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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지 않는 참사랑(1)
1999년 03월 01일 (월) 00:00:00 최삼경 목사 sam5566@amennews.com

현대를 광고시대라고 말한다. 현대인은 눈을 뜨면 광고를 보고, 듣고 그 속에 묻혀 살아간다. 방송매체마다 광고로 가득 차 있고, 거리마다 공항마다 광고로 현란하다. 광고는 현대인의 삶의 일부분이 아니라 전부 같이 느껴진다. 현대인들은 그것을 통하여 정보를 얻고 살아간다. 나라마다 자기 나라를 선전하려고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고, 기업마다 광고전쟁을 하고 있다.

 이 점은 상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인에게 자기 소개, 자기 자랑은 자연스런 일이요,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요, 그래서 오히려 덕이요 아름다운 일이 되었다. 어떻게든 자기를 나타내고 자기를 자랑하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명함에다 빽빽하게 자기 직책과 경력을 써서 만나는 사람마다 명함 돌리기에 바쁘다. 한 시인의 말처럼 현대인들은 문신하는 사람이 피를 흘려가며 살에다 그림을 그리듯이 자기네 모양을 그려 넣기에 바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현대인에게 '자기 자랑'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렇다면 자랑은 과연 나쁜 것인가? 나쁘다면 왜 나쁜 것인가? 성경은 왜 사랑은 자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가? 사랑과 자랑이 공존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이 자랑의 시대에 자랑해서 안 되는 성도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랑이 나쁜 첫 번째 이유는 그 동기가 나쁘다는 것이다. 동기가 나쁘면 자연히 그 결과도 나빠진다. 대부분 자랑의 뿌리에는 허영과 교만이 있다.

 자랑이란 말로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 이상이다. '자랑하지 말라'는 말은 말로 자랑하는 마음을 속에 잘 숨겨놓고 겉으로는 겸손한 척하여 자기 실리를 취하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허풍선이처럼 자랑만 일삼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미련한 사람이다.

바로 미련한 자랑을 많이 하다가 손해를 본 나라가 있다면 우리 나라일 것이다. 한 번은 어떤 일본 교포에게 물어보았다.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의 차이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이라고 말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일본 사람은 속을 보여주지 않고 한국 사람들은 너무 속을 쉽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일본 사람에게 항상 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랑을 많이 하는 사람은 미련한 사람이다. 자랑 뒤에는 허영과 교만과 미련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자랑을 하면 자연히 상대와 비교를 하게 함으로 시기심을 유발하게 만들기 때문에 나쁜 것이다. 자랑이란 상대적이다. 가난한 동네에서는 흑백 TV를 가진 것만으로 자랑거리가 되지만 부자 동네에서는 칼라 TV도 자랑거리가 못한다. 그래서 항상 자랑이란 내가 너보다 낫다는 비교의식에서 온다. 그러니 자랑은 비교 의식에서 나오고, 혹 나에게는 그런 동기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들은 사람에게는 절망감 내지는 시기심을 유발하게 만들기 쉬운 것이다.

 내 아들 공부 잘한다고 자랑하면 그 다음날 옆집 아이 종아리에 자욱 나기 쉽고, 우리 남편 잘해준다고 자랑하면 그 다음날 옆집 남자 몸에 손톱자국 나게 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자랑은 근본적으로 비교적이요 경쟁적일 수밖에 없다. 자랑은 나의 영혼을 해치는 죄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죄를 짓게 만들 위험이 크다.

자랑을 일삼은 사람을 만나면 상대는 자연히 그 사람에게 어떤 흠이 있나 찾게 되고, 작은 약점이라고 찾으면 그것을 확대하고 싶어질 것이다. 자기 아들 공부 잘한다고 뽐내면 옆집 부모는 "그 아이는 몸이 약해서 큰일 났다"고 말하고, 남편이 잘해준다고 자랑하고 다니면 "돈도 못 벌어다 주는 주제에 아내에게 잘 안 해주면 쫓겨나니까 그렇다"고 비아냥거릴 가능성이 크다.

  끝으로, 자랑의 내용을 보면 헛된 것이 대부분이다. 비교적 자랑은 헛된 것을 많이 하게 된다. 가치 있는 것일수록 자랑을 하지 않고, 자랑을 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자랑하면 이상해지고 오히려 그 가치를 더 떨어뜨리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부인들이 모여 보석 자랑을 하는 자리에서 한 부인이 자랑했던 보석은 흙탕물 속에서 놀다 들어온 두 자식이었다는 얘기이다. 누가 다이아몬드가 아들보다 더 귀한 보배라고 하겠는가? 누가 내 남편보다 내 아내보다 금반지가 귀하다고 말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나 보석을 자랑하던 여인들은 금붙이 보석을 자랑하다가 더 소중한 보석을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사람들이 주로 자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돈, 명예, 자식, 집, 얼굴, 가문, 목소리, 가구, 부모, 자식, 머리, 힘 같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것들은 다 그 가치가 오래 보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가치를 자랑할 수 없는 사람은 육체적인 가치라도 자랑하며 살 수밖에 없다.

 성경에서 자랑은 비교적으로 육적이라고 말한다. "할례 받은 저희라도 스스로 율법은 지키지 아니하고 너희로 할례 받게 하려 하는 것은 너희의 육체를 자랑하려 함이니라"(갈 6:13) 악인은 그 마음의 소욕을 자랑한다고 했으며(시 10:3) 자랑하는 자들은 육체를 따라 자랑한다고 했다(고후 11;27). 이처럼 자랑이란 가치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또한 그 가치가 한시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비록 지금 자랑스러운 것이라도 잠시 잠깐 후에는 자랑하던 것이 수치스러운 것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참 사랑은 자랑해서는 안 되는, 결코 자랑할 수 없는 사랑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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