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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때문에 내가 살아갈 수 있나?
샤갈/ 나와 마을
2004년 09월 01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이것만은 잊지 말자. 지금 내가 이렇게 숨쉬고 살고 있는 것은 누군가 나를 위하여 희생하여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내 처지의 형편이 좋든 나쁘든 지금 내가 있는 까닭은 그 누가 피흘려 주었고, 그 누군가가 사랑하여 주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인간이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존재에 대한 은총을 감사할 수만 있다면 인간에게 쟁투와 시기는 사라질 것이다. 마치 꽃 한 송이가 자신의 존재 그 자체로 만족하듯이 존재 자체로 감사하고 존재 자체로 최고의 의미를 둘수만 있다면 사람은 더 이상 욕심의 포로가 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소유를 향한 사람의 욕망이 불붙을 때는 사람은 결코 존재 자체로 만족할 수 없으며,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이 자신을 존재케 했던 모든 희생과 피와 땀과 눈물을 쉽게 잊어버리게 만들고, 결국은 그 소유가 자신의 존재 자체도 잃어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하는 말로 술이 사람을 마셔버렸다 그리고 돈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었다라는 말을 쓰는 것은 존재하는 것에 대한 감사, 그 은혜를 잊어버리고 소유에만 집착한다면 나 자신도 잃어버리게 된다는 말일 것이다. 생각해보자. 내가 나를 잃어버리고 나는 무엇하고 산단 말인가? 제일 허무한 삶이 자신을 잃어버리고 사는 삶이다. 왜 사람들은 성공했다고 하고, 잘 되었다고 하는데, 정작 자신은 자살을 꿈꾸며 삶을 포기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 샤갈(Marc Chagall. 1887~1985. 러시아)의 <나와 마을> 1911.

샤갈(Marc Chagall. 1887~1985. 러시아)은 1910년 고국 러시아에서 동경하던 도시 파리로 왔을 때 이런 회상을 썼다. “파리는 이제 나에게 새로운 삶을 만들어 주겠지만, 나를 만들어 주었던 내 조국과 하나님은 잃어버릴 수가 없다.” 그러면서 그가 파리에서 제일 처음 전시회에 출품한 그림이 <나와 마을>(1911)이었다. 이 그림에는 그 흔한 에펠탑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멋진 파리 풍경이나 파리의 멋쟁이들이 그려진 것이 아니라 자기의 조국 러시아와 자신의 존재를 늘 인식시켜주는 자기가 자란 마을이 보이고 있다. 우선 ‘나’라고 설정된 인물은 오른쪽 옆 얼굴을 반쯤 보이고 있는 녹색으로 칠해진 러시아 특유의 모자를 쓰고 유태계 특유의 삼각형 코를 한 남자로 이는 샤갈이 틀림없다.

그것과 반대편에 있는 동물의 모습은 더욱 선명하고 오히려 인간적이다. 그것은 누구이며 무엇일까? 그 동물의 얼굴 속에 젖짜는 여인에게 젖을 제공하는 짐승은 양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짐승 머리는 붉은 피가 흐르는 듯하며 사람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 이것은 과연 무엇이며, 누구일까? 바로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고 있다.

그외 아래쪽에 있는 겨울 나무 열매같은 눈이 뿌려진 트리가 있고, 그림 상단에는 집들과 교회가 마치 무중력 상태인 것처럼 거꾸로 매달리기도 하고 바로 서 있기도 하다. 이것은 그의 마음과 생각 속에 꿈처럼 인식되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림의 바탕부분은 몇 가지 차원의 분할속에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다. 곧 보혈의 피를 암시하고 있다. 결국 한 인간의 존재 가치는 무엇에 의하여 세워졌을까?
나의 부모와 그리고 나의 마을의 희생적 사랑과 관심 속에서 내 존재 가치는 존재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그 희생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이 땅에서와 영원한 세계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가장 큰 은혜를 입은 존재인 것이다. 이것을 우리도 마음에 품고 사는 한, 우리들의 삶은 날마다 꿈꾸듯이 평안이요, 은혜요, 감사다.

“…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 2:20).
<선한이웃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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