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열 목사(말씀사역원장)

일천 번제를 일천 번제 헌금으로 적용할 수 있는가?

일부 많은 교회에서 '일천 번제 헌금'이라는 명목으로 성도들에게 헌금을 시행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성도들은 그것을 축복 받은 비결이라고 생각하면서 시행하고 있다. 일천 번제 헌금이란 솔로몬의 일천 번제에 근거를 두고 있다. "솔로몬이 하나님 앞에 일천 번제를 드리고 나서 큰 축복을 받았듯이 우리들도 솔로몬처럼 일천 번제 헌금을 드려서 축복을 받자"라고 한다. 이와 같은 성경 해석과 적용이 가능한지를 살펴보면서 이 같은 성경 이해와 적용은 무엇을 오해했고 어떻게 진리를 왜곡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성경을 사사로이 풀지 말라
대법원 판사가 공정한 재판을 위하여 먼저 헌법을 바르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듯이 우리들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오늘 우리들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해석이 필요하다. 성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적용이 달라진다.

물론 성경을 읽기만 해도 우리들에게 은혜가 된다. 그러나 때로는 성경은 해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베드로 사도는 이런 말씀을 해 주고 있다. "또 그 모든 편지에도 이런 일에 관하여 말하였으되 그 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니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다른 성경과 같이 그것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느니라."(벧후 3:16) 

여기서 "억지로 풀다"라는 말은 "단어의 의미를 곡해하다"라는 뜻이다. 성경을 곡해하여 자신의 이론에 성경을 적당히 끌어들여 자신의 마음에 내키는 데로 사사로이 푸는 것은 결과적으로 자멸에 이르게 될 것이다(벧후 1:20).

"우리는 수다한 사람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혼잡하게 하지 아니하고 곧 순전함으로 하나님께 받은 것 같이 하나님 앞에서와 그리스도 안에서 말하노라"(고후 2:17) 여기 "혼잡케 하다"라는 말은 하나님의 말씀을 포도주에 물을 타듯 묽게 해서 변질시킴으로 자신의 이익을 챙긴다는 말이다.

이상과 같은 말씀을 종합해 볼 때 성경에 대한 오해나 왜곡은 엄청난 결과로 우리 성도들의 영혼을 황폐화 시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천 번제 헌금의 근거
우리 성도들이 행하고 있는 일천 번제의 헌금이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는가? 이 같은 질문에 필자는 단호하게 "없다"라고 말하고 싶다. 성경에서 그 근거를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 사람들의 마음 저변에 자리잡고 있는 무속종교에서 가지고 온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해 본다.
이방 종교는 언제나 어떤 특정한 장소나 특정한 시간을 절대시한다. 그리고 인간의 정성을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로 신에게 접근하고 그 신으로부터 복을 받고 문제를 해결 받는 비결로 말한다. 정성을 다하여 백일, 천일을 기도하고 정성스럽게 복채를 드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성경은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시간에 맞추어 정성을 다하여 일천 번의 헌금을 하면 복이 온다고 말하지 않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하나님의 은총이 임한다고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하나님의 그 어떠한 은총도 주신 일이 없다(칼빈). 우리들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영생과 희망과 복이 주어짐을 알아야 한다.

일천 번제 헌금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솔로몬이 일천 번제를 드렸다는 사실에서 그 근거를 찾고 싶어한다. 만약에 솔로몬의 일천 번제를 오늘날의 일천 번의 헌금으로 적용한다면 그 사람은 성경을 왜곡하고 솔로몬의 일천 번제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신 하나님의 구속을 외면하는 자로서 마땅히 지적 당해야 한다. 언제나 사탄은 성경을 왜곡하게 하므로 성경의 구속 진리를 약화 내지는 무시하게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천 번제와 구속(예수 그리스도)
솔로몬의 일천 번제는 헌금이 아닌 하나님의 구속으로 적용해야 한다. 성전이 아직 완공되기 전에 솔로몬이 일천 번제를 드렸다. "이에 왕이 제사하러 기브온으로 가니 거기는 산당이 큼이라 솔로몬이 그 단에 일천 번제를 드렸더니"(왕상 3:4) 이 일천 번제는 일천 번의 번제를 드렸다는 말이 아니다. 한 번 번제를 드리는데 희생의 제물이 일천이라는 말이다.

이 일천 번제의 기록이 역대하에도 기록된다. "여호와 앞 곧 회막 앞에 있는 놋단에 이르러 그 위에 일천 희생으로 번제를 드렸더라"(대하 1:6) 일천 희생으로 한 번의 번제를 드렸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말씀을 오늘날에 일천 번의 헌금을 드리자라고 한다. 차라리 이런 식으로 적용하려면 한 번 예배를 드릴 때 헌금 봉투를 일천 개를 드려야 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런 성경 말씀을 이런 식으로 적용한다는 것은 구약의 제사에 대한 잘못된 해석 때문이다. 구약 성경에 이런 말씀도 있다. "나귀의 첫 새끼는 어린 양으로 대속할 것이요 그렇게 아니하려면 그 목을 꺾을 것이며 네 아들 중 장자는 다 대속할지며 빈손으로 내 얼굴을 보지 말지니라"(출 34:20) "빈손으로 오지 말라"고 했다고 해서 부흥회 때에 빈손으로 오지 말고 꼭 헌금을 가지고 오라는 말로 적용하는 것도 성경을 잘못 이해한 결과이다.

구약 성경에서 제사와 제물에 대한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생명과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제사와 제물이 놓여져 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죽고 사는 문제이기에 더욱 중요했다. 죄를 범한 백성들이 죽어야 하고 하나님의 심판과 저주의 형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백성들에게 제물을 준비해서 제사를 드리라고 한다. 그러면 백성들의 죄에 대한 저주를 당사자에게 묻지 않고 대신해서 제물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제물은 제물을 드리는 자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하나님의 저주를 받는다. 즉 희생을 당한다. 그래서 그 제물을 "희생의 제물"이라고 한다. 제사와 제물은 하나님의 대속, 혹은 구속을 보여준 진리이다. 신약에서는 그 제사와 제물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취되어 우리 죄를 대신 해서 십자가에서 희생을 당하신 예수님을 말씀한다.

이런 의미에서 구약 성경에서 제사를 드리지 않고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그들은 죽음을 면치 못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빈손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고 이런 구속의 진리를 보여주기 위해서 솔로몬으로 하여금 제사를 드리게 했던 것이다.  솔로몬의 일천 번제를 비롯한 모든 제사와 제물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적용할 때는 헌금(물질)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속의 진리로 적용해야 한다.

맺는 말
성도들에게 헌금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성경을 곡해하면서까지 헌금을 강조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헌금에 대한 동기부여를 세상적인 방법이나 무속종교에서 사용되어진 인간의 종교적 본능을 부추겨서 헌금을 하도록 강요할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총에 대한 감격의 표현으로 헌금과 봉사와 헌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일천 번제의 헌금을 은혜의 감동으로 했다고 할지라도 그 일천 번제를 통해서 주신 구속 진리를 내가 받은 은혜가 무효화 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무효화 시켰다면 내가 받은 은혜는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