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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또 다른 시작
라 투르<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2005년 11월 02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 조르조 드 라 트루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1640년경,워싱턴 내셔날 갤러리)
조르조 드 라 트루(Georges de La Tour: 1593~1652)는 ‘촛불의 화가라고 불리운다. 촛불이 상징하는 그윽한 정서와 고요한 빛은 인간의 외적 모습을 비춘다기보다는 내면의 모습을 비춘 때가 훨씬 많다. 라투르는 그것을 그리고 싶어 한 화가이다. 그가 그린 막달라 마리아의 또 하나의 그림은 이미 소개하였던 <두 개의 불꽃 앞의 막달라 마리아>였다. 그곳에서 촛불과 거울과 해골은 우리 인간 내면 깊숙이 도사리고 있는 진실한 모습을 비추고 있다. 그곳에서 마리아는 해골을 안고 거울 속에 투시된 촛불을 따라 시선을 옮기며 영원한 세계를 바라보는 듯 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지금 소개되는 마리아는 책 위에 해골을 얹어놓고 촛불에 비추이고 있는 해골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내면 깊숙이 바라보는 심오한 광경이다. 인간은 결국 무엇인가? 아무리 육체의 잘남을 뽐낸다 하더라도 결국 이상한 해골의 모습이 인간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던가?

그녀의 시선이 거울에 비추어진 해골에 머무를 때, 그 해골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우리말에도 ‘공동묘지에는 이유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 살고 간 흔적에는 감히 필설로 감당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묻어 있다.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사람은 마지막 이야기를 할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우리는 삶 뒤의 삶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삶은 아름다웠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어느 가수의 노래가 생각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분명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기 위해서는 꽃보다 아름다운 삶이 있어야 하고 생명이 있어야 한다. 마리아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여자라면 당연히 외면해야 하고 피할 수밖에 없는 해골 앞부분을 손으로 더듬고 있으며 또한 거울에 비친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언젠가 주님 앞에서 옥합을 깨뜨려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주님의 발에 부어 씻을 때, 주님은 말씀하셨다. “네가 내 장사를 미리 준비하는 구나!” 마리아는 썩을 몸에 향유를 부은 것이 아니다. 마리아는 다시 부활하실 예수님 몸에 향유를 부은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죄로 말미암아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주님의 장사에 동참하는 일이었다. 그것을 믿는 자는 해골이 끝이 아니다. 죽은 나사로를 일으켜 세웠듯이 마리아는 죽음의 상징인 해골로부터 새로운 생명의 약동을 느끼고 싶어 한 것이다. 그것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그녀의 참회와 더불어 다가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제목은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1640년경,워싱턴 내셔날 갤러리)이지만 죄가 많은 곳에 은혜는 더욱 넘치는 것이다.

“저가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사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막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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