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열 목사(말씀사역원장)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니라."(고후 8:9절)

우리 인간은 돈의 노예가 되어 살아간다. 돈을 얻기 위해서 자신이 죽는 것 말고는 무엇이든지 다 하려고 한다. 돈이 없으면 한 순간도 세상을 살아갈 수 없어 보인다. 물론 돈에게는 어떤 생명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 돈 때문에 우리는 많은 아픔과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돈 때문에 남을 죽이기도 한다.

그러나 돈은 좋은 일을 하기도 한다.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을 돕는 선한 일을 하기도 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도 한다. 그 돈이 누구의 손에 들려져 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르다. 우리들은 그 돈을 주신 하나님의 뜻대로 잘 사용해야 한다.

연보를 통한 성도 섬기는 일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연보를 권면을 하기 전에 마궤도냐교회 성도들의 아름다운 연보의 모범을 이야기한다. 어떤 모범인가? 고후 8:1-3절에 기록된다. ① 환난의 많은 시련 가운데서 풍성한 연보를 하게 했다. ② 넘치는 기쁨과 극한 가난이 풍성한 연보를 하게 했다. ③ 힘대로 할 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 했다.

마케도냐 지역에 있는 교회가 어떤 형편에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들의 헌금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 마게도냐 지방은 로마의 식민지이다. 마게도냐 지역은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전쟁으로 황폐화 되어졌다. 로마는 마게도냐 지역의 자원들을 약탈해 갔다. 이런 일로 인해 이 지역의 교회들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그 마게도냐 지역의 교회 성도들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를 간직하였다. 자신들도 어렵게 살면서도 더 어려운 교회와 이웃을 위해 연보를 했다.

우리들의 옛 속담에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의 심정을 알고 돕는다"라는 말이 있다. 교회에도 보면 결국 어떤 자들이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고 헌금생활을 하는지를 보라. 비록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구원을 간직한 하나님의 사람들은 언제나 열심이었다. 경제가 어렵다는 것이 연보하는 일을 중단하게 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더욱 풍성한 연보를 하게 하는 힘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었다. 그 같은 하나님의 은혜가 어려움에 빠져 있는 성도들을 구제하는 성도 섬기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했다.

고후 8:4절에 "이 은혜와 성도 섬기는 일에 참여함에 대하여 우리에게 간절히 구하니"라고 한다. 이 말씀은 마게도냐 교회 성도들은 바울에게 다른 교회 성도들을 구제하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간절히 청했다. 쉬운 말로 그런 좋은 일이라면 나도 연보에 동참하겠으니 꼭 허락해 달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바울은 마게도냐교회 성도들의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고린도교회에 자랑삼아 말하고 있다.

고후 8:5절에 "우리의 바라던 것뿐 아니라 저희가 먼저 자신을 주께 드리고 또 하나님 뜻을 좇아 우리에게 주었도다"라고 한다. 이 말씀은 마게도냐 교회가 바울의 기대 이상으로 연보에 동참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돈만 바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들을 하나님께 드리고 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연보을 바쳤다. 돈이 있는 곳에 우리들의 마음이 따라간다. 하나님께 헌금한다는 것은 하나님께 마음이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이런 모습이 우리들에게 있어야 한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연보를 권면한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연보를 하라고 이야기하면서 미리 마게도냐교회 성도들의 연보에 대한 열심과 열정을 이야기한 것은 서로 경쟁심을 유발시키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 고후 8:8절에 "내가 명령으로 하는 말이 아니요 오직 다른 이들의 간절함을 가지고 너희의 사랑의 진실함을 증명코자 함이로라"고 한다.

이미 1년 전에 고린도 교회가 연보를 약속했다. 즉 구제 헌금을 하기로 약속했다는 말이다. 그때 그 약속은 자원하는 마음으로 했다. 그 마음은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한 구제헌금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은혜에 감동을 받아서 헌금을 하고 봉사를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갖고 나면 당장 다른 마음이 접근해 온다. 그래서 갈등하게 된다. 내가 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러나 언제나 처음 생각은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라는 것을 알자. 한 번 마음에 작정하였으면 그 감동과 은혜와 믿음을 밀고 나가야 한다. 그리할 때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1년 전에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하기로 했던 그 연보를 지금 실행하므로 그들의 사랑과 진실과 은혜를 확인해 보라고 한다. 우리들이 과연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한다면 우리들은 그 믿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행동으로 실행에 옮김으로 우리 마음속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진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연보의 정신
연보는 한자로 버릴 연(捐), 보탤 보(補) 해서 '연보'라고 한다. 내가 헌금을 하는 것만큼 지출된다. 그러나 지출된 것만큼 다른 사람에게 보태어진다. 이 말은 내가 희생을 하는 것만큼 그 희생을 덧입고 덕을 볼 우리 이웃 형제가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연보의 정신이다. 이 같은 정신을 다음과 같이 신약의 원리와 구약의 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신약의 원리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니라"(고후 8:9절)

바울은 언제나 무슨 이야기를 통해서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했다. 결혼 이야기를 통해서도 오직 예수 복음을 증거한다. 또한 돈 이야기를 통해서도 오직 예수 복음을 증거한다. 이런 복음 때문에 연보와 헌금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희생해서 우리 이웃 형제에게 보탬이 되게 한다는 이 연보의 이야기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한다. 어떤 복음인가?

예수님은 원래 높고 높은 영광의 보좌에 계셨던 부요하신 분이셨는데 우리들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셔서 이 땅에 오신 것은 가난하고 죄 많은 우리들을 부요케 하려고, 즉 구원하려고 오셨다. 이것이 곧 연보의 원리이다. 우리들은 연보를 통해서 이런 예수님을 늘 기억해야 한다. 단순히 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 돈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를 전달하고 싶어하신 것이다.

둘째, 구약의 원리이다.
고후 8:12절에서 바울은 기쁜 마음으로 자기 형편에 맞게 바치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쁘게 받으실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없는 것을 억지로 바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또한 우리들이 없는데 헌금을 하라고 하지도 않는다. 할만 하고 받으실만 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요구하신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것을 기쁘시게 받으시면 그것은 정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연보를 강조하면 자칫 "우리들만 힘들고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어려운 형제들을 지금 도와주면 그 어려운 형제들은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가 어려움에 빠진다면 우리들의 도움을 받았던 그들이 또 우리들을 도와 줄 것이다(고후 8:14절). 서로 돕고 힘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을 서로 "평균케 하려 함"(고후 8:14절)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에서 만나를 주시는 것과 연결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날 그날의 일용할 양식을 주셨다. 그날 많은 만나를 거둔 자나 적게 거둔 자나 하루 식량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많이 거두어도 하루 식량, 적게 거두어도 그것은 하루 식량이었다(고후 8:15절).

마찬가지로 우리가 헌금을 했다고 해서 하루 세끼를 못먹는 것은 아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하루하루 일용할 양식을 책임지신다. 그러니 우리들이 욕심을 부리지 말고 서로 돕고 지내야 한다. 헌금할 때는 우리가 다같이 동참하자. 돈 욕심과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더 잘 사는 것은 아니다.

맺는 말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물질을 필요하다고 하시면 우리들은 기꺼이 드릴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축복으로 우리들에게 물질을 주셨다면 우리들은 그 물질을 잘 사용해야 한다. 드릴 때는 드려야 하고 남을 도울 때는 도와야 한다.

이스라엘의 사해가 있다. 사해란 죽음의 바다라는 뜻이다. 왜 죽음의 바다인가? 사해에 물이 들어오는데 나가는 통로가 없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그 강은 고이게 된다. 혹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물질을 주시는데 우리가 그 물질을 내보내지 않으면 죽음의 바다와 같이 썩고 말 것이다. 퍼내면 다시 들어오게 되는 이치를 알자.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