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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유익을 구할 수 없는 성도
1999년 10월 01일 (금) 00:00:00 최삼경 목사 sam5566@amennews.com

기차 속에서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얘기를 하다보니 둘 다 크리스천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더 반가웠고 이야기는 더 재미가 있었으며 여행은 즐거웠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어 한 사람이 가방 속에서 샌드위치 하나를 꺼내 먹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다정하던 얼굴은 변하여 마치 모르는 사람과 같았고 시선은 의도적으로 창밖에 두고 혼자서 먹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가방에서 또 샌드위치 하나를 더 꺼내는 것이었다.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은 이번에는 자기를 주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또다시 혼자서 돼지처럼 먹고 있는 것이었다.

아침도 굶고 나온 터인데, 왠지 장사꾼마저 오지 않았고, 그 사람은 마주 앉은 이기적인 크리스천 때문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참다못해 이렇게 말을 하였다. "저는 최근에 깊이 감명을 받은 하나님 말씀이 있습니다. 혹시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아십니까?"라고 비아냥거리듯 말을 하였다. 그러자 상대는 이렇게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저도 요즈음 은혜를 깊이 받은 하나님 말씀이 있습니다. 혹 '네 이웃의 물건을 탐내지 말라'는 성경 말씀을 아십니까?"라고 말이다.

  성도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요 그 사랑으로 구원을 받은 자이다. 그래서 성도는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알고 있는 자로서 그 사랑을 전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자이다. 그래서 성도는 자기의 유익을 구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고 명령하신 계명이기 때문이다. 이기심은 너에게나 나에게나 다 손해가 되기 때문에 버려야 하는 것이지만 그러나 내게 유익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상대방의 유익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즉 그것은 신앙의 당위이다.

  인간은 얼마나 이기적인지 비이기적인 행동마저도 이기적 동기나 결과를 보장해 줄 때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도덕 교육도 이기적 동기와 목적을 두고 가리킬 때 그 효과가 있다.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해야 결국 나에게 유익하다느니, 그래야 복을 받는다느니, 그래야 이 다음에 상을 많이 받는다느니 하는 말들은 결국 또 다른 의미의 이기주의다. 예컨대 자녀들에게 정말 아브라함처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살면 이 세상을 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성도가 이기적이어서 안 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요구하시기 때문이란 사실이다.

  결국 이기심의 마지막 목적은 돈과 쾌락과 명예이다. 이기적인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은 이 세 가지 이기적 욕망 전부가 다 가슴에 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이것을 포기하고 저것을 구하기도 하고 또 저것을 포기하고 이것을 구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기적인 사람이라도 비이기적으로 보이는 이것이나 저것만 보고 그것을 확대하면 아주 이타적인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더 효과적으로 자신의 이기심을 채우려는 수단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오늘처럼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대는 없을 것이다. 온 세상은 집단 이기주의로 가득 차 있다. 국가 이기주의, 지역 이기주의, 그리고 계층 이기주의가 만연된 세상이다. 과연 누가 이 이기주의의 벽을 넘어서는 모범을 보이고 또 그것들을 타파하고 선도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이 땅에는 위로 받기를 원하지만 위로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하나님께 무엇을 달라고 하는 사람은 많으나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은 많지 않다.

  어느 집에 결혼식이 있어서 집주인이 집안의 동물들을 모아 놓고 "이번 결혼식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잔치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모두 "찬성이요, 대찬성이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주인이 거위를 잡아 잔치를 하자고 했다. 그러자 거위가 "나는 큼직한 알을 낳아 주인을 돕고 있는데 저 닭을 잡아서 잔치를 합시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 말을 들은 닭이 "무슨 소리요. 나는 아침을 알려주는 거룩한 직분을 맡았는데 저 시원찮은 양을 잡아서 하는 것이 좋겠소"라고 했다. 그러나 양은 정색을 하며 "내 털이 없으면 주인 가족은 얼어죽을 것이요, 그러니 저 쓸모 없는 개가 좋겠소"라고 했다.

그러자 이 번에는 개가 펄쩍 펄쩍 뛰면서 "내가 아니면 도둑은 누가 지켜줍니까? 내가 아니면 여우나 늑대의 밥이 될 것이니 저 보잘 것 없는 말이 좋겠소"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말이 하는 말이 "주인이 내 덕에 멀리 여행을 다니는데 무슨 소리요? 저 미련한 소를 잡아야 할 것이요"라고 했다. 그러자 소는 "내가 없으면 누가 농사를 짓겠소? 내가 없으면 이 집이 망할 것이요"라고 했다고 한다. 이 시대를 잘 풍자해 주는 예화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분명히 사랑의 존재이다. 사랑 속에서 태어나서 사랑을 먹고 마시고 자라나서 사랑을 구하고 찾고 노래하고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가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사랑에 실패한 인간은 인간 자체를 실패했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사랑이 변했다면 인간이 변한 것이요, 인간에게 사랑이 없다면 인간들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이요, 그리고 사랑이 타락했다면 인간이 타락했다는 말이다.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사랑을 위해서는 내 생명도 주는 것이요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타적 사랑은 없고 계산적인 사랑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 시대처럼 당연히 여기고 인정하는 때는 없었다. 그만큼 사랑이 변했다는 것이요 그만큼 타락했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현대인들은 이기심의 노예들이다. 온 몸에 암균이 퍼져가듯이 사람마다, 가정마다, 직장마다, 나라마다 이기심의 악성 균이 퍼져가고 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기름을 짜서 내 구두를 닦기도 사양치 않는 세대같이 보인다.

  바로 이 시대에 우리 성도는 이기심이 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어야 할 사랑의 사도들이다. 우리가 이런 시대에 참 사랑을 보인다면 어두운 밤에 빛이 더욱 밝아 보이듯이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더욱 빛날 것이 아닌가?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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