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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善 보다 영적선 구하라
공리적 선만으로는 절대적 선 이룰 수 없다
2004년 10월 13일 (수) 00:00:00 최삼경 목사 sam5566@amennews.com

 

   
▲ 9월 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소망교회에서 개최된 예장통합 89회 총회.
세상 어디에도 정치는 있으며, 또 있어야 한다. 정치는 세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나 노회나 총회에도 있다. 그런데 교회는 비록 정치가 필요하지만 정치적 단체는 아니다. 교회는 정치적 선이 지배해서는 안 되는 단체이다.
교회는 영적 선이 지배해야 한다. 정치적 선이 영적 선보다 더 앞서는 교회는 이미 타락한 교회든지 아니면 지금 타락해 가고 있는 교회이다. 정치적 선은 공리적 선으로 그것만으로는 영적 선, 즉 절대적 선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교회는 주님의 뜻은 이루기보다 사람의 뜻만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공리적 선이 이루어졌다고 하여도 하나님 앞에는 선이 아니라 오히려 악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교계에 “총회를 섬긴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 옳은 말로 생각하고 듣고 사용한다. 그러나 이 말은 총회라는 우상을 만들어 놓고 ‘총회 섬기기’ 내지는 ‘권력 차지’하기를 위하여 사용하는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교회가 총회를 섬겨야 한다는 말보다 총회가 교회를 섬겨야 한다는 말이 더 옳다고 본다. 총회를 섬긴다는 말은 교권주의적이고 정치적인 말로는 아무 의심도 없이 옳은 말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 말에는 총회가 교회 위에서 군림하고 다스리고 지배하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미국 교회의 경우 50% 이상이 교단에 소속하지 않고 있으며 그런 추세가 한국에도 나타나고 있다. 총회 자체가 필요 없다거나 본질적으로 비성경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정치인들에 의한 정치인의 총회가 될 때 총회는 영적 선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세상의 정치 집단과 별로 차이가 없는 집단이 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꾼들은 말할지 모른다. 그나마 자신들이 교계에서 손을 떼면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얼마든지 정치적 선에 의해서도 그 나름대로 질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영적으로 보면 악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러시아는 마피아가 지배하는 나라라고 한다. 돈 뒤에는 항상 마피아의 손길이 숨어 있다. 러시아에 가보면 민간인이 대낮에도 공공연히 기관총을 메고 철대문으로 된 마피아 두목의 집을 지키고 있는 것을 목격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마피아의 영향력이 국가 공권력의 힘보다 더 크다고 말할 정도라고 하니 무섭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다.

그런데 놀라운 점이 있다. 그것은 마피아가 그 나름대로 사회적 질서를 유지해주고 있다는 것이며, 그래서 일반인은 마피아를 이용하기도 하고 마피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민간인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경찰에게 도움을 구해 보아야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경찰에게 많은 뇌물을 주어도 정작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마피아를 의지하면 경찰보다 더 싼 값(?)의 비용으로 더 쉽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으면 경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마피아를 찾아간다는 것이다.

 장사를 하려고 해도 마피아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는 장사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정치인이나 검찰이나 경찰의 높은 사람들이 은퇴를 한 후에 마피아의 핵심 간부로 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니 마피아가 무너지면 그 나름대로 유지되던 질서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마피아가 필요하다는 말이나 마피아의 행위가 옳다는 말이 가능하겠는가? 아닐 것이다.

정치적 선이 더 높고 크게 지배하는 교계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조차 모르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회장직이나 감독직은 형식적으로 봉사라고 하지만 사실은 자타가 권력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총회장이나 감독이 되면 권력을 가진 자로서 높임을 받아야 하고, 또 권력을 가지도록 해주었으니 총대들에게 한 턱 내라고 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목사님이 총회장에 당선되자, 다른 목사님이 그에게 “총회장에 당선되었으니 한 턱 내시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총회장이 “한 턱은 내가 당신에게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내게 내야 합니다. 나는 총회장으로 군림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하고 있으니 수고한다고 당신이 내게 밥을 사야지 왜 내가 당신에게 밥을 사야 합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사자에게 직접 들은 얘기이다. 참으로 속이 시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총회장이나 감독이 되면 권력을 얻었으니 그가 밥을 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고하였다고 총대들이 그에게 밥을 사 드릴 수 있는 교회가 될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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