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 3월호에 '대학이 죽어 간다'는 제하로 대학가에서 동아리 형태로 활개치고 있는 사이비이단 집단을 종합분석하여 보도한 바 있다. 통일교, 정명석(J.M.S), 베뢰아 아카데미, 영생교 집단 등이 주요 취재 대상이었다 이 과정에서 베뢰아 아카데미의 한 조직으로 대학 내에서 출동하고있는 C.B.A(캠퍼스 베뢰아 아카데미)도 다각도로 취급되었다. 주지된 바와 같이 성락교회 김기동 씨와 베뢰아 아가테마는 이미 여러 교단으로부터 이단 규정을 받았고 한국교회에 광범위하게 이단으로 인식되어 있다.

이 보도가 있은 후 많은 독자로부터 '유익했다''보충자료를 제공해 달라 는 반응이 있었는가 하면, C.B.A(대표 김동렬)측으로부터 내용증명 및 전화항의와 함께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정정보도 요청이 본지에 즉각 접수되기도 했다. 내용인즉, 자신들은 이단이 아니며 부분적으로 김기동 씨와 신학적 견해를 달리하고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본지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출석, CBA를 이단으로 보는 데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본지의 보도를 정정할 수 없다고 분명히 하는 한편 교리적인 측면에서 비록 이단일지라도 지면을 통한 반론 기회는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음도 함께 밝혔다. 반론권 보장은 본지가 창간 이래 줄곧 지켜온 기본 편집방침 중의 하나이다.

이 지면은 이 같은 경위를 거쳐 C.B.A측이 대표 김동렬 목사의 집필로 반증한 반론문을 본지에 보내와 원문 그대로 게재하는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본지의 사이비이단문제 특별위원회가 이번 글에 대해 분석, 반증하여 C.B.A와 베뢰아 아카데미 김기동 씨의 이단성을 다시 밝힐 예정이다. <편집자 주>

<교회와 신앙>지 지난 3월호에 '대학이 죽어간다'는 제목으로 캠퍼스 내에 활동중인 이단집단에 관한 기사가 실렸던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는 통일고, JMS, CBA, 영생학회와 같은 이단집단 때문에 캠퍼스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기록하였죠. 가끔 이단 시비로 고통을 당하기는 하지만 <교회와 신앙>지가 이런 식으로 예수님의 지체인 CBA를 취급한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이런 기사를 읽는다면 분명히 CBA를 통일교와 유사한 어떤 사이비집단처럼 오해하리라고 느껴집니다. 그 동안은 CBA가 이단집단으로 너무 일방적인 심판과 정죄를 받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다행히 이번 기회에 CBA나 베뢰아와 관련하여 우리의 입장을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대하여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이런 기회가 자주 있어서 우리가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아 온전케 되고, 반대로 비판하는 분들에게 오해가 있다면 역시 그런 오해를 풀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글은 <교회와 신앙>지의 입장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CBA와 베뢰아와 관련된 모든 비판하는 분들에 대한 일종의 변증이 될 것입니다. 이 내용을 통해 CBA가 복음적인 캠퍼스 선교단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싶습니다.

CBA는 캠퍼스 베뢰아 아카데미(Campus Berea Academy)의 약자입니다. 여기서 '베뢰아'라는 것은 사도행전 17장 11절에 나오는 지명입니다. 베뢰아 사람들은 신사적인 태도로 성경을 상고했기 때문에 사도 바울의 칭찬을 들었습니다. 이 베뢰아 사람들처럼 신사적인 태도로 성경을 배우자는 뜻에서 김기동 목사(이하 목사님이나 선교사님에 대한 존칭은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는 베뢰아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CBA는 따라서 캠퍼스에서의 베뢰아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의도로 시작한 베뢰아운동이 날이 갈수록 이단 시비가 엇갈리는 것을 봅니다. 무엇이 문제이든 간에 먼저 유감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모든 비판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CBA나 베뢰아는 엄연히 예수님의 지체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을 믿으며 그분을 우리의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고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는 누구보다도 분명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런데도 비판하는 분들은 고의적으로 이 사실을 외면하고 베뢰아를 무조건 이단으로 규정하려고 사실을 왜곡 보도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서 함께 형제된 자에게 함부로 '지옥갈 이단'이라고 정죄하는 이 불행스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 아마도 비판하는 쪽만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것도 쌍방간의 관계니까 반반씩 책임을 진다 치고 우리 역시 50%의 책임은 져야하지 않나 하는 반성도 해 봅니다. 그러나 엄연한 예수님의 지체인 우리들을 지옥갈 이단이라고 매도한 사실을 생각하면 이 엄청난 명예훼손 행위와 정신적 살인 행위에 대해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형제가 형제더러 함부로 이단이라고 정죄하는 이 행위를 주님께서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 보십시오 더이상 우리는 한국교회 내에서 또 캠퍼스 선교단체 사이에서 이런 합당치 못한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것을 용납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태까지 CBA나 베뢰아 이단 시비에 대해 들으신 분들이 있다면 묻고 싶습니다. 정말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대로 CBA가 이단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주님께서는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생각없이 하는 말에 대해서 엄히 경고하셨습니다(마12 : 36). 그러므로 우리는 깊게 알지 못하고 섣불리 형제를 이단이라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신중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단이란 무엇인가
먼저 우리가 이단이니 아니니 하는 문제를 다루니 만큼, 이단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베드로후서 2장 1절에서는 '이단' 을 '자기들을 사신 주를 부인하고 임박한 멸망을 스스로 취하는 자들이다' 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단' 이라는 말 자체의 여러 가지 용례가 있지만 이 성경말씀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이단이란 용어에 대해 훌릉한 정의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즉 이단이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들이요, 스스.로 멸망의 길로 가고 있는 자들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이단'이라는 말은 기독교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모임인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불교나 유교, 이슬람교, 증산교, 남묘호랑갯교와 같은 이방 종교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더라도 이단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호와의 증인이나 통일교 JMS, 엘리야 복음 선교원같이 교회의 이름을 갖고 있으면서 사실은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들을 이단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은 기독교의 이름으로 위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적그리스도요, 그야말로 임박할 멸망을 자취하는 자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CBA나 베뢰아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이단과는 전혀 상관없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함으로 하나님의 자녀된 자들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토록 베뢰아의 입장이 전혀 성서적으로 이단 운운하는 것이 가당치 않은데도 어째서 이단 시비가 오갈 수 있었느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이런 분들을 위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하나 하나 해명을 해보겠습니다.

계시론에 대한 우리의 입장
'계시론'이란 말은 쉽게 말해 성경론을 의미합니다. 많은 분들이 베뢰아의 성경론이 완전한 이단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서 첫째 성경과 성서를 나누어 성경은 가감할 수 없으나 성서는 가감할 수 있다. 둘째 현재의 성경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다 알지 못한다고 우리가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얼른 들어서는 누가 이런 주장을 했다면 CBA의 모든 회원들도 아마 그 사람이 이단이라고 생각할 만큼 심각한 발언을 모아 놓았다고 생각됩니다.

거두절미하고 이 주장만 듣는다면 누가 이단이라는 단정을 안 내릴 수 있을까요? 그러나 사실 베뢰아의 주장은 이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 이유는 CBA 회원 중 누구 하나를 붙들고 묻더라도 성경 66권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임을 의심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위의 비판은 어떻게 된 것인가 하고 의문이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이미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말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전재하고 나서, 그러나 모든 성경이 똑같은 비중으로 다뤄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누가 솔로몬의 아가서와 요한복음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겠습니까? 모두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성경을 유기체로 비유해 볼 때 4복음서가 얼굴에 해당한다면 학개서와 같은 것은 발가락 한 개 정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은 구약 시대에도 성경의 모든 부분을 똑같은 수준에 놓지는 않았습니다. 즉 율법 (모세오경)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성경이라면 우선 율법을 생각하게끔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흔히 구약 성경을 예루살렘 성전과 비교하며 성문서(시편, 잠언, 전도서, 욥기 등)를 성전의 바깥들에, 예언서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등)를 성소에, 그리고 모세오경 즉 율법을 지성소에 비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김기동 목사가 성경과 성서를 나눠서 말할 때는 그런 의미로 한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현재의 성경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 요한복음 20장 30절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표적도 많이 행하셨으며, 또 21장 25절에서 예수님의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만일 낱낱이 기록된다면 이 세상이라도 이 기록된 책을 두기에 부족할 줄 아노라 하신 말뜻을 생각해본다면 전혀 이상 할 것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성경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성경에 기록된 것보다 성령의 역사는 더욱 크고 놀라운 것인데 이러한 성령의 역사를 제한하지 말자는 취지로 하신 말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은 베뢰아 사람 전원이 오히려 어떤 그리스도인 못지 않게 모든 성경을 가감 없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위의 모든 이야기도 초신자가 아닌 지도자들에게 지나친 성경우상주의의 위험을 지적하고 성경 66권을 원래의 비중대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지 그것을 교리화시켜서 우리가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해입니다.

신론에 대한 우리의 입장
'신론'에 대한 비판내용을 보면 첫째 베뢰아는 삼위일체론이 양태론적 이단이다. 둘째 예수님의 양성을 모두 부인한다. 셋째 성령강림을 천사강림으로 이해하여 결국 성령을 허수아비로 본다는 것입니다. 아마 CBA에서 1년만이라도 성경을 배웠다면 누구나 이런 비판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지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데 그런데도 이런 '신론'에 대한 비판을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어떤 신학이 이단이냐 아니냐는 언제나 신론에서 판가름이 납니다. 그러므로 베뢰아의 신론을 문제삼는 것은 베뢰아를 완전히 이단으로 정죄하기 위한 저의가 깔려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비판내용을 보면 전혀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어떻게 성직자들이 신앙인의 양심은 고사하고 자연인의 양심으로도 할 수 없는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예수님의 양성을 모두 부인한다는 비판내용은 전혀 거짓입니다. 기가 막혀서 뭐라 더이상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양성을 너무나 확실히 믿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육체로 오신 사실, 즉 사람으로서의 완전한 속성을 가지셨다는 사실을 부정한다면 적그리스도입니다(요일4:2,3) 반대로 예수님이 참 하나님이심을 부정한다면 이것은 죄 없으신 예수님의 대속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구원의 효력을 무효로 만드는 것이 될 것이므로 역시 용납될 수 없습니다.

성령님을 허수아비 취급한다는 내용도 너무나 사실파 무관한 이야기라 당황스럽습니다. 아마 우리만큼 성령님을 의지하고 실질적으로 믿는 그리스도인들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비판하시는 분들이 천사에 대한 우리의 가르침에 대해 오해를 했다는 사실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성령님께서 임하실 때 마치 대통령이 어느 곳에 가게 되면 수행원이 따르게 되듯이 성령님이 임하시면 천사들도 함께 임하게 되며 사도행전 1장 8절에서는 이 천사를 '권능'이라고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권능 즉 천사가 임할 때 이미 성령님께서 오셨다는 것이 확인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성령님은 권능 즉 천사를 사용하는 주관자로서 계신 분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비판은 설명하기 좀 어려운 내용입니다. 사벨리우스주의(Sabellianism)라느니 양태론적 이단이니 하는 어려운 말을 써가면서 신학적으로 무지한 많은 이들을 설득시켜 베뢰아가 정말 이단이라고 믿게 하려는 얄팍한 저의가 여기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지적하고 싶습니다.

양태론적 삼위일체론이라는 것은 A.D.3세기경 사벨리우스(Sabellius)에 의해 주장되어 통용된 견해로서 하나님은 성부의 양태 속에서 초월해 계신 창조자로, 성자의 양태 속에서 역사 안에 계신 구속자로, 성령의 양태 속에서 우리 안에 계신 생명을 주시는 영으로 나타나지만 결국 한 분이라는 것입니다. 즉 성부, 성자, 성령은 한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세 방법 내지는 양식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의 세 인격성은 한 분 하나님의 세 가지 활동양식이나 역할 차이로 격하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도 교회 내에서 삼위일체를 설명하다 보면 결국 사벨리우스처림 양태론(Modalism)이 되어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한 사람이 학교에서는 교수요, 가정에 서는 아버지 교회에서는 장로로 불리나 자신은 한 사람인 것처럼 하나님은 세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결국 한 분이라고 설명하면 사벨리우스적인 양태론이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설명은 삼위의 개념을 인격의 차이로 보지 않고 역할 차이 정도로 격하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삼위일체를 배운 사람이 이단이라면 한국교회 내에 이단 정죄를 받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분명히 밝혀두고 싶은 부분은 CBA회원의 삼위일체에 대한 이해는 보통 교회에서 믿고 있는 바와 별로 다른 것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삼위'개념을 세 인격으로서 동일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김기동 목사가 세 인격이면 세 분 하나님이 되는 셈이라 보고 삼위개념을 서로 다른 세 인격이 아니라 한 인격으로 설명한 적이 있다는 비판 내용입니다. 사실 여러 해 CBA활동을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단 한번도 이런 내용을 김기동 목사의 설교 중에 들어본 일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CBA회원 중 어느 누구에게 물어보더라도 삼위를 한 인격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위일체란 말을 처음 사용한 터툴리안(Tertulian)도 '삼위' (Trinitas)를 이해할 때 'una substantia-tres personae'(한 실체-세 위격)란 표현을 사용했는데, 그는 여기서 'person'의 개념을 인격으로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우리가 '인격' 이란 말로 이해하는 단어 'person'은 터툴리안이 사용할 때 현재처럼 '인격' 의 의미가 아니었고, '가면'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터툴리안은 아버지의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하나님이고, 아들의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예수요, 성령의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영으로 나타나나 가면을 벗겨보면 하나라고 삼위일체를 설명했기 때문에 역시 양태론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양태론을 벗어나려고 삼위를 인격 차이로 설명하다 보면 삼신론처럼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윌리암 W. 스티븐즈(William W.Stevens)의 주장처럼 현재 '인격'(person)이란 용어의 보편적 사용에는 개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완전한 분리의 의미가 일반적으로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개념에는 분리가 있을 수 없습니다.3) 따라서 '인격'(person)이란 용어도 인간의 인격적 속성으로 하나님을 설명하는 것이므로 한계가 있고 사실은 오직 하나님은 '신격'이라고나 할까요?

아마 진실은 양태론도 삼신론도 아닌 성부, 성자, 성령의 개별성과 동일성이 동시에 성립하는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어느 지점에 놓여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무엇이 어찌되었건 우리 역시 대한 예수교 장로회의 신조인 '하나님은 본질에 있어서 한 분이시나 삼위로 계신다. 삼위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시다. 삼위는 그 신성과 능력과 서열과 영광에 있어서 완전히 동등하시다'라는 신앙고백을 동일하게 하고 있습니다.

귀신론에 대한 우리의 입장
비판하시는 분들은 우리가 첫째, 귀신을 불신자의 사후 존재라 주장하며 둘째, 모든 병의 원인이 귀신이라고 하는 내용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런 우리의 견해는 한국의 샤머니즘과 기독교를 혼합시킨 결과이지 순수 기독교의 견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귀신론이 체험적인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성서적인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해명이 어렵지 않습니다.

귀신이 불신자의 사후 존재라는 것에 대해서는, 먼저 점과 귀신에 대한 증거가 있습  니다. 사도행전 16장 16절의 '점하는 귀신들린 여종'에 관한 말씀에서 '점하는'에 해당하는 희랍어 단어가 '퓌소나'(pythwna)로 되어있는데 그 의미는 '점쟁이' (python, Python)입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수식하고 있는 것은 원어적으로 '여종'이 아니라 '귀신'입니다. 이 사실은 생전에 점쟁이였었던 자가 죽어 점쟁이 귀신(점쟁이 귀신이 들린 사람 역시 점쟁이가 됩니다)이 되었고 이 귀신이 점을 치게 한다는 것을 시사해 줍니다.

둘째로 병과 귀신에 대한 증거가 있습니다. 마가복음 9장 25절에 보면 '벙어리 되고 귀 먹은 귀신' 이라고 지칭하였는데 이것은 귀신이 벙어리요, 귀머거리였음을 입증해 줍니다. 혹자는 예수님께서 '벙어리 되게 하고 귀먹게한 귀신' 이라고 말씀하셔야 할 것을 간단히 '벙어리 되고 귀먹은 귀신' 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라 설명합니다. 분명 귀신이 들려 벙어리 되고 귀먹은 것이 사실이므로 이 설명을 꼭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서 '벙어리 되고 귀먹은'에 해당되는 헬라어 원어는 '토 알랄론 카이 코폰 프뉴마' (the dumb and deaf spirit)로서 분명히 귀신이 벙어리요, 귀머거리였음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 이것은 귀신을 타락한 천사로 보기 어려운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현재까지 귀신정체에 관한 정설이라고 한다면 타락한 천사들이 귀신이라고 보는 것인데 천사는 육체가 없는 영적 존재이므로(히1:14) 천사가 귀먹고 벙어리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혹 어떤 분은 말하기를 귀신이 벙어리되고 귀먹었다면 어떻게 예수님 말씀을 알아 듣고 떠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것은 영적 세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귀신은 영으로 알아 듣기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 듣고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마귀나 그와 함께 타락한 천사들이 인간 속에 들어와 그 사람을 속여서 다른 죽은 사람의 이름을 사칭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 앞에서 군대귀신이라고자신의 정체를 밝힌 말도 사칭이 될 것이고 귀신이 예수님께 '나는 당신이 누구인줄 아노니 하나님의 아들이니 이다(막1:24, 3:11, 눅4:41)' 라는 말도 거짓으로 하는 말이 될 것입니다. 그런 예수님도 귀신들에게 속은 것이며,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귀신이 예수님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믿을 사람은 오히려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동일한 논리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거룩한 사역 앞에 귀신이 거짓을 말할 수 없으리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귀신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정죄받고 자기의 정체를 밝힐 때는 구체적인 죽은 사람의 이름을 댑니다. 이러한 일은 많은 실제적인 귀신 추방의 경험들을 가진 사랑들의 진실을 통하여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증언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모두 귀신이 자기의 정체를 사칭했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이왕 귀신이 사칭할 바에야 예수님이나 사도들, 또는 성도들의 이름을 빌어서 예수님을 못 믿도록 혼란케 할 일이지 왜 하필이면 죽은 불신자의 이름을 들겠습니까? 또 귀신 쫓는 사람이 귀신에게 속았다는 말이 될텐데 어찌 나가며 깨끗함을 입겠습니까? 오늘 날 세계 도처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귀신추방에 의해 병이 낫고 있는 사실자체를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또 성경은 병의 원인이 귀신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여러 구절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마태복음 8장 16절에서는 "저물매 사람들이 귀신 들린 자를 많이 데리고 예수께 오거늘 예수께서 말씀으로 귀신들을 쫓아내시고 병든 자를 다 고치시니"라고 말씀하심으로써 병의 원인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을 내려줍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사람들이 데려온 병든 자들을 모두 귀신들을 쫓아내어 고치셨다고 말함으로써, 모든 병의 원인이 귀신임을 밝혀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성경은 병든 자와 귀신 들린 자를 과학적 분류로 나눈 것이 아니라 현상학적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구절에서는 병든 자와 귀신 들린 자가 구별되는 것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상적으로 기술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병든 자와 귀신 들린 자가 다른 사람임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 4장 24절과 17장 15절, 18절을 비교하여 살펴보십시오

"모든 앓는 자 곧 각색 병과 고통에 걸린 자 귀신 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들을 데려오니 고치시더라" (마4 : 24). "저가 간질로 심히 고생하여‥‥ 귀신이 나가고 아이가 그때부터 나으니라"(마17:15,18).

위의 구절들을 살펴보면 간질하는 자도 사실은 귀신 들려 간질하는 것이었는데, 귀신들린 자와 간질하는 자를 따로 적었습니다. 즉, 간질하는 자는 간질하는 것이 현상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므로 간질하는 자라 표현하고, 중풍병자도 반신불수인 것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나므로 중풍병자라 표현하고, 어디가 병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귀신이 소리 지르며 나가는 경우엔(물론 무슨 병이 있는지 알 수 있어도 귀신이 소리지르는 모습이 인상적일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냥 귀신 들린 자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또 누가복음 7장 21절에 보면 '예수께서 질병과 고통과 및 악귀 들린 자를 많이 고치시며 또 많은 소경을 보게 하신지라'고 하심으로써 귀신(악귀)들린 것과 소경된 것을 구분하였지만, 마태복음 12장 22절에서는 '귀신 들려 눈 멀고 벙어리 된 자' 라 함으로써 소경도 귀신 들렸기 때문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말씀이 모든 병의 원인이 귀신이라는 사실과 배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한 사건을 기록한 마태복음 8장 16절, 누가복음 4장 40절 · 41절, 마가복음 1장 32절 ·34절을 비교해 보아도 이 사실이 명백해집니다.

"저물매 사람들이 귀신 들린 자를 많이 데리고 예수께 오거늘 예수께서 말씀으로 귀신들을 쫓아내시고 병든 자를 다 고치시니"(마8:16).
"해질 적에 각색 병으로 앓은 자 있는 사람들이 다 병인을 데리고 나아오매 예수께서 일일이 그 위에 손을 얹으사 고치시니 여러사람들에게서 귀신들이 나가며"(눅4:40,41) ,
"저물매 해질 때에 모든 병자와 귀신 들린 자를 예수께 데려오니‥‥ 예수께서 각색 병든 많은 사람을 고치시며 많은 귀신들을 내어 쫓으시되"(막1 : 32,34).

유대인인 마태는 여기서 이미 지적했듯이 모든 병의 원인이 귀신인줄 알고 모든 병든 자를 직설적으로 귀신 들린 자라 했습니다. 그러나 헬라인 의사인 누가가 주의 깊게 관 찰해보니 예수님께 나아온 자들이 귀신 들렸는지는 모르겠으나 다 병든 사람으로 보였으며 예수님께서 일일이 안수하셨을 때 많은 병자들에게서 귀신이 나가고 병이 나았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암시적으로 소수의 병자에게서는 귀신이 나가는 현상이 보이지 않고 다만 안수만 받고 병이 나은 사실을 반증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가는 이 동일한 사건을 이렇게 엄격하게 기록하지 않고 병든 자와 귀신 들린 자를 뒤섞어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병자와 귀신 들린 자가 따로따로가 아닙니다. 현상적으로 볼 때 귀신이 드러나고 쫓겨 나가면서 병이 낫기 때문에 뒤  섞어 쓴 것일 뿐입니다. 성경의 많은 구절들은 병과 귀신을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 1장 31절의 "열병이 떠나고"에 대해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신약성서, 2권」인 '마르코 복음서'에 보면 "원문에는 '열이 부인을 떠나갔다'고 했다. 열을 귀신의 일종으로 본 것이다. 당신 사람들은 귀신이 들어서 병이 난다고 생각했다."고 주를 달아 놓았다는 사실을 주목해 보십시오." 그리고 기독교회사에서 A.D.4세기에 "황금의 입"을 가진 사상 최대의 설교자로 알려진 크리소스톰조차도 귀신들이 질병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주장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았으면 합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병의 원인이 귀신이라 할 때, 이 말이 영양 부족이나 과로, 스트레스, 인간의 실수나 부주의, 또는 죄로 말미암아 병이 들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최종적으로 병을 가져오게 하 는 존재는 귀신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징계하시거나 연단하시기 위해 병을 주시지는 않으며 언제나 병을 고치시기 원하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물론 죄, 실수 또는 다른 이유로 병이 들게 될 때, 이병이 결국 하나님의 징계와 연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현대의학의 도움도 우리는 배제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약이나 의학이 귀신을 쫓아내는 근원적인 치료는 하지 못하지만, 일단 귀신이 만들어 놓은 병을 물리적으로 억제함으로 귀신이 활동을 방해하고 결국 귀신이 발붙일 여지를 감소시킨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베뢰아 사람들이 귀신론을 중심으로 하여 모든 것을 풀어간다고 보거나 기본적인 상식조차도 없는 사람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베뢰아 신학에 있어서 귀신론의 위치는 독특한 것이기는 하지만 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는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하나님 말씀중심으로 철저히 보수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기본적으로 신뢰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귀신론에 관한 이상의 모든 내용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라 김기동 목사의 학설입니다. 우리는 더 과학적이고 성서적인 타당한 학설이 나와서 우리의 학설의 문제점이 합리적으로 지적된다면 그 내용을 수용할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비판하시는 분의 견해는 여전히 너무 설득력이 빈약합니다. 그리고 이 귀신론은 지식의 영역이므로 최대한 양보해서 잘못된 지식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런 이유로 우리 신앙마저 예수님과 상관없는 이단으로 매도해서는 곤란합니다.

창조론에 대한 우리의 입장
이젠 마지막으로 천지창조와 인간창조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려 합니다. 비판하는 분들은 베뢰아가 첫째, 우주 및 인간 창조의 목적이 마귀진멸에 있으며 둘째, 아담 이전에 사람이 있었다고 주장한다고 하였습니다. 먼저 우리가 우주 및 인간의 창조 목적이 마귀 진멸에 있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주와 인간이 창조되었다는 보다 더 근본적인 목적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밝히고 싶습니다. 우리는 여태까지의 신학이 너무나 구속사적인 면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마귀론의 관점에서도 하나님의 의도를 봐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귀를 모르면 예수를 모른다고 하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주와 인간창조의 목적이 마귀진멸에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의도를 입체적으로 보자는 것이지, 구속사적 관점을 부정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혀 정통신학의 가르침과 부딪힐 이유가 없습니다.

유명한 스코트랜드 신학자 제임스 스튜어트(James Stewart)는 '신약성서 신학에 있  어서 소홀히 여겨진 한 가지 요소에 관하여 (On a Neglected Element of New Testament Theology)' 라는 논문에서 주장하기를 마귀를 쉽게 도외시해 버리다가는 신학사상 전체에 손상을 가져 오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윌리암 맨슨(William Manson)은 이 효소를 받아들여 같은 주제를 가지고 정사와 권세 잡은 천사들(Principalities and Powers)'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써서 신약성서에 있어서 사단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무시하면 결국 신약성서를 오해하고 왜곡하게 된다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심지어 제임스 칼라스(James Kallas)같은 이는 신학성서 신학이 사단을 무시함으로써 결국 신약성서의 모든 중요한 교리가 왜곡되거나 부정되었다고 강하게 논술하였습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마귀를 부각시켜 놓은 것이 구속사적 관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김기동 목사도 기본적으로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처럼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가 구원받고 멸망치 않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보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목적은 히브리서 2장 14절의 말씀처럼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없이 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인간구원과 마귀진멸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주 및 인간창조와의 목적이 마귀진멸에 있다는 것은 그 동전의 한 면을 막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한 면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자신과 교제하기 위해 인간을 만드시고 인간을 위해 우주를 만드셨으며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우주와 인간창조의 목적은 존 칼빈의 말대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김기동 목사가 베뢰아 아카데미 강의 중에 분명히 밝히고 있는 내용입니다.

아담 이전에 사람이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 "전 아담론"(Pre-Adamite theory)이라는 말로 신학계에 종종 당연한 것으로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기독교 대백과사전에 의하면 프랑스의 칼빈주의 자였던 페이레르(Issakde la Peyrere, 1555～1676)가 이 사실을 주장했었으며,11) 존경받는 성경학자요, 저술가인 죤 스토트(John R.W. Stott)조차도「Understanding the Bibles에서 약간의 시각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아담이 최초의 인류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담과 이브를 역사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것이 아담 이전에 여러 종류의 인류가 그 수만 년 전에 존재했을 것이라는 나의 믿음과 상반된 것은 아니다. 아담 이전의  이 인류는 문화적으로 진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동굴벽화를 그렸고 시체를 매장했다.  그들은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직립인간)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들 중 약간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현생인류)라 불러도 좋으리라고 생각된다. 과학이 갖다 붙인 이름이니까 아무래도 좋다. 그러나 아담은-그런 말을 내가 만들 수 있다면-최초의 호모 디비누스(homo divinus, 신적인 인간) 였다. 아담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고 성경이 말해준 최초의 사람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의 한글 번역판인「성경연구입문」(서울 : 한국성서유니온, 1981)엔 죤 스토트가 아담 이전의 인류를 언급한 부분을 번역할 때 모두 삭제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 페이지나 되는 원문의 내용을 한국 성서 유니온이 번역할 때 삭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한국 신학계에서 아담 이전의 인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나타내 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원래의 글을 보면 아담 이전의 인류를 죤 스토트가 인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구약 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아쳐(G.L.Archer)도 아담 이전의 인류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아담 이전에 인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사실 신학적으로 이들이 어떤 체계적인 이론이 있어서 성서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생각되어 받아들여지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입장은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불가사의한 고대의 유적들이나 방사성 동위원소에 의한 지구와 인류의 출현연대 측정에 관한 과학의 성과를 무리없이 성경과 함께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가인이 만날까 두려워했던 사람의 존재(창4:14)나 창세기 6장과 관련된 난제인 '하나님의 아들과 사람의 딸들'에 대한 해석에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즉 하나님의 아들들은 생령인 아담의 후예이고, 사람의 딸들은 영이 없는 사람의 후예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맺음말.
먼저 결론부터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우리 CBA는 캠퍼스에서 복음적인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예수님의 지체입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김기동 목사의 귀신론과 창조론에 관한 부분은 앞으로 좀 더 연구할 분야라 할 수는 있어도, 이런 문제로 우리를 이단이라고 매도해서는 곤란합니다. 우리 CBA는 예수님의 지체요, 정상적인 하나성의 자녀들의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베뢰아 운동은 신사적인 태도로 성경을 배우자는 선한 뜻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성경은 신화가 아닙니다. 이 성경을 닳고 성경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 누가 이것에 대해 반대하시겠습니까? 베뢰아 운동은 성경닮기 운동입니다. 누가 베뢰아 운동을 반대하시겠습니까? 다행히 지금도 CBA나 베뢰아운동의 선한 뜻을 이해하고 후원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교회성장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Peter Wagner박사는 그의 저서 「제3의 바람」에서 김기동 목사와 성락교회를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초대형교회의 하나로 소개하셨습니다.「세계 20대 교회들」(The World's 20 Largest Churches)의 저자인 John N. Vaughan 박사도 「Absolutely Double」이란 제목으로 성락교회의 놀라운 성장 이야기를 쓰셨습니다. 캐나다의 복음적 신학대학인 CCC(Canada Christian College)의 엘머 맥비티(Elmer S. McVety)와 그의 아들 찰스 맥비티(Charles S. McVety)학장 역시 성락교회와 협력관계 속에서 일해왔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한국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협력이 이토록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그 이유가 CBA나 베뢰아에 대한 기존 교단이나 선교단체의 이해 부족과 서로 간에 존재하는 신앙 스타일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CBA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선교단체입니다. CCC와도 다르고 네비게이토나 UBF와도 또 다릅니다. 그러나 한사랑 선교회나 예수전도단은 어느 정도 우리를 이해하기가 쉽다고 생각됩니다. 그 모임 역시 성령의 능력이나 사역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나름대로 여전히 독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CBA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임이라는 사실입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하고 싶은데 나는 대학시절 네비게이토 선교회에서 잠시 활동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미 여러 해 동안 교회를 다니고 있었으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구원에 대해 무지했던 나를 당시 선배였던 분이 놀라운 개인적인 관심과 보살핌으로 마침내 그리스도 안에서 중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건강이 안 좋아서 계속 선교회 활동을 할 수 없었지만 그후 나는 네비게이토맨들의 성실하고도 본이 되는 생활을 배우고 싶었고 성경공부와 전도에 누구보다도 열심인 모습을 닮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내가 CBA에 속해 활동을 하고 있었을 때 나를 네비게이토로 인도했던 형제와 방언이나 신유, 귀신추방에 대해 서로 얘기한 기억이 납니다. 사실 네비게이토 선교회에서는 방언은 없어졌다고 말을 합니다. 신유와 귀신추방도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치죠. 입장이 서로 다른 것입니다.

요즈음 대학생 성경읽기 선교회(UBF) 수양회에서 CBA를 이단으로 다루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나는 UBF를 대단히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UBF가 한국에서 시작된 선교단체라는 사실, 그러면서도 전세계의 캠퍼스에 복음을 전하는 활발한 평신도 선교사역을 감당해 내는 단체라는데 있습니다. 대학생 시절 나는 네비게이토 형제들이 다른 지체를 부러워하지 않았지만 UBF만은 상당히 부러워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나는 UBF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UBF 세계 대표인 이사무엘 선교사와 잠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은 베뢰아를 하나의 성령운동으로 이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성령운동에 대해 두 가지 문제 지적을 하셨는데, 첫째는 성령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체험 때문에 교만해서 체험이 없는 사람을 무시한다는 사실입니다. 둘째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고 자기 영광을 추구하기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자신의 스텝 중에도 성령운동에 빠진 사람이 있어서 몇 명을 잘라버렸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얼굴을 맞대놓고 이단이라고 할 수는 없어서 그 정도로 말씀하셨는지는 몰라도 평소에 내가 사모하던 분 중에 한 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 말씀을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우리 역시 체험만 강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있고 그리하여 더욱 온전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CBA는 사실 UBF나 네비게이토 못지 않게 재생산과 일대일 제자사역에 대해 열려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런 단체의 신사적이고 성서적인 모습이 있다면 배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우리가 이런 단체만큼 철저하게 제자훈련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 하나 CBA가 캠퍼스에서 가장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느낌을 갖는 단체가 있다면 예수전도단인데 예수전도단의 「하나님 정말 당신이십니까」, 「네 신을 벗으라」, 「벼랑끝에서는 용기」와 같은 책들은 CBA에서 상당히 많이 읽혀지는 책입니다. 너무나 아름답게 주님을 위해 헌신하고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살고 믿음으로 도전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CBA는 그 동안 「예수님이 좋은 걸 어떡합니까? 」로 캠퍼스 내에 이미 잘 알려진 단  체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활동에 의해 CBA가 한국교회와 캠퍼스 선교단체 속에서 주님을 사랑하는 복음적인 지체로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도 감히 지적하고 싶습니다. 현재 한국교회에는 김기동 목사의 메시지와 능력에 자극받아 주님께 헌신한 목사와 선교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김기동 목사나 CBA회원들 모두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엄연한 지체들입니다. 신학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김기동 목사의 입장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그분의 설교집만이 책으로 나와 있고(신학적인 문제와 관련된 김기동 목사의 책은 대부분 직접 저술한 것이 아니라 설교 내용을 테이프으로 듣고 다른 사람이 책으로 낸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 집필한 베뢰아의 기본 텍스트가 한 권도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말은 글만큼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오해를 사기도 훨씬 쉬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는 한국교회 내에서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연합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베뢰아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많은 한국교계의 지도자들과 김기동 목사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있었으면 합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오셔서 바로잡아 주시고 우리도 주 안에서 온전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방적인 저주와 심판으로 일관하는 것보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겠습니까?

본 <교회와 신앙>지 지난 3월호 '대학이 죽어간다'는 기사를 담당한 기자는 CBA를 가리켜 기독대학인들이 이단임을 가장 분별치 못하는 단체라고 소개하고, 이단집단은 "한두 번 훈계한 후에 멀리하라"는 기존의 이단종파에 대한 교육에서 보다 진일보하여 각종 이단들이 왜 이단인지 성도들에게 자세히 교육시켜야 한다는 C.C.C. 서울지구 김동환 간사의 말을 인용하여 CBA에 대한 대학인들의 대응이 이와 같아야 한다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과 직접 대화한 결과 기자 자신이 CBA가 정말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너무나 놀라운 사실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스도의 지체를 그렇게 쉽게 이단이라고 정죄하다니 말입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서로 지체입니다.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예수님을 위해서 모든 일에 서로 협력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작은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를 확대시켜서 이단 운운하는 것은 가당치 않습니다. 현재 CBA를 이단으로 심판하고 저주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 크게 상처를 주는 행위라고 봅니다. 차라리 잘못된 것이 있으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CBA에 와서 가르쳐 주고 바로잡아 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CBA나 베뢰아에 대한 이단 운운은 너무도 큰 정신적 살인행위요, 하나님 앞에 용납되기 어려운 큰 범죄라고 생각됩니다. 그리스도인끼리 함께 힘을 모아도 잃어버린 영혼들을 전도하고 그들을 양육하기에 바쁩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예수님의 한 지체에 이토록 상처를 주고 이단으로 정죄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아직도 CBA를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지상(지상)을 통해서 좀더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앞으로 지체들 간에 예수님 안에서 신뢰관계가 더욱 두터워져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협력하여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온전히 이루어갈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 CBA의 연약한 점을 용서하시고 예수님의 한 지체로서 포용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4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