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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한국교회 사활 좌우
맑고 깨끗함, 교회·사회가 해결해야할 급선무
2004년 10월 06일 (수) 00:00:00 최삼경 목사 sam5566@amennews.com

 

우리나라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말이다. 세상 사람은 물론 기독교인들조차도 이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과연 물이 맑으면 고기가 살 수 없는가? 아니다.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물이 깨끗하면 할수록, 맑으면 맑을수록 고기가 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잘 산다고 한다.

실제로 맑은 물에 고기가 잘 사느냐 못 사느냐의 사실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이 말이 우리 민족에게 미친 윤리의식이라고 본다. 이 말에는 고기들이 살게 하기 위하여 물은 알맞게 더러워야 하고, 그러니 혹 물이 더럽더라도 그것을 문제 삼지 말라는 것이며, 심지어 너무 물이 깨끗하면 일부러 물을 더럽혀서라도 고기가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 숨어 있다. 그래서 이 말을 이용하여, 우리 주위에 맑고 깨끗한 사람에게 적당히 살기를 충고하기도 하고, 또한 맑고 깨끗한 사람이지만 나와 관계가 나쁠 때 은근히 그를 폄하하기도 한다.

현재 한국교회를 건강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뜻있는 사람들은 역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물론 이제 한국교회의 모든 소망이 사라졌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아직도 많은 장점이 있고 소망도 있다. 그러나 위기를 알리는 너무나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는 말이다. 즉 신학교의 난립으로 인한 무자격 목회자의 양산, 갈수록 좁아져 가는 전도의 문, 청소년과 새 신자를 잃어가는 현실, 세대간의 갈등, 대형교회가 비난을 받으면서도 또 교회는 대형화 되어가고 있는 모순, 종교까지 지배하는 지방색, 날마다 더 심각해 가는 사이비 이단 문제, 교권주의와 그에 따른 금품선거, 그리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 문제 등이다.

그러나 먼저 가장 큰 문제를 든다면 도덕적 위기라고 보아야 한다. 기독교는 내적으로 보면 도덕적인 종교가 아니라 영적 종교이지만, 외적으로 보면 기독교의 사활은 도덕성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현재 한국교회의 어떤 문제도 도덕성의 상실보다 더 큰 문제는 없다. 교회가 도덕적으로 회복되면 다른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들이기 때문이다. 도덕적으로 건강한 교회가 무자격 목사를 양산할 수 없을 것이며, 지방색이 교회를 지배할 수 없을 것이며, 다툼과 분열을 일삼을 수도 없을 것이며, 교권주의가 판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그 윤리성만 인정받는다면 선교의 문은 자연히 넓어지는 것이 역사적 진리일 것이다.

물론 현재 한국교회 안의 보수와 진보의 갈등 문제는 그 일치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모든 부분에서 보수와 진보의 견해는 평행선을 달리는 기차와 같다. 신학에서는 물론, 노사문제, 대북 문제, 현 정권은 물론 과거 정권에 대한 평가까지도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문제도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피한 시대는 없었다는 점과, 이것 또한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과, 교회가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진정 깨어 있다면 이 문제도 슬기롭게 해결할 길을 찾을 것이란 점에서 먼저 도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맑고 깨끗하면 잘 살 수 없다고 보는 것 같고, 또한 잘 살게 해 준다면 어느 정도 타락은 문제 삼지 않겠고 삼아서도 안 된다는 것이며, 오히려 잘 살려면 어느 정도 타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예컨대 과거에 경제적으로 부흥시켰다는 정권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을 억울하게 죽이고, 그것을 기회로 대통령부터 엄청난 돈을 착복하기도 하고, 법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를 잘 살게 했으니 그것은 문제 삼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나라가 잘 사는 길도 부정부패 청산이 최선의 길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 싱가폴처럼 맑고 깨끗한 나라가 될 때, 우리도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고, 그래야 선진국이 될 의미도 있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나라가 혼돈스럽고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하기 어려운 것도 뿌리 깊은 우리 민족의 비윤리성에서 기인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기독교인들 중에도 유사한 의식구조를 가진 자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교회만 부흥시킨다면 비윤리적이든 이단적이든 문제 삼지 않겠다는 목회자들이 많다. 아니 교회가 부흥되려면 어느 정도의 타락은 감내해야 한다는 식이다. 그보다 교회가 부흥하려면 좀 더럽고 깨끗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교회의 도적성이 회복되지 않고는 절대로 복음화율이 높아질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총회장이나 감독을 뽑을 때 나타나는 금품선거 문제를 보자. 어느 누구 한 사람도 교회 안의 금품선거가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렇게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속으로는 필요악 정도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 교회가 사회와 국가를 향하여 성명서를 발표하는 경우를 본다. 그러나 우리 자신부터가 그 성명서의 내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오히려 교회는 비웃음거리가 되고, 그 성명서는 단지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이용물이 될 뿐 진정으로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성명서가 되지 못한다. 언젠가 어느 교단에서 돈을 많이 뿌렸던 총회장이 국가를 향하여 공명선거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 일이 있었는데 무슨 영향을 미치기는커녕 수치스러운 일로 뜻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교회가 정직하고 맑고 깨끗해지는 것은 다른 어떤 문제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 점에 대한 자성과 회개와 피나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힘쓰는 민족 복음화도 이루어지고, 교회는 사회와 국가를 향하여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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