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열 목사(말씀사역원장)

"예수께서 저를 보시고 가라사대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떻게 어려운지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눅 18:24-25)

우리들은 예수를 믿고 영원한 세계를 바라본다. 그 영원한 세계는 하나님의 세계이다. 영원한 하나님의 세계를 바라보려면 우리들의 영안이 열려야 한다. 이 세상을 보는 눈으로는 저 영원한 하나님의 세계를 바라볼 수 없다. 우리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마음과 의식이 변화되지 안으면 안 된다. 즉 구원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만이 저 영원한 하나님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이 땅에서 영원한 세계를 바라보며 사는 생활을 '신앙생활'이라고 한다. 신앙이란 하나님을 바라보고 앙망한다는 말이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분을 섬기는 생활을 신앙생활이라고 한다. 그 신앙생활은 교회 안에서만 갖는 신앙이 아니다. 교회 밖에서도, 우리들의 삶의 전 영역 속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바라보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들은 이 세상속에서 살되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간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주어진 것은 영원한 생명이다. 이것을 영생이라고 한다. 영생을 소유하며 살아가는 자들에게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들에게 영생이 주어지는가?

어떤 관원의 질문
누가복음 18:18절에 "어떤 관원이 물어 가로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고 묻는다. 여기 '어떤 관원'이란 유대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유대인들은 어떤 자들인가?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들이다. 하나님만 인정하고 예수님은 인정하지 않는 자들이다. 오늘날 '여호와 증인'같은 이단자들과 같다.

이 관원은 누가복음 24:20절에 말씀하신 대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도록 하는 자들이다. "우리 대제사장들과 관원들이 사형 판결에 넘겨주어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눅24:20) 이런 유대인 가운데 한 사람인 어떤 관원이 예수님께 찾아와 질문한다. 질문의 핵심은 "내가 어떻게 하여야 영생을 얻게 되느냐"는 것이었다. 이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자. 이 같은 질문을 하는 자의 의식과 사고는 "하나님에게서 우리들에게 선물로 영생을 주신다"는 개념을 갖고 있지 않다. 인간 쪽에서 어떤 조건을 갖고 있을 때 영생이 주어진다는 개념을 갖고 있는 질문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들에게 영생이 주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무엇을 행해야 영생이 주어진줄 착각하고 있는 질문이다. 이 관원은 유대인의 신앙 풍토 속에서 살았던 자였다. 유대인들의 구원관, 혹은 영생관을 살펴보면 이 관원이 이렇게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알게 될 것이다.

유대인들은 오늘날 우리들처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구원과 영생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거부한다. 아예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 예수님을 믿어야 영생을 받는다는 말은 그들에게 부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들은 어떻게 해야 영생을 소유한다고 믿는가? 우리들과는 전혀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 그들은 구약 모세의 율법을 지켜야 영생을 소유한다고 믿었다. 즉 인간의 행위로 영생을 소유한다고 믿었다. 이런 관원의 마음을 파악하신 예수님은 관원 스스로의 행위로는 영생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기 위하여 유도 질문을 하고 계신다.

관원에게 말씀하신 예수님의 의도
관원이 예수님을 가리켜 '선한 선생님'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여야 영생을 얻느냐고 했다. 이 같은 질문에 예수님은 어떻게 답변하고 계신가?

첫째,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고 반문하고 계신다.
눅 18:19절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두 가지 말씀을 하셨다. ①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②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다.

이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려면 유대 관원이 예수님을 어떻게 부르고 있느냐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이 관원은 예수님을 가리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단순히 예수님을 구약 모세의 율법을 잘 가르치는 랍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랍비란 스승을 의미한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선생으로 부르면 칭찬해 줄만 하다. 그러나 예수님을 그런 선생이 아니라 당시 율법을 잘 가르치는 그런 선생 정도로 예수님을 지칭하고 있다.

그때 예수님은 유대 관원이 이해하고 있는 그런 선생이라고 한다면 자신을 선하다고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선하신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즉 모세 율법을 가르치는 인간 스승들은 선하다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예수님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관원의 말을 무조건 거부해 버린다. 관원이 제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예수님께 거부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자녀가 부모님을 너무나 속상하게 했다고 하자. 그때 자녀가 부모님께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하자. 그때 아버지가 뭐라고 하는가? "더 이상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말라" 이런 말을 들어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는 유대 관원이 제아무리 좋은 말을 했다고 할지라도 예수님은 무조건 싫은 것이다. 그래서 관원이 무슨 말을 하지라도 그 말을 거부해 버린다.

둘째, 모세 율법을 지키라고 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예수님은 관원이 유대인 것을 아시고 그 유대인들이 어떻게 하면 영생을 소유하는지를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누가복음 18:20절에 "네가 계명을 아나니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거짓 증거 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고 했다. 그때 그 관원은 누가복음 18:21절에서 이런 것들은 어려서부터 다 지켰다고 한다. 이렇게 지켰으니 영생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원의 심정을 읽을 수 있다.

예수님은 이 같은 관원의 심정을 읽고 있었다. 누가복음 18:20절 말씀에서 계명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 관원으로 하여금 이 같은 계명을 지키면 영생을 얻는다는 취지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계명을 지킨다고 해서 영생을 얻는 것이 아니다. 또한 반대로 이런 계명을 지켜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알려주기 위해서 예수님은 누가복음 18:20절에서 각종 계명을 열거하셨다. 그런데 자꾸 관원은 예수님의 의도를 모르면서 자신이 그런 계명을 다 지켰다고 말하므로 영생을 얻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들은 여기서 한 가지 깨닫고 넘어가야 한다. 신앙이란 무엇이냐는 것이다. 우리들은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고 영생을 받았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은혜로 선물로 주셨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할말이 없는 자들이다. 우리들에게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우리 이웃을 섬기며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그런데 자기 자신이 무엇이 그리도 잘났다고 자기 주장과 아집을 그렇게 강하게 펴고 있는가? 이런 자들이 과연 하나님으로부터 구원의 은혜를 선물로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들인가?

셋째, 영생을 얻는데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고 말씀한다.
눅 18:22절에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가 오히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하시니"라고 한다.

이 말씀을 읽고 우리들이 영생을 얻으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사실 그렇게 해야 한다면 영생을 소유할 사람들이 있겠는가? 없다. 왜 없는가? 자기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 줄 그런 위대한 인간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소유를 팔아 이웃에게 나누어준다고 흉내를 내는 사람들은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마음 중심에서 이런 말씀을 실천해서 영생을 얻는 자는 이 지구상에 단 한 명도 없다.

우리들은 단돈 몇천 원을 헌금하는 것도 쩔쩔매지 않는가? 만약에 헌금을 많이 해야 영생과 구원을 얻는다고 하면 한 사람도 이 교회에 나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 그런가? 우리들은 이 세상에서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예수를 믿어도 돈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헌금하지 않고도 교회 다니는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참으로 불행한 일들이다. 헌금을 전혀 하지 않고도 교회에서 큰소리치는 길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나님은 우리들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주었기 때문에 영생을 주신다고 말하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유대 관원에게 모든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를 따르라고 하신 말씀은 실제로 그렇게 하라는 말이 아니다. "네 스스로의 행위로는 영생을 얻는데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예수님의 의도했던 대로 눅 18:23절에 "그 사람이 큰 부자인고로 이 말씀을 듣고 심히 근심하더라"고 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신다
자신의 재산이 많음으로 근심하며 떠난 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예수님은 계속 말씀을 하셨다. 눅 18:24-25절에 "예수께서 저를 보시고 가라사대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떻게 어려운지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무슨 뜻인가? 약대라는 큰 짐승이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부자가 천국 가는 것이 큰 짐승인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은 부자가 천국 가는 것을 아예 포기하라는 말이다. 이때 제자들이 어떻게 오해하는가? 눅 18:26절에 "듣는 자들이 가로되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나이까"라고 근심 어린 질문을 한다.

이 말은 예수님의 제자들도 자신의 행위로 구원을 얻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예수님의 이 같은 말씀은 이 땅의 부자들이 천국에 절대로 가지 못한다는 말씀이 아니다. 이 말씀을 잘못 인용하면 돈을 많이 가진 부자들은 천국 못 간다는 말로 이해한다. 그렇다면 가난해야 천국 간다는 말인가? 이런 생각 역시 행위 구원이다. 예수님의 의도는 우리 인간의 행위로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말이다. 즉 돈으로, 재산으로 천국 갈 수 없다는 말씀이지 부자 자체를 천국에 가지 못하고 지옥 간다고 정죄한 말씀은 아니다.

그러면 누가 천국 갈 수 있는가? 즉 어떤 자들이 영생을 얻는가? 그 구원과 영생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 하나님께서 선물로 영생을 주시면 우리들은 영생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누가복음 18:27절에 "가라사대 무릇 사람의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고 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영생 얻는 길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길밖에 없다. 구원받는 길이 여럿이 있는데 예수 믿는 것이 그 중에 제일 좋은 길이다 라고 말한 것이 종교 다원주의 자들의 주장이다. 우리들은 오직 예수밖에 없다. 이것을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니라 유일한 방법, 길이다.

맺는 말
"예수께서 저를 보시고 가라사대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떻게 어려운지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는 말씀에서 돈 많은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 힘들다거나 아예 불가능하다는 말로 해석하고 인용하면 틀린 말이 되어 버린다. 부자이거나 반대로 가난하게 살아야 천국 간다는 말이 아니라 오직 예수를 믿어야 천국 간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말씀을 가지고 부자를 정죄하는 말씀으로 인용하여 성경을 곡해하면 안 된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영생을 소유한 자들이다. 어떻게 해서 영생을 소유하게 되었는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때문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저주 가운데 있는 우리들을 구원해 주셨다. 우리들은 이제 더 이상 저주의 불행 속해서 억압받으며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문제는 저주에서 해방 받은 하나님의 자녀의 모습이 너무나 심각해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예수를 믿어 영생을 소유한 백성 같지가 않다는 말이다. 다시 한 번 우리 자신들을 반성하는 성도들이 되자.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