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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하는 삶이 아름답고 복된 삶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의 결혼식
2004년 06월 16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구교권으로 상징되는 남유럽의 그림들은 주로 성당을 위한 장식과 홍보에 전력투구하면서 작품을 만들어냈고 신교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북유럽의 사람들은 교회 장식을 위한 그림이 필요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런 사치스런 장식을 혐오하기 시작하였다.  

   
▲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 1390~1441)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식> 1434년.

지금 보고 있는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 1390년 무렵~1441년)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식>(1434)도 네덜란드에서는 꽤 부를 축적한 사람중의 하나인 아르놀피니의 결혼식을 묘사한 그림이다.

우선 이 그림의 정교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얼핏보면 이상한 모습의 남녀의 그림 같지만 그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옷차림과 값비싼 물건들을 배경으로 ‘우리는 이정도다’ 하는 듯이 보이는 그림의 묘사이다. 남자는 모피코트를 입고 있고, 여자는 마치 속도위반한 것처럼 배가 불룩이 나와있지마는 자세히 보면 한없이 호사스럽게 늘어진 치마를 왼손으로 걷어 올려들고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아마도 이 그림을 본 그 당시 서민들은 ‘너무 부럽다!’고 탄성을 질렀을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림은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묘사된 것들이 있다. 즉 배경 속에 숨어 있는 상징들 때문이다.
우선 이들 뒷배경 벽에 붙어 있는 볼록 거울을 보자. 그 거울 위쪽에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나 반 에이크는 이곳에 있었다. 1434년”이라는 라틴어 문구가 보이면서 그 볼록 거울 안에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반 에이크’일 것이다. 그는 그림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확실한 증인임을 사인과 함께 남기고 있다. 또 남자는 오른손을 올리고 왼손으로 여자의 오른손을 잡고 있는 것은 결혼 서약을 하는 것인데, 어디에 하는 것일까?

   
남자 옆의 창문에는 사과와 비슷한 과일이 놓여 있는데, 이것은 바로 원죄의 과일이다. 그 과일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새롭게 듣고자 함이요, 또 두 부부 앞의 털 많은 강아지는 변함없는 지조와 충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남편인 ‘아르놀피니’는 신발을 벗고 있는데, 그것은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부름받을때 “네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신대로 거룩한 곳에서 거룩한 삶을 결심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침대 등받이의 목조장식도 자식을 고대하는 여성의 수호성자 ‘성녀 마르가리타’이며, 그 목조 옆에는 성스러운 향유를 뿌리는 솔이 걸려 있으며, 천정에 걸려 있는 샹들리에는 촛불이 하나만 켜져 있는데 이것은 환한 대낮에 방에 불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중세 이래로 ‘혼례의 촛대’라 불리우는 결혼을 축복하는 촛대인 것이다.

결국 아르놀피니는 자기의 호사스러운 방에 교회를 옮겨 왔으며, 이 그림을 통하여 교회에 임하는 축복을 사적인 축복으로 바꾸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뒷벽의 볼록 거울 주변에 소거울 10개 속에 예수님의 고난과 기도, 수난, 부활 등을 그려놓고, 결국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밖에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고발하고 있으며, 두 사람의 결혼의 성공도 예수님처럼 자신을 희생할 때, 가장 아름답고 복된 삶을 살 수 있음을 침묵으로 설교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그 얼굴을 시온으로 향하여 그 길을 물으며 말하기를 너희는 오라 잊어버리지 아니할 영영한 언약으로 영호와와 연합하자 하리라”(렘 50:5)


<선한이웃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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