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아름다운교회, 월간 <교회와신앙> 편집인

복음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한 신자의 양심은
절대로 평안을 유지할 수 없다.
하나님이 자신을 돌보신다는
분명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항상 동요한다.
그래서 누구인가
자신에게 확신을 주기를 원해서 찾아다닌다.
소위 예언한다는 사람?
기도자?은혜자?부흥사?
여러 목사들을 통해서
육신의 문제 해결을 받고
신앙 문제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얻으려고 한다.
기도 중에 환상을 추구하고
음성이 들려지기를 원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하나님이 돌보신다는 표적을 찾아 헤매지만
하나님 자신이 주시는 가장 확실한 복음의 약속 말고
어디에서 확신을 얻을 것인가?

그러나 복음을 이해한 사람은
반석 같은 평안을 얻을 수 있으니,
여기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렇다.
참 그리스도인은 자유를 경험한다.
모든 억압의 사슬이 끊어지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깨닫는다.
모든 저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죄악으로부터, 결핍과 약함으로부터,
슬픔과 고독으로부터, 열등감과 악한 마음으로부터,
그리고 무능함으로부터… .
이 자유의 경험은 더욱더 분명해지며
결국에는 완전한 자유를 성취한다.
그리하여 죽음과 사탄을 완전히 극복하고 불멸의 몸이 되기까지 이른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세 부분이다.
첫째는 율법의 정죄로부터 해방이다.
그것은 칭의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다.
여기에서는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노력으로 의로운 사람이 되는냐 보다는
어떻게 의롭다고 인정을 받느냐에 관심이 있다.
행위를 바로 해서 하나님께
받아들여지겠다는 희망은 일체 버린다.
우리 자신을 보지 않고 그리스도만을 의지한다.
그가 우리를 위해서 하신 일이 완벽하기에
그것을 믿고 하나님 앞에 선다.
그리하여 의롭다고 인정을 받는 것이다.

어느 순간이든 나 자신의 의는 버리고
오로지 그리스도의 의만 의지한다.
그러면 양심은 자유를 얻는다.
내 힘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려고 마음을 먹는 즉시
양심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율법을 지킬 수는 없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해서
자신을 섬기라고 했다.
이 첫번 요구사항에서부터 우리는 자격 미달이다.
율법의 요구는 추상같기 때문에
그것에 미달하는 우리는 저주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은 우리를 그 저주에서 해방시킨 것이다.

둘째 자유는 이것이다.
이제는 율법을 사랑하며 순종할 자유를 얻는다.
병든 사람은 뛰어다니길 싫어한다.
그럴 힘도 없다.
마찬가지로
죄인은 혹시 의를 원해도 할 능력이 없다.
그러나 죽음에서 벗어나 새 생명을 얻은 이들은
일어나 활동할 자유가 주어진다.
하나님의 율법을 바라보면서
점점 더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전에는 의무감으로 할 수 없이 지켜야 했던 율법을
이제는 자진해서 행한다.
종은 두려움으로 주인의 일을 하지만
자녀는 아버지의 기업이 자기 것이므로
기쁨으로 아버지의 일을 행한다.
부족해도 그 봉사를 아버지는 기쁨으로 받는다.

셋째는 무해 무익한 것에 대한 자유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거의 모든 것에 해당된다.
그것들에 사로잡혀서 우상 섬기듯이 하지 않는 한,
그리고 그것 때문에 하나님께 죄를 짓게 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해서 몸과 마음이 기쁘게 하라.
그리고 이웃에게도 기쁨을 주도록 사용하라.
그러나 무절제한 낭비를 그치고 허영과 교만은 버려야 한다.
모든 물건들은
하나님이 우리와 이웃을 유익하게 하려고 빌려주신 것이다.
그 자체로는 해도 유익도 아닌
단지 하나님을 얻기에 이용할 대상인 줄을 알고
빠지지 않으면 된다.

이상에서 말한 것처럼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산다.
이 당당함은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요
그리스도 덕분이므로 자랑할 것도 없다.
그러나 주위에는 믿음이 약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므로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절제하는 것이 좋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양심에 있는 것이다.
이 양심은 완전히 자유를 얻었다.
죄악이 아니면
무슨 일을 하든 무슨 두려움이 있겠는가?
그러나 보는 사람들이 실족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검소하게 먹고 입고 살 필요가 있다.
장성한 믿음의 사람은 자신의 자유를 억제할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종노릇을 기꺼이 한다.

그리고 신자들이
믿음으로 모든 법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영적인 차원이므로
세상의 법은 지키고 순종해야 한다.
양심의 자유를 얻었다 해도
외적인 인간 사회의 법에서도 자유를 얻은 것은 아니다.
영적으로 자유로워도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외적인 예속까지 해방된 것이 아니다.
또한 양심이 하나님 앞에서 깨끗한 것처럼
우리의 언어 행동도 절제해서 깨끗해야 한다.
음란한 말이나 방탕한 행동은 금해야 한다.
무절제한 사람들은
죄책에 사로잡혀 차츰 양심의 깨끗함을 잃게 된다.
그리하여 다시 율법의 저주에 떨어지고 만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