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가 출강하고 있는 신학교 이단종파 수업시간에 중간시험을 봤습니다. 시험 문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이단 또는 사이비로 거론되고 있는 단체(또는 사람) 2곳 이상을 언급하고, 그곳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유를 기록하시오’ 필자가 의도한 바는 지난 시간에 언급하고 강조한 40여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 등에서 규정한 단체 종합 목록’을 얼마나 잘 숙지하고 있는지를 보려고 한 것입니다(필자의 원고 ‘이들이 이단사이비 문제 단체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거듭 강조하는 것은 한국교회 영적 지도자들이 위의 40여 단체 이름만 잘 알아도 이단으로부터 교회, 즉 성도들을 보호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금년(2005년)에 위 목록에 추가된 문제 단체는 예수왕권선교회(회장 심재웅), 장안교회(곽성률), 전태식(진주초대교회) 등입니다. 예수왕권선교회는 합동과 통합 교단에서 이단사이비성이 농후하다고 규정했고, 장안교회는 통합 교단에서 이단사이비적 행위라고 지적했으며, 전태식 목사에 대해서는 합동 교단에서 그의 집회에 참석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이만희 씨(시온기독교신학원)에 대해서 고신 교단에서도 역시 이단으로 규정했습니다.

본 글을 읽으시는 독자도 지금 위의 문제를 한 번 풀어보십시오. 어떻습니까? 아직도 이단 단체라고 하면 통일교, 여호와의증인, 몰몬교 등의 이름부터 떠올리십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교회(안상홍증인회), 시온기독교신학원(이만희), 구원파(박옥수, 이요한, 권신찬, 유병언) 등과 같은 이름이 먼저 떠오르십니까?

흥미로운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91년 한 기독교 기관에서 어떤 이단사이비문제 단체가 정통 기독교에 위협을 주는가라는 설문 조사 결과입니다. 1위는 통일교(78.2%)라고 나왔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여호와의증인(73.7%), 몰몬교(25.7%), 안식교(10.5%), 전도관(5.3%), JMS(4.6%), 구원파(3.6%), 베뢰아(3.6%) 등의 순입니다. 1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할까요? 최근 한국교회에 가장 피해를 주는 단체를 나열하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떠한 순서로 배열하겠습니까?

위의 질문을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단 단체를 생각할 때 만약 후자의 이름들(하나님의 교회, 이만희, 구원파 등)이 떠오르신다면, 여러분들은 최근 한국교회에 가장 피해를 많이 주는 이단 단체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학점 A를 주겠습니다. A+학점을 받고 싶습니까? 그러면 후자 단체들의 이단성 이유의 핵심을 말하시면 됩니다. 조금은 공부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필자가 의도하는 것은 소수의 A+에 해당되는 사람보다 A학점의 영적 지도자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아니 모두가 A학점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A+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들의 연구에 도움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강좌의 목적은 모든 사람이 A학점 받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단을 어떻게 분별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나누었습니다. 대표자를 신격화한다는 것과, 음성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 그리고 지나치게 체험신앙을 강조하다는 것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몇 가지만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다른 경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많은 이단들은 성경 외에 또 다른 자기들만의 성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일교의 원리강론, 여호와의 증인의 신세계 번역판, 몰몬교의 몰몬경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또한 대표자의 설교집이나 간증집, 성경해설서 그리고 소위 교주가 받았다는 직통계시의 내용들을 모아둔 것도 그렇게 취급되기도 합니다.

이들은 성경으로는 우리가 구원을 얻는 데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자신들의 경전의 필요성을 언급하려는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께서 실패하셨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성경을 통해 완성시키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당연합니다. 성경은 오직 예수님만을 중심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왜곡되어 주장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얼마 전 몰몬교 취재를 할 때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몰몬교 포교를 위해 한국으로 왔다는 미국인과 몰몬교에 대해서 대화를 했습니다. 물론 한국말로 했습니다. 그가 한국 말을 잘 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몰몬경이 왜 필요한갗라는 질문을 했을 때, 그는 자신있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성경은 팔레스틴 지역을 위해 내려 준 경전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역도 주로 그 지역을 위해서 활동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 대륙을 위해서 또 다른 경전이 필요했다며 몰몬경이 바로 그것이라는 것입니다. 그가 예수님의 말씀도 성경의 내용도 오해한 것은 틀림없지만, 논리적으로는 그럴 듯해 보였습니다. 성경을 모르는 사람들은 ‘맞다’고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때 필자가 한 가지 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렇다면 성경도 몰몬경도 아닌 아시아 지역을 위한 성경이 또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자 그 미국인은 약간 당황해 했습니다. 그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말을 흘리며 이내 ‘몰몬경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말꼬리를 돌렸습니다.

활자가 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신뢰감이 그중 하나일 것입니다. 같은 주장을 귀로 듣는 것과 그것을 책으로 읽는 것은 그 맛이 다릅니다. 그것도 겉모양을 멋있게 제본해 놓은 책이라면 또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많은 이단자들은 이것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자신들의 이단 사상을 전달하는 데 말이죠. 또한 그들의 사상을 노래집으로 만들어 그것을 보고 반복해서 부르게 하면 그 효과는 더욱 뛰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신도들이 기성교회를 통해 상처를 받았거나 유별난 종교심까지 갖추고 있다면 맹신도 탄생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성경 외에 또 다른 경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가 받아들이는 당연한 믿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성교회에는 대표 목회자의 간증집이나 설교집 등이 도에 지나치게 사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이단 교주의 ‘나의 설교집도 100년쯤 지나면 성서적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주장과 같은 해괴한 생각을 혹시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중적인 언어체계

많은 경우 이단 단체에서는 기존 성도들이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용어를 사용합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전혀 새로운 용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기존의 교회에서 사용하는 것들을 새롭게 조합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기존 교회를 은근히 비판하고 자신들의 교리를 은근히 드러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부산제일교회 박무수 씨는 그리스도 예수와 예수 그리스도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성락교회 김기동 씨는 성경과 성서가 다르다고 합니다. 지방교회에서는 교회와 집회소를 구분합니다. 믿는 것과 영접하는 것은 다르다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한 믿는 것으로는 안 되고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단 단체도 있습니다.

또는 용어는 우리네 것과 같은데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것들도 많습니다. 교회, 예배, 기도 등 가장 기본적인 용어들뿐 아니라 14만4천, 666, 이기는 자(또는 이긴자), 예언, 베뢰아, 신천지, 구원, 여호와, 메시아 등이 그것들입니다.

흥미로운 일이 있습니다. 한 이단 단체에서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14만4천’이라는 용어가 자신들의 실제 신도수를 의미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자신들만이 성경에서 언급된 하늘의 백성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최근에 와서 그들의 신도수가 그 숫자를 넘어버렸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그 숫자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의미는 자신의 신도들만을 위한 상징수라고 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사도와 선지자가 출현했다는 국민일보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한 단체에서 주관하는 집회에서 미국인 강사를 소개하는 란에 사도와 선지자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가 그들의 집회에 직접 참석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강사들도 스스로 자신을 사도요, 선지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사도와 선지자가 또한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사도 선지자 학교’라는 것도 이미 세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집회를 주관한 한국인 대표자 자신은 사도나 선지자가 아니라고 발을 빼기도 했습니다.

기독교적인 용어가 난무한 시대입니다. 요즘 ‘영성’이라는 용어가 유행어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공부에 더욱 힘을 내야 할 때입니다.

취재차 이단 단체를 방문하여 신도들과 대화를 할 때, 간혹 이렇게 고백하는 이가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그동안 배우지 못한 새로운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정말 놀랬습니다”라고 말이죠. 문제는 그 신도가 ‘새로운 것=진리’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습니다. 이단 단체에 가서 새로운 것을 접한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놀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새로운 것은 단지 새로운 것에 불과합니다. 그것이 진리인지 아닌지는 깊이 있게 따져봐야 합니다. 성경을 기준으로 말이죠.

예를 들어 교주 안상홍이라는 이를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하나님의 교회’라는 곳에 갔다고 해봅시다. 분명 그동안 들어보지도 상상해보지도 못한 새로운 주장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깜짝 놀라기도 할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사탄의 주장이기 때문입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새로운 것은 단지 새로운 것에 불과합니다. 그것이 옳고 그른 것은 성경을 통해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실 다수의 우리 신앙인들은 그렇게 신앙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문의와 제보 때문입니다. 많은 성도들이 자신들이 새롭게 접한 사상이나 단체에 대해서 저희 <교회와신앙> 사무실을 비롯해서 여러 곳에 문의와 제보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앞 시간 강좌 때 언급한 것처럼 필자는 이것을 영분별의 은사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문의를 해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러한 문의를 종합해서 확인해보면 이제껏 대부분 성도들이 보고 판단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성도들과 함께하시는 성령님의 사역이 멋있지 않습니까?

그 외에 이단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예장합동측에서 발표한 이단 식별론과 유형들(83회 총회 보고서)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 소제목들만 언급해보겠습니다. 1.표리부동의 정체가 이단들의 특징이다. 2. 교주의 신격화 완전한 지배가 이단들의 특징이다. 3. 계시 지향적인 체험신앙 강조가 이단들에게 두르러지게 나타난다. 4. 거짓예언은 이단을 규정하는 필수적인 요건이다. 5. 특수한 집단 체계를 형성한다. 6. 이단들은 지나친 종말론적 사관을 갖고 있다. 7. 이단들은 기독교의 기존 권위와 정통성을 거부 내지 무시한다. 8. 이단들은 성경 외에 자신들의 정경을 갖고 있다. 9. 이단들은 자신들만이 절대적인 진리를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0. 이단들은 정욕적이고 호색적인 특징이 있다. 11. 이단들은 반사회적인 행동을 정당화한다. 12. 이단들은 금전을 강조한다. 13. 이단들의 대부분의 사상은 이원론(dualism)이다. 14. 이단들은 정통 기독교의 기본교리들을 부인한다. 15. 이단들은 열심이 특징이다.

어느 교단에서 발표를 해도 위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정동섭 교수의 주장도 일맥상통합니다. 다만 마지막 번호의 이단들의 특징 중 ‘열심’을 언급한 것은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자신들의 교리나 교주 우상화 등에 도에 지나치게 열심을 낸다고 한다면 보다 정확할 것 같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신앙 생활에 열심을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심지어 그는 ‘하나님의 열심’으로 열심을 낸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고후 11:2). 이단을 분별하고 대처하는 일에 이단들의 활동보다 더 열심을 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어떻게 이단사이비문제를 대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