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교회는 대남공작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가짜교회다."
북한 봉수교회의 ‘참교회’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경석 목사가 10월 21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독교사회책임 제11차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평양 봉수교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온 서경석 목사는 1998년 처음 평양을 방문했고 그 때 만난 봉수교회 40여 명의 교인들을 진짜 기독교인으로 생각해 그 이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봉수교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탈북동포를 만나면서부터라고 밝혔다. 서 목사는 "봉수교회에서 한 교인이 예배를 보다가 눈물과 기도가 터져 나왔는데 곧 바로 지방으로 갔다는 증언을 들었다"며 봉수교회가 이제는 동원된 북한 사람들로 채워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 목사는 봉수교회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던 사건은 지난 7월 19일 워싱턴 프리덤하우스 주최로 열린 북한 인권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탈북한 김형식 교수의 증언이라고 말했다. 서 목사는 "김형식 교수가 모스크바대학에 조선어 교수로 가면서 남게 된 부인이 봉수교회 교인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중앙당이 ‘이미 봉수교회 교인이 3백 명이고 교인이 되려고 신청한 사람의 숫자가 60명이어서 김 교수의 부인은 61번째 대기자 명단에 올려 놓겠다’고 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봉수교회 교인은 대남 공작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고 교인이 되면 외국인과 접촉이 잦기 때문에 식량과 배급이 훨씬 좋아 선호하는 자리다"며 "봉수교회가 세워진 1988년 이후 지금까지 17년간 한국교회는 봉수교회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수많은 말을 들으면서도 명확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관계를 맺어왔지만 이제는 정확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 목사는 △한국교회는 김 교수 증언의 사실 여부를 조선그리스도연맹에게 따져야 하며 △북한당국에게 북한으로 끌려간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을 촉구해야 하며 △북한 당국은 신천지역사박물관의 반기독교선전을 중단하고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고 △한국교회는 가짜교회와의 교류, 공동기도문 채택 등의 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 기만행위를 하는 봉수교회 예배에 참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패널로 참석한 김병로 교수(아세아연합신대)는 "봉수교회는 이미 가짜 교인들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원했기 때문에 단절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김형석 교수와 같은 증언을 토대로 봉수교회에 대한 좀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한 박봉규 목사(한국장로회총연합회 사무국장)는 "북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지만 하나님이 계셔야할 자리에 사람들을 세워놨는데 어떻게 그들과 교류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악한 백성을 돕는 자와 하나님을 적대시하는 자를 사랑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진노하신다고 말한 박 목사는 "탈북한 사람들의 글을 보니 선교사를 악당(흡혈귀)이라고 표현하고 교회를 간첩들의 모략장소라고 표현한다는 마당에 한국교회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룡 교수(천안대 기독학부) 역시 "가짜는 가짜다라는 사실을 확실히 하고 접근해야 한다"며 "17년 동안 조그련과 협력 지원했지만 그들의 기만에는 단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제 북한에 대한 선교를 보다 효과 있게 하기 위해서는 봉수교회만을 통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라디오 방송과 탈북자들의 제자 훈련 등 선교가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 조선그리스도연맹과 첫 교류를 열었던 김소영 목사(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과거 고기준 목사나 북한 성도들을 격의 없이 만나고 감격의 예배를 드린 것은 성령의 역사가 아니면 될 수 없는 일이다"며 "가짜가 나올 수 있지만 성령의 역사 가운데 눈물의 예배와 찬송을 드린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봉수교회가 가짜교회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 가운데 탈북자의 증언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이 경비대 출신이라고 밝힌 한 탈북자는 "북한의 성당과 교회는 89년 세계청년연합대회를 준비하는 가운데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세운 것이기 때문에 종교와 상관이 없다"며 “봉수교회에 있는 사람들이 눈물 흘리는 것은 대남전략 차원이지 신자여서가 아니기 때문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95년 탈북했다고 밝힌 임영선 씨는 “대남사업 사무총사 과장으로 있던 작은 아버지로부터 ‘교회는 종교분야로 침투하기 가장 쉬운 것과 외화벌이 때문에 세웠다’는 말을 들었다”며 “봉수교회가 가짜인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교회 안에 어린아이들이 전혀 없고 가 보면 군대처럼 일사분란 것이다"고 주장했다.

임 씨는 "평양은 북한 내에 한 개의 또 다른 나라여서 빨간 통행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 는 곳인데 그곳에만 교회가 3개 있고 다른 곳에는 왜 없는지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2003년 11월 탈북했다고 밝힌 김용순 씨는 증언에서 "북한이 종교를 승냥이라고 부르는데 어떻게 기독교가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씨는 "2001년 23명의 간첩을 잡았다고 자랑하는 군인을 보았는데 이 간첩은 성경책을 지닌 것을 두고 간첩이라고 말했다"며 당 자금 확보에 혈안이 된 북한이 종교를 이용하고 있는 마당에 북한보다 남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