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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팀워크, 기분 좋은 서비스
2002년 03월 01일 (금)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김만풍 목사(워싱턴 지구촌교회 담임, 국제전도폭발 미주 한인본부 대표)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이스트 베이 지역에 밀피타스(Milpitas)라는 시가 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어떤 분과 함께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안내한 곳은 S순두부 식당이었습니다. 그 식당과 벽을 사이에 두고 월남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나란히 있는 쇼핑몰이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식당으로 가는데 주차장에서부터 맛있는 냄새가 코를 벌름거리게 했습니다.

밖에서도 식당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전면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었고 들어가는 문도 대형 유리문이어서 우선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 50석 정도 되는 식탁들에는 이미 손님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문안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20명 정도는 되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사람들 틈에 끼어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면서 분위기를 살피니 참 재미가 있었습니다. 식당은 식당인데 마치 지하철을 탄 느낌이 들었습니다. 좌석에 앉은 손님과 입석에 서 있는 손님들이 가득한 객차 속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입석에는 빈 식탁이 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서로 몸들을 맞댈 정도였습니다. 주로 아시아 계통 사람들이었는데 한국계 손님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구인들과 중남미계통 사람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줄을 설 필요는 없었습니다. 아무 데나 빈틈을 찾아 서 있으면 손님을 맞는 종업원이 앞치마 넓은 주머니에서 참하고 산뜻하게 천연색으로 인쇄한 번호표를 나눠주었습니다. 손바닥 보다 조금 더 큰 번호표였는데 앞뒤로 다양한 메뉴의 실물 사진과 함께 값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진 밑에는 그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와 매운 정도를 알기 쉽게 소개하는 내용들이 재미있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메뉴와 번호표의 기능을 함께 하는 그 그림이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순서를 정확히 지켜 주기 때문에 전혀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메뉴 사진과 설명을 보면서 이미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마음을 정했지만 궁금해서 나머지 메뉴도 모두 빠짐없이 구경하며 읽어 내려갔습니다.

큼직하게 인쇄되어 있는 번호에 마음이 갔습니다. 바로 그 때였습니다. 캐쉬어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끝낸 후 나가는 손님을 배웅하듯 문까지 나오더니 입석에 서서 교제를 나누고 있는 손님들 중에서 손에 들고 있는 번호를 순서대로 파악하여 다가오더니 주문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걸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즉시 적어갔습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렸습니다.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좋았습니다. 드디어 자리 배정을 받아 식탁으로 갔습니다. 어느 사이 앞 손님의 그릇들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앉자마자 반찬과 함께 돌솥에 잘 익은 밥이 나왔습니다. 종업원이 익숙한 솜씨로 밥그릇에 적당히 담아 놓고 남은 밥에는 물을 부어 누룽지와 숭늉이 되게 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숟가락을 들자마자 순두부가 나왔습니다. 모든 진행에 빈틈이 없었습니다.

음식 맛이 좋았습니다. 즐겁게 먹었습니다. 서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아무도 눈치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제 밥을 다 먹었는지 모르게 빨리 먹게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랬나 봅니다.

배가 불러오면서 유심히 관찰을 해 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주방장, 보조요리사, 음식값을 계산하는 캐쉬어, 음식을 날라주는 서버 두 사람, 식사를 마친 상을 치우는 버스보이 등 6명이 눈에 띄었습니다. 각각 자기 일을 정확, 신속, 감쪽같이 해 냈습니다. 그리고 식당 전체를 살피면서 손이 모자라는 부분이 눈에 띄면 가장 가까운 종업원이 즉시 손을 빌려주었습니다. 남의 일까지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종업원의 인상들이 너무 밝고 좋았습니다. 큰 소리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근사근, 조용조용, 신속정확, 친절봉사, 그것이었습니다. 그 이들은 최단거리를 걸으며 지나가는 자리에 손님의 필요를 묻고, 빈 그릇을 치우고, 주문을 받고, 서브를 하고, 그래서 일의 효율이 너무나 높은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들어가서 기다리고 앉아서 먹고 잠시 숭늉을 즐기며 쉬었다가 나왔는데 시간은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습니다. 우리가 나올 때에도 문쪽 입석은 여전히 손님이 가득 서 있었습니다. 옆집은 손님이 별로 없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워싱턴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 식당 생각이 났습니다. 그들의 아름다운 팀워크와 기분 좋은 서비스가 큰 격려와 도전이 되어 나의 삶에 활기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그 날 우리 일행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갔었습니다. 그런 차림은 우리뿐이었습니다. 나이도 우리가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손님들에게 한결같은 태도로 즐겁게 서브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특별대우, 차별대우가 없었습니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는 그 식당에서 빌립보서 2장을 보았습니다. 이 말씀이 식당 운영팀이 즐거이 섬기는 모습 속에 식당 메뉴/번호표만큼이나 선명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나는 시간 내서 거기 다시 한번 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먹는 즐거움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 때문에! 그리고 배울 게 많아서!
(월간 <교회와신앙> 2002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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