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행운 씨

"나는 청풍도사다. 청풍도사라는 뜻은 새바람을 일으키는 사람이 앞으로 나와서 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이다. 98년 9월 9일 세상은 망한다. 이것은 인간정치가 끝난다는 것이다. 청풍도사가 다스리는 세상이 된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칩거 중인 자칭 청풍도사 백행웅 씨(57)의 세상살이가 '얘기 거리'다.

그는 자신이 청풍도사라는 근거를 '성경풀이'와 '한자풀이'라는 방식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히브리서 1장 2절 등을 들며, 성경에 '아들'이나 '그'라는 단어가 자신을 가르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의 이름으로 해석해야 될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넣는 식의 해괴한 주장인 것이다.

또한 그는 "十자는 사람, 木자는 동쪽, 耳자는 자궁"이라는 등 자신만의 독특한 한자풀이 방식을 통해 자신이 도사(?)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은 성경적으로나 사리에도 맞지 않는 허풍도법인 것이다.

백씨는 98년 9월 9일에 종말이 온다고 예언까지 했다.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한 것이다. 그의 시한부종말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0년에 발행된 '인류의 재발견'이라는 자서전을 통해 이미 '92년 9월 9일 종말설'을 주장한 바가 있다. 그때의 주장도 물론 허풍으로 끝났다. 백씨는 "92년 종말설은 실수였다"고 자인하면서도 "그러나 이번은 진짜다"고 강조했다.

백씨가 '98년 종말설'을 주장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금년 10월이면 자신의 한자공부가 10년 째를 맞는다고 하는데, 이 때부터 본격적인 종말이 시작되며 1년 후에 종말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적용한 것일까. 초등학교만을 졸업했다는 그에게는 10년 공부가 남다른 의미를 주었던 모양이다.

86년부터 '영생의 길을 발견했다'는 의미로 '선경개발연구소'라는 단체까지 두고 활동해 오고 있는 백씨.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과 같이 독특한 한자풀이를 해야 하지만 구원의 문은 이미 닫혔다는 비성경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는 인물이다.

자칭 도사 백행웅 씨의 세상살이는 복잡하지 않다. 돈이나 명예는 물론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다. 도를 닦는다는 이유로 아내와 딸과도 떨어져 살고 있다. 그는 시간이 나면 시장 등지에 나가 노상에서 옷가지를 파는 것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한다. 어떻게 살든 98년 9월 9일까지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월간<교회와신앙> 1997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