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가선교회’ 하면 최재하 목사를 떠올린다. 사랑의교회에서 서울 강남의 술집에 있는 매춘부들을 상대로 선교사역을 했던 목회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작년 11월 서울 구로공단 전철역 근처에 ‘남부 사랑의교회’를 설립했다.
구로에서의 교회 개척을 두고 그는 뜻밖의 일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전적인 계획하심과 인도하심이 있었다는 고백이다.

“14년을 넘게 강남에서 술집을 상대로 사역을 했습니다. 그래서 강남을 떠난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술집에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는 것은 일대일 전도사역이기 때문에 시간도 걸리고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제게 좀 더 크신 손길의 소원을 주셨습니다. 부흥이 와서 어둠이 떠나고 많은 사람이 자유함을 얻는 것이었습니다.”

강남역 부근은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독특하다.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매춘과 술집, 원조교제 등 성적인 타락이 심한 곳이다. 겉보기는 화려하지만 내면은 환락과 돈이 우상이 된 가나안 땅이라고 최목사는 지적한다. 더구나 그가 맡았던 반포지역은 그 지역을 중심으로 들어선 점집이 즐비했다. 하나님은 최 목사가 개척을 하기 전 그 지역을 통해 지역을 사로잡고 있는 악한 영들과의 전쟁을 경험하게 했다.

“무속신앙의 영향력이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점집이 군락을 이루고 그 가운데 한 교회가 있었는데 그 교회 목사님이 병이 들어 돌아가셨습니다. 귀신이 목사를 이겼다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하나님이 높아지지 않고 명예가 실추된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교구 성도들과 새벽기도가 끝나면 그 지역에 가서 지역을 돌며 땅 밟기 기도를 했습니다.”

1년이 지나자 점집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한 군락이 와해되었다. 그리고 다른 군락이 와해되기 시작할 즈음 구로에 예배 처소를 개척한 것이다. 하지만 그 때의 경험이 최 목사에게는 더 없이 소중하다. 지역마다 여러 가지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악한 영들의 역사를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 최재하 목사 / 남부사랑의교회

최목사가 설립한 교회는 구로공단역을 중심으로 각종 이단들이 많다. 이재록 씨와 안상홍증인회, 새빛등대교회 김풍일 씨, 성락교회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더구나 낙후되고 생활이 열악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네 가지 목회 원칙을 세웠다. 이단이 극성스런 지역을 감안해서 가장 먼저 순전한 복음으로 영혼을 치유하고 구원하는 교회로 정했다. 둘째는 평신도를 훈련하여 복음 전도자로 세우는 교회, 셋째는 지역사회를 섬기며 변화시키는 교회, 그리고 넷째는 아시아 선교를 감당하는 교회이다.

“예배처소를 세우고 나서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거나 오랫동안 교회를 나가지 않으셨던 분들이 등록하셨습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성도들이 교회와 지역을 섬기는 모습이 정말 좋습니다.”
교회를 설립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100명의 성도가 넘게 출석하고 있다. 주변에서 보면 특별한 비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지만 그는 프로그램 중심의 사역을 결코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곳에 교회를 세우면서 지역의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을 중심에 두기로 했다. 그것이 비결이면 비결일 것이다.

그는 특히 지역을 섬기는 일에 관심이 많다. 초기에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식사대접을 매주 했다. 하지만 그 사역은 교회가 오랫동안 감당해야 할 사역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홈 공동체를 통한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노숙자 두 사람이 홈 공동체에 거주하고 한다. 홈 공동체는 그가 ‘우물가의 집’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지치고 상처 난 영혼 돌봄에서 얻은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상처 난 영혼들을 돌보고 복음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인 사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최 목사는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한 일환으로 ‘사랑의 빵 나누기’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한길교회(김성규 목사 시무)에서 하고 있는 사역을 보고 그것을 교회에 도입한 것이다. 제빵 기계를 돌려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들에게 제공하자는 생각이다.
남부 사랑의교회는 토요일이면 ‘굿모닝’ 행사를 한다. 30여 명의 성도들이 청소도구를 들고 나와 지역 청소를 한다.

또한 성도들로부터 물품과 옷가지 등을 기증받아 준비한 ‘사랑나눔축제’는 지역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필요한 물품을 나누고 간증과 연극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랑나눔축제’는 지역주민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목사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지역교회들과의 연합이다.

“그 동안 교회들이 부활절과 성탄절 같은 구조적 연합과 행사연합을 해왔습니다. 저는 이런 연합이 아닌 지속적인 연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단과 교리를 떠나 그리스도 이름으로 사는 삶의 존재방식을 통해 지역의 교회들이 서로 연합해 지역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최 목사는 지역 교회의 연합은 지역사회에서도 교회의 경쟁과 다툼에 대한 손가락질을 벗어나게 하고 긍정적 평가를 얻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벌써 네 교회가 연합하여 예배와 행사를 통해 지역을 섬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