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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인간복제가 가져 올 미래의 참상
재미와 메시지 두 마리 토끼 잡은 수작
2005년 07월 28일 (목)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 영화 <아일랜드>의 한장면
“처음 영화를 구상했을 때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공상 SF영화였는데, 한국에서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해 영화는 허구가 아닌 사실이 돼 버렸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일랜드(The Island)>의 제작자 윌터 파크스가 한 말이다. 인간복제에 대한 찬반 공방은 전 세계적으로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황우석 교수로 인해 은연 중 찬성표를 던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 분위기는 어느 정도 변화할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여름이면 항상 신나는 영화를 들고 찾아와 흥행전선을 평정하던 마이클 베이 감독이 인간복제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기 2019년. 복제 인간을 만드는 회사 메릭 바이오테크는 2천500명의 복제 인간을 만들어내 고객이 필요로 할 때까지 철저한 통제로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복제 인간을 신청했던 고객이 출산을 하고 싶거나, 장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복제인간들이 희생되면서 고객의 삶을 좀 더 영위시키는 방식이다. 자신들이 상품인줄 모르고 지내는 복제인간들은 지구오염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간으로 세뇌되어 있고, 고객의 요청으로 처분되는 날을 지상낙원 ‘아일랜드’로 가는 날이라고 믿고 있다. ‘링컨 6-에코’(이완 맥그리거)는 우연히 자신들의 정체를 알게 되고, 다음날 아일랜드로 떠나게 될 자신의 연인 ‘조던 2-델타’(스칼렛 요한슨)와 함께 탈출을 감행한다.

<아일랜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나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 혹은 <에일리언>시리즈와 동일선상의 암울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화면은 언급한 작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밝고 경쾌하다.
또 <더 록>, <콘 에어>, <아마겟돈>, <진주만> 등 여름 액션 블록버스터의 대가인 마이클 베이 감독 특유의 액션으로 인해 영화의 겉치장은 액션영화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단순한 액션뿐이었던 전작에 비해 메시지를 강조한 부분에 있어서 전작보다 진일보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장기공급를 위해 생성했던 복제인간들이 스스로 의식을 찾아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상황. 이제 곧 현실이 될 것 같은 이러한 설정이 영화적으로 독특하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아일랜드>는 지독하리만큼 철저히 재미를 추구하였고, 그 결과 과연 올여름 흥행평정을 예고할 만큼 재밌는 영화로 등장했다.
감독의 전매특허인 자동차 추격신을 비롯해서 쫓는 자와 도망가는 자의 팽팽한 긴장감이 시종일관 빠른 템포로 진행된다. 아무리 첨예하고 심각한 논쟁거리라도 쾌감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영화는 파괴의 쾌감을 극대화 하고 있다. 영화는 새로운 인간의 창조와 기존 인간이 만들었던 것들의 파괴를 통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영화는 막연하게만 생각해 왔던 인간을 복제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장기만을 생성해서는 완벽하지 못해 인간 자체를 사육한다는 설정은 배아복제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복제된 개체가 소유주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무참히 제거될 수 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 두 시간이나 펼쳐지고 있으니 인간복제에 완벽하게 반대하는 영화임에 분명하다.

<아일랜드>는 단순한 액션 영화를 넘어선다. 비록 파괴의 쾌감을 이용해 재미를 추구했으나, 복제인간의 소재를 사용함으로 본의 아니게 액션영화의 선을 넘었다. 터지고, 부서지고, 뒤집어지는 최고급 자동차들을 보면서 열광한 젊은 관객들은 영화관을 나서며 인간복제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갖게 된다는 점에서 <아일랜드>는 재미와 메시지, 두 토끼를 잡은 수작이라 할 수 있다.

몇 년전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우리나라 사람이 나선 적이 있었다. 당시 전 국민이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우리나라 출신 IOC 위원장이 나오길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 때 그 후보는 현재 공금횡령으로 구속됐다가 가석방 된 상태다. 그 때 잠깐이나마 마음속으로 당선되길 원했던 모습이 부끄럽다.
현재 배아복제를 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태도도 그 때와 유사하다. 좀 더 객관적이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시기에 등장한 <아일랜드>는 그래서 더 반가운 영화다. 특히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던 배아복제에 대한 태도에는 <아일랜드>가 막중한 영향을 끼칠 듯하다. 고작 영화 한편이 가능할까? 젊은층은 안보고 못 버틸 정도로 재미있으니 허황된 기대는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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