 박해를 참고, 순교를 성취한다. 인내는 교회에는 일치를, 국가에는 충성을, 가정과 단체들에는 조화를 낳는다. 인내는 가난한 자를 위로하고 부자를 온화하게 만든다. ···“ 혼(Horn)이란 사람이 한 인내에 대한 예찬이다.

  이처럼 인내는 아름답다. 인내는 하나님께서 천국 백성을 훈련시키시는 도구이다. 하나님께는 인내의 문 뒤에다만 자신의 뜻을 숨겨 놓으셔서 인내의 문을 열어보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한다. 또한 하나님은 인내의 관을 통해서만 복을 흘려주시기 때문에, 잘라진 파이프에 물이 흐르지 않는 것같이 인내의 선이 잘라진 성도에게는 아무런 복이 흐를 수가 없다. 또한 하나님은 인내의 쓴 껍데기 속에 자신의 영광을 싸서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인내의 쓴 껍데기를 먹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의 맛을 볼 수가 없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견딘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여기 '견딘다'에 사용한 헬라어의 의미는 아주 적극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휘포메네인'(hupomenein)이란 단어로 보통 인내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단어이다. 수동적으로 참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어서 참는 것이 아니라, 아주 능동적으로 기쁘게 견디고 참는 것을 의미한다.

  누가 참았다고 할 때 참을 수 있고 참기 쉬운 것을 참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성경이 말하는 인내가 아니다.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았을 때 바로 인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능동적으로 그것도 기쁨으로 참을 수가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참는 경우를 보기는 쉬어도 능동적으로 기쁨으로 참는 경우를 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렸을 때 농촌 아낙네들이 하는 말을 뒤에서 들어보면 늘 두 가지 주제가 주류를 이루었다. 하나는 음담패설이었고 다른 하나는 신세 타령이었다. 대부분의 여인들은 한이 서려 있었다. 착하면 착할수록 더 눈물과 한숨이 많았다.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고, '이 놈의 세상', '다시 태어나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여자로 태어나려면 차라리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하기도 하였다. 가난을 참고, 술주뱅이 남편을 참고, 5000년 동안 찌든 남존여비의 서러움을 참고,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를 참아 내며 살아가야 하는 여인들의 아픔이었다. 이처럼 기쁨으로 참아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참고 수동적으로 참고 살아가는 것이다. 친정집 부모 생각하며 참고, 자식 생각하며 참고, 그렇게라도 살 수밖에 없어서 참았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사랑에서 나오는 인내는 그런 수동적인 인내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눈을 잃고도 불평하지 않고 찬송할 수 있고, 발을 잃고도 낙심하지 않고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이 성도에게 주어진 '휘포메네인'의 사랑이다. 그러기에 전쟁을 이긴 용사보다 사랑의 승리한 성도는 더 용기 있고 위대한 사람이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 사랑보다 강한 것이 없고 사랑보다 위대한 것이 없는 것이다.

  특히 인내의 사랑은 한결성이 있어야 한다. 잠깐 참고 잠깐 열심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한결 같이 참는 것은 어렵다. 한 때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도 낙제생이 되는 경우도 있고, 한 때는 미친 듯이 사랑을 하고도 이혼을 하는 사람도 있듯이, 한 때 뜨거운 신앙생활을 하였는데 후에는 술주정뱅이가 된 사람도 있다. 문제는 한결성이다. 인내란 한결성이 없으면 인내가 아니다. 열매가 익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사랑의 승리를 하려면 끝까지 참아야 한다. 열 번 참고 마지막 한 번 참지 못하면 그는 인내의 실패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학자로 <모로바시 데쓰지>라는 사람을 꼽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남긴 한문 사전은 인내의 열매라는 것이다. 1922년경에 사전 편찬을 시작하여 11년만에 겨우 제1권을 편찬할 수 있었는데 바로 태평양전쟁이 발발함으로서 원고가 모두 불타고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그 후 13년이 지나자 그는 과로로 인하여 우측 눈을 완전히 실명하고, 왼쪽 눈도 겨우 사물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

더구나 그는 자기를 지성껏 도와주던 제자 4명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눈도 잃고 제자도 함께 잃었을 그 때에 세 아들이 아버지를 돕겠노라고 나서게 되었다. 결국 효성스런 이 세 아들의 도움으로, 2대 4부자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무려 1955년 33년만에 사전이 완수된 것이다. 이처럼 이내만이 위대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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