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회 순서지와 여호와의 증인이 교리를 설명하며 기록한 메모지

“여호와의 증인, 즉 우리 입장에서는 일반 교회가 이단입니다. 일반 교회는 우리의 존재를 싫어합니다. 그래서 우리를 이단이라고 합니다”
“여호와의 증인들은 성경대로 100% 그대로 살려고 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자기에게 맞는 것만 하려고 합니다. 여호와의 증인은 성경대로 집총을 거부합니다. 성경에 전쟁연습을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수혈도 거부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성경대로 하지 않습니다.”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경기 지역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집회 기간 중 기자를 만난 주최측 핵심 신도들의 기성교회를 향한 성토다. 한 마디로 여호와의 증인, 즉 자신들은 옳으며 기성교회는 틀리다는 식이다. 심지어 기성교회를 향해 ‘이단’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들이 언급한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은 집총 거부, 수혈 거부, 정치 참여 금지 등이다. 즉,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그것들을 지키는데 기성교회는 집총, 수혈, 정치에 모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새신자 입장으로 집회에 참석한 기자가 “교회와 여호와의 증인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신도들의 입에서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 내용들이다.

지난 7월 26일부터 오는 8월 7일까지 13일 동안 여호와의 증인 지역대회가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 경기 지역 신도들을 4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1개 구역이 3일씩 연속해서 집회를 갖는 것이다.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일종의 수련회인 셈이다.

기자는 3일간 열리는 첫 번째 집회 기간 중 27, 28일 양일 그들의 집회에 참석해봤다. 집회 참석 신도 수는 약 5천명이었다. 4번의 집회에 비슷하게 모인다면 이번 집회 전체 참석하는 신도들의 수는 약 2만명이라는 말이 된다.

성경 대신 그들만의 경전과 노래집 사용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서 오후 5시 경에 마치는 이들의 집회는 주로 강연 중심으로 이루어져있다. ‘노래 69번’, ‘연사’, ‘회중’ 등 낯선 용어와 함께 기성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경과 찬송이 아닌 그들만의 경전과 노래집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강사를 ‘연사’로, 강의를 ‘연설’로 언급하며, ‘강의를 듣다’를 ‘연설을 즐기다’로 표현하는 것이 이채로웠다. 사회자가 강사를 소개하며 “연설을 즐기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사의 강의가 진행되는 중에 기성교회 집회에서 흔히 사용되는 ‘아멘’이라는 청중의 반응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중간중간에 박수를 치는 정도였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기성교회 교인들에게 접근할 때 사용되는 ‘파수대’라는 그들의 잡지도 강의용 교재로 사용되고 있었다.

27일 집회 후, 기자는 자신을 집회 보도봉사팀 소속이라는 한 신도를 만났다. 그는 기자에게 “이단이 무엇이냐?”는 적극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예수를 잘못 믿는 것”이라고 대답하자, 그는 기대했던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 그렇게 생각하냐”고 대답한 후 “정통교리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즉, 그는 기성교회가 정통교리에서 벗어났으며 자신들만이 정통교리를 지키고 있음을 주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기성교회가 힘의 논리로 자신들을 이단으로 몰아 가고 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기독교계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해가며 기성교회가 오히려 이단임을 입증해보려고 애쓰기도 했다.

이번 집회 진행 요원 중 한 사람인 또 다른 신도 역시 기성교회를 성토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교회는 자기에게 맞는 것, 현실적으로 맞는 것만을 하려고 한다”며 그 이유로 집총, 수혈 등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총(병역) 거부, 수혈 거부 등의 반사회적 용어는 여호와의 증인을 설명하는 용어가 된 듯하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 의한 그러한 반사회적 행동이 심심찮게 언론에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 여호와의 증인 집회 순서지

반사회적이며 비인간적인 이단

지난 4월 17일에도 10대의 백혈병 환자가 수혈을 거부하다 숨진 사건이 알려져 사회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환자가 숨진 이유는 수혈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호와의 증인을 탈퇴한 김승환 씨는 “수혈을 하면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조직 내에서 제명당하는데 이것은 신도들에게 ‘극형’과도 같은 의미”라며 “제명은 곧 지옥행이라는 영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죽음을 택하더라도 수혈을 거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여호와의 증인의 교리는 자살방조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 또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자신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겠다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관한 문제다. 이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여호와의 증인이 집총과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국가와 정부를 사탄의 조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는 “스스로 자신들의 양심을 속이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형택 목사(예장합신 이단사이비 대책위원)는 “잘못된 성경해석이 그릇된 행동을 낳게 한다”며 “여호와의 증인은 삼위일체 등 성경의 기본적인 교리부터 잘못해석하고 있는 이단”이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계속해서 “국가를 사탄의 통치체제로 보아 병역을 거부하고, 투표도 하지 않고, 수혈도 반대하는 비인간적, 반사회적인 행동들은 잘못된 것”이라며, 여호와의 증인측의 운운하는 ‘양심적 행위’ 논리에 동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