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강좌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번의 숙제를 기억하십니까? 이단 서적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한 번 잡아보자는 것이었죠. 잘 하셨으리라 봅니다. 필자는 현재 한 신학교에서 사이비이단문제를 주제로 강의(비교종교학)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끔 개교회 특강을 나가기도 합니다. 강좌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믿음의 연륜이 있는 성도들(목회자와 신학생 그리고 평신도)입니다. 필자는 종종 고민하는 게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소위 우리 식구들인 이들에게 최소한 그리고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강좌를 읽는 독자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신학교 강의 때는 이번 학기에 새로운 한 가지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이단사이비 등으로 공식 규정한 문제의 단체들 명단을 매 시간 반복해서 한 번씩 읽도록 한 것입니다. 40여 개밖에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김기동(성락교회)’라고 선창하면 학생들은 그대로 따라서 복창하는 방식입니다. 초등학교 수업으로 시간 여행을 간 것 같다고 생각드시죠. 아주 재미있습니다. 독자들도 조금만 따라해 볼까요. 입으로 소리를 내시면 더욱 좋습니다. 가계저주론, 구원파(박옥수, 이요한, 권신찬, 유병언), 김기동(성락교회), 나운몽(용문산기도원), 류광수(다락방운동), 말씀보존학회(이송오, 한글킹제임스성경), 박무수(부산제일교회), 박윤식(평강제일교회), 박철수(새생활영성훈련원), 안상홍증인회 하나님의 교회(이들은 대외적으로 ‘하나님의 교회’라고 합니다), 윤석전(연세중앙교회), 이만희(시온기독교신학원), 이유빈(예수전도협회) 등입니다(필자의 원고 ‘이들이 이단사이비문제 단체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읽다보면 ‘어! 이곳도 이상한 곳입니까?’라고 반문하는 분이 꼭 계십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최소한 이러한 명단을 확인해 보는 것을 통해 자신이 문제 단체를 확실히 인식하도록 하자는 게 필자의 의도인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 명단의 이름들을 몇 차례 반복해서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단사이비문제에 해당되는 이들(또는 단체)이 어디 40개뿐이겠습니까? 몇 배나 더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공식 규정 단체만이라도 잘 숙지하는 것이 본 강좌의 큰 목적 중 하나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그 명단을 잘 숙지한 분이 주변 사람들을 이단문제로부터 도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곳은 이단이야”, “이단과 관련된 것이야”라고 지적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원파 박옥수 씨 집회가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인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립니다. 박옥수측은 인테넷, 현수막, 전단지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광고 문구에는 ‘구원파’라는 용어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이단이다’라는 표현의 그림자도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박옥수 목사 성경세미나’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오직 ‘박옥수’라는 이름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그 집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 가지를 더 지적하고 싶습니다. 예장합동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받은 이송오(말씀보존학회) 씨가 ‘서울크리스찬 중고등학교’라는 대안학교를 이미 세웠습니다(이송오 씨가 그 학교 교장입니다). 그리고 내년도 신입생을 위한 입학설명회를 오는 10월 8일에 그 학교 강당에서 갖습니다. 그 학교 이름만 가지고는 정상적인 기독교 대안학교로 생각하기 딱 좋습니다. 여기에도 ‘이송오’라는 이름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들도 역시 입학설명회를 하면서 자신이 이단으로 규정 받은 바 있다는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서울크리스찬중고등학교 2006학년도 신입생 입학설명회 광고. 이송오 씨가 이 학교 교장이다. 이씨는 주요 한국교회로부터 이미 '이단'(예장합동), '반기독교적 주장'(예장통합) 등으로 규정 받았다.

이들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정상적인 복음을 올바로 전파하기 위해 누가 이단사이비문제 해당자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신도보다는 목회자와 같은 영적 지도자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왜 이단인가, 이단성 내용은 무엇인가 하는 점은 두 번째일 것입니다. 그것은 최소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자료를 받거나, 기타 상담과 같은 일은 전문가에게 의뢰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필자의 오래된 지인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인천의 한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최근 같은 구역의 성도가 이만희측에 빠졌다며 상담을 의뢰해 온 것입니다. 그분이 이만희라는 이름을 안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무료성경신학원, 시온기독교신학원이라는 이름을 어렴풋이 들은 것 같다는 기억 때문에 필자를 찾은 것입니다. 그래서 자료는 물론 대응 방법 등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전문 상담자와도 연결을 시켜주었습니다.

이단을 어떻게 분별(식별)할 수 있나?

이단사이비문제 단체들이 또 그 지부들이 항상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대표자의 이름이 또한 언제나 드러나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정명석(JMS)측 소속 대학 동아리는 대체로 학교마다 이름이 다른 것과 같습니다. 위의 40곳 이외에 많고 다양한 이단사이비문제 단체들을 잘 구분해야 하는 것이 특히 영적 지도자들에게 숙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동섭 교수(현 가족관계연구소장, 전 침신대 교수)는 이단을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지에 대한 요령을 13가지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예장합동 총회에서도 16가지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로 보안의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중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교주의 신격화를 들 수 있습니다. 많은 이단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교주는 강력하고 권위주의적으로 추종자들을 지배하고 또한 추종자들은 맹목적으로 교주를 따른다는 것입니다. 정 교수는 임상심리학적으로 볼 때 많은 이단 교주와 추종자들은 과대망상증, 피해망상증 증세를 보여준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에 영생을 주장하는 한 이단 단체의 신도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자신들만이 영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교통사고를 당할 때도 교주의 영이 순간 날아와서 자신들을 구출해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의복 속에 항상 교주의 사진을 휴대하고 다닙니다. 그러면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는 허무맹랑한 주장까지 늘어놓았습니다. 그 신도는 누군가가 그 순간 의도적으로 자신을 해치려고 해도 자신은 죽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단체에 대한 비성경적이며 우스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그 교주가 몇 년 전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 교주가 아마도 자신의 사진을 갖고 다니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나는 원죄와 자범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교주가 있습니다. 그들의 집회 중에 신도들은 그 교주에게 절을 하기도 합니다. 또 한 신도는 아브라함이 한 쪽 기둥에 내려와 있으며, 다른 쪽 기둥에는 모세가 내려오고 있다고 간증을 하기도 합니다. 그 단체 소속 방송팀 카메라맨은 아브라함이 내려와 앉아 있다는 곳을 카메라로 비춰주기도 합니다. 보이긴 뭐가 보입니다. 영안이 열린 사람들은 본다고 하니, 그러한 상황에서 신도들은 안 보인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많은 신도들은 그러한 모습을 보고 그 간증을 들으면서 열광을 합니다. 하늘에서 금가루가 내려오고 은가루가 내려온다고 좋다고도 합니다. 만약 그러한 신도들 한 복판에 이 글을 읽는 독자 자신이 앉아 있다면 우리의 정신은 어떻게 될까요?

꼭 이단자들만의 문제는 아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우리에게도 나타나는 일이지 않을까 되돌아 봤습니다. 흔히 성도들은 목회자들을 잘 대접해 주려고 합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조금 지나칠 때도 있습니다. 소위 목회자를 잘 대접해야 복 받는다는 식입니다. 주일 예배 후에 목회자와 꼭 악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십니다. 목회자의 손은 거룩하기 때문에 그 손을 꼭 한 번 잡고 돌아가야 일주일을 그나마 평안하게 살 수 있다는 식입니다.

성도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성도들이 지나치게 목회자를 높이려고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목회자들은 그것을 그냥 묵인하고 넘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회자 문제가 더 클 수 있습니다. 지도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히려 성도들을 적극적으로 훈계해야 합니다. 바울의 본이 좋은 예일 것입니다. 전도 여행 중 주변 사람들이 바울과 바나바를 신격화하려고 했을 때, 바울은 적극적으로 그들의 행동을 책망하며 “우리도 당신들과 같은 사람입니다”라고 교훈한 것입니다(행 14:15).

둘째, 음성적인 활동입니다. 많은 이단자들은 포교를 위해서 음성적으로 활동합니다. 그들은 기성교회 성도들을 포섭하면서 ‘기초 교육이 끝날 때까지 다니는 교회에 알리지 마라’는 주문을 곧잘 합니다. ‘다른 의도는 없다. 그냥 자유롭게 대화하고 싶어서 그렇다’며 설득을 합니다. 성경공부라는 말에 성도들은 크게 의심하지 않고 응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포섭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영적 지도자들은 성도들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성도들이 교회 외부의 어느 찬양모임, 어느 성경공부 모임에 다니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성도들이 무료로 무엇인가를 배운다고 한다면 귀 기울여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무료에는 의도가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새로 들어온 신입 교인들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위장 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 교회에서 있었던 실제 일입니다. 어느 날 성가대원 절반이 한 순간에 교회를 떠난 일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새로 들어왔던 신도 한 사람이 그 동안 일을 벌인 것입니다. 자신의 집에서 성경공부하자며 성도들을 한 사람 한 사람씩 끌어들인 것입니다. 바로 음성적으로 말입니다. 결국 한 순간에 그에게 포섭된 성도들이 모두 교회를 등지고 만 것입니다. 이 사건이 그 교회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벌써 몇 건이 보고되었습니다. 모두 같은 이단 집단에서 행한 일입니다.

셋째, 체험신앙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입니다. 환상, 환청, 꿈, 영서 등의 교주 개인의 신비적 혹은 특별한 신앙체험을 절대화하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교주 자신에게 특별한 무엇인가를 보여주거나, 들려주거나, 알려주셨다는 것입니다. 금가루를 내려주셨다, 밀가루를 주셨다, 생수를 주셨다, 구토를 하게 하셨다는 것 등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6천년 동안 감추어졌던 비밀을 우리 단체의 아무개를 통해 알려주셨다는 식으로 등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주로 요한계시록을 해석한다며 나타난 자들입니다. 자신들에게는 특별한 존재가 있다는 식입니다.

대부분의 이단 교주들은 기존의 신학을 부정 또는 거부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상적인 신학으로는 자신의 주장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죠.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경우 이단 교주들은 강단에서의 연설(필자는 설교라는 용어를 그들에게 사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도 즉흥적인 체험으로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직통계시를 통해 연설을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평상시 연설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단 위에 올라가서 직통계시를 통해 그들이 믿는 신이 내려주시는 것으로 연설을 하려는 것입니다. 그들은 기존 목회자들이 설교준비를 위해 들이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마치 인위적인 것으로 말하려고 합니다. 자신들이 소위 ‘영적이다’고 강조합니다.

문제는 기성교회 목회자나 성도들도 간혹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설교 준비는 공부(연구)만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가? 그것은 오히려 성령님의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지 않은가? 라는 의문을 갖고 계신 분도 상당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얼마 전 열렸던 한 목회자세미나에서 ‘목사가 주일 설교를 미리 준비하고 강단에 서면 성령님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 ‘그 날 그 시간에 성령님이 주시는 말씀을 기대하며 그냥 강단에 올라가야 하는 것’ 등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이에 그 세미나에 강사로 참석한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가 좋은 지침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먼저 이동원 목사는 “설교를 준비하지 않는 것은 한국교회의 강단을 망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계속해서 이 목사는 “성령의 충만은 인간의 노력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성경의 성막건축, 엘리야의 제단 쌓기 등을 예로 들며 목회자의 설교 준비가 결코 성령님의 하실 말씀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이동원 목사는 특유의 재치 있는 한 가지 이야기를 통해 설교 준비의 정당성을 설명했습니다.

“어떤 목사님이 설교 준비는 하지 않고 매일 기도했습니다. 늘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말씀을 주십시오, 성령의 음성을 들려 주십시오’라고 한 다음 강단에 섰습니다. 그러나 설교 이후 교인들은 은혜 받지 못하고, 자신도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무릎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원망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그렇게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나는 안 됩니까’라며 시간을 보내는데 홀연히 하늘로부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악하고 게으른 종아, 설교준비를 왜 안 하느냐!’.”

체험적인 그 무엇을 비판하려다 보면 ‘체험=비신앙적인 것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러한 체험을 통해 일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체험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기독교 신앙 자체는 체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체험이 없이는 신앙 그 자체가 불가능할 것입니다.

필자가 언급하려는 것은 그 어떠한 체험도 성경을 떠나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어떠한 체험이 아주 실질적이고 놀라운 것이라 할지라도 성경의 내용과 다르면 그 체험 자체를 통째로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92년 10월 28일 예수재림을 외쳤던 많은 자들은 꿈이나 환상으로 그 음성을 들었다고 체험을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그날 가리라’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들이 했다는 체험 자체가 거짓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그들은 정말로 무엇인가를 체험했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성경이 말하는 종말론 개념과 일치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네 주변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방언, 통변, 영서, 치유 등 체험적인 모든 면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계시인 성경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느냐하는 기준 말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큰 체험은 예수님을 내가 믿었다는 것이요, 매일 말씀과 기도를 통해서 그 주님을 만나고 동행하고 있다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되새겨 봅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