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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알고 지냅시다"
1999년 01월 01일 (금)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김만풍 워싱턴 지구촌교회 담임, 국제전도폭발 미주 한인본부 대표

 

 제가 어린 시절 동네 어른들이 스트레스 쌓이는 상황을 묘사하시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산에서 꼴을 잔뜩 베어 지게에 지고 송아지를 몰고 집에 돌아오는데 ... 장대비는 쏟아지지요, 송아지는 뛰지요, 지게 위의 꼴은 쏟아지지요, 허리띠가 풀려 바지는 흘러내리지요, 고무신은 벗어지지요, 갈 길은 멀지요, 날은 어두워지지요, 마당에 곡식은 널어 두었지요, 장독은 열려 있지요, 설사는 나지요 … "

 그 때 제 나이 비록 어렸어도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아니 짐작이 가는 정도가 아니라 그 곤혹스러운 모습이 눈앞에 그림처럼 선연하여 입가에 웃음이 절로 흘렀습니다. 그런 일을 당한 본인은 참으로 당황스러웠겠지만 그 말씀을 하시는 어른들이나 듣는 우리는 마냥 우습고 즐겁기만 했으니 이 어인 일이었을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모두들 그 이야기를 알고 있었고, 실제로 유사한 경험을 한두 번 해 본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심심하실 때마다 그 이야기를 꺼내어 다 함께 웃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이야기를 몇 번씩이나 들었는데도 그 때마다 웃었습니다. 지금 오랜 옛 날 제 마음의 고향 길에 남아 있는 아련한 추억 같은 이야기지만 이따금씩 그 때를 회상하곤 혼자 웃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누가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 이야기를 해 주면 모두 웃곤 했습니다.

 오늘 현대인에게도 같은 상황은 없습니까? 아침, 출근길에 늦은 일은 없습니까? "공사현장에 차는 막히지요, 시간은 안타깝게 흘러가지요, 아침도 못 먹고와 배에서 소리는 나지요, 서두르다 간밤에 잘 챙겨 놓았던 중요한 서류는 집에 놓고 왔지요, 자동차 연료는 바닥 나가지요, 주유소는 멀지요, 중요한 약속이 있지요, 할 일은 태산 같지요…" 이렇게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되어 있는 스트레스를 소위 복합스트레스라고 하죠.

 지금 잠시 함께 생각해 보고 싶은 주제는 '스트레스를 알자'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알든 모르든 모든 사람에게 스트레스는 있고 그 스트레스가 우리의 육체의 건강과 마음의 평안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말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중에 혹시 머리가 아프거나, 늘 피로를 느끼거나, 잘 때 이를 갈거나, 콩팥의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심장계통에 이상이 있거나, 소화기 계통에 이상을 느끼시는 분이 계신가요? 입맛이 없거나, 피곤하면서도 잠이 잘 안 오거나, 말을 더듬거나, 기억력이 현저히 약화된 것을 느끼시는 분이 계신가요?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체중이 갑자기 늘거나 주는 것을 경험하셨나요? 집중력과 내구력이 약해지고, 상황판단이 흐려지고, 분노가 쌓이고, 신경질이 늘고, 고집이 강해지고, 불안감이 심해지고, 우울해지고, 의욕이 상실되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때가 잦아지시나요? 이러한 증상들은 스트레스와 관계가 있는 증상의 일부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크레이그 엘리슨 박사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대개 싸우려 하거나 도망치려는 행동양식을 보인다. 싸우려는 반응은 신체적인 공격을 가하거나, 성미 급하고 논쟁적인 태도, 혹은 사소인 일에도 과민하게 반발하는 경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도망치려는 반응은 그 상황에서 몸을 피하거나, 혹은 공상, 감정분리, 수동적 태도를 통해서 정신적으로 도피하려는 경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또한 기분이 수시로 변하고, 압도당하는 느낌을 가지며, 우울해지고, 동기를 잃으며, 선입관을 갖거나 정신이 나간 듯하고, 영적으로 침체된 증상과도 연결이 된다.

이 모든 증상들 자체가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러한 증상의 일부를 보이는 사람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Stress and Well-Being)

 여러분, 현대 스트레스 연구의 대가인 한스 젤예는 스트레스를 정의하여 "어떤 요구에 대한 불명확한 신체 반응"이라고 했습니다.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들은 삶에서 요구되는 일들이 우리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 경우 우리의 영적, 정신적, 정서적, 신체적 건강을 약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라고 해서 모두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한스 젤예는 스트레스를 두 종류로 구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상쾌한 스트레스, 또 하나는 불쾌한 스트레스,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상쾌한 스트레스는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하는데 지루한 삶에 생기를 돌게 하고 주위 환경에 적극적인 관계를 맺게 하는 데에 필요한 자극을 의미합니다. 한편 불쾌한 스트레스는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하는데 이것은 기분이 나쁘게 하거나 기운이 빠지게 하여 심신이 지치고 병들게 하는 자극을 가리킵니다.

 이 글을 대하시는 여러분에게는 불쾌한 스트레스보다 상쾌한 스트레스가 더 많기를 바랍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불쾌한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고 상쾌한 스트레스를 증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이제 우리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불쾌한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유쾌한 스트레스를 주고받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다음 번에 그러한 면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그 동안에는 어떻게 하냐구요? 제가 첫 머리에서 우리 동네 시골 아저씨들 이야기 들려 드렸잖아요? 내가 스트레스 받는 경험, 우리 모두가 비슷하게 겪는 경험, 그것을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함께 이야기하며 웃는다면 조금은 도움이 될 지도 몰라요. 자, 그러면 다음에 저와 함께 이 문제를 놓고 생각해 보시죠. 여러분, 상쾌한 나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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