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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과 이단>은 이단 해명자료집”
예장연 자체분석 거의 없고 이단측 변증 대부분 열거
2004년 07월 21일 (수) 00:00:00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교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회(예장연, 대표회장 정영진 목사)의 이단면죄부 자료집 <정통과 이단>이 발간주체의 실체 및 배경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책자 자체가 구성상 연구서로서의 기본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점 등 ‘내용’ 면의 문제점들이 속속 지적되고 있다.

 

전체 7개 장으로 짜여진 예장연의 책자는 모양 갖추기 차원의 앞부분을 넘기고 나면 6, 7장에서 소위 구원파, 귀신파, 이재록 씨 등 한국교회 주요 이단들에게 ‘재검증’ 운운하며 무더기로 면죄부를 준 핵심 내용이 나온다. 예장연측이 밝힌 <정통과 이단> 발간 취지에 제대로 따른다면, 사실 이 부분은 예장연의 교리적인 자체 분석과 변증적 재검증이 주를 이뤄야 한다. 그러나 실상 그런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의 분량을 이단측의 일방적인 해명과 반박으로 채워놓았다.

그리고 나서 한국교회의 기존 연구 규정을 비방하는 몇 마디를 곁들이며 이단측의 자료가 주장하는 바를 따라 ‘이단 아니다’는 결론을 내려주는 식이다.
실제로 예장연 책자의 6장 처음에 등장하는 김기동 씨(성락교회) 문제의 경우 총 37쪽 분량 중 성경론, 신론 등 조직신학적 질의에 대한 김 씨의 ‘뻔한’ 답변에 14쪽을 할애했고, 이어서 한국교회가 지적하고 있는 비판내용을 단 1쪽 남짓의 지면으로 간단하게 실어놓고는 그에 대한 김 씨의 반박답변과 베뢰아아카데미 소개를 19쪽에 걸쳐 게재했다.

그리고 ‘연구결과 및 권고’라 하여 2쪽 남짓한 지면으로 김 씨의 신앙이력, 이단시비 경위를 기록하고는 곧바로 ‘이단 아니다’는 결론을 내려버렸다. 2쪽 남짓밖에 안 되는 결론에서조차 김 씨의 신앙이력 같은 ‘한가한’ 내용이 적지않은 양을 차지했으면서도 정작 예장연 자체의 이렇다한 신학적 분석이나 한국교회의 기존 연구 내용에 대한 조목조목의 변증(재검증)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와 관련, 예장 통합측 신학자 정행업 교수(총회 이단사이비문제 상담소장)는 “<정통과 이단>이 다루고 있는 내용을 보면 ‘문제된 집단에 대한 비판’보다 예장연의 ‘질의서에 대한 답변’이나 ‘이단시비 논란에 대한 답변’이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따지면 피고의 변명이나 변호사의 변론만 있고 검사의 논고는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단면죄부를 준 나머지의 경우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정통과 이단>의 그같은 특징 때문에 이 책자가 재검증 연구서이기는커녕 ‘이단 해명자료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그 점만으로도 더 이상의 내용 분석을 해볼 만한 가치를 못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장연이 벌인 이번 일의 실질적 목적을 웅변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정통과 이단>의 이 같은 방식은 이 책자의 발간 총괄책임을 맡은 이흥선 씨(기독평론신문 발행인)가 8, 9년 전에 했던 소위 ‘재검증’ 시리즈(기독저널)에서 이미 써먹었던 방법이다.

이외에도 이단단체들의 핵심적인 문제점을 슬쩍 비껴가버리는 것도 <정통과 이단>의 주요 방식이다. 이재록 씨의 경우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신격화와 관련하여 “1992년도에 8일 동안 피를 쏟아 원죄·자범죄가 없어졌다”는 등의 핵심적인 이 씨 발언에 대해서는 이 씨측의 반박답변에서조차 아무런 언급이 없고, 예장연의 자체 지적도 물론 없이 지나가 버렸다.

김풍일 씨의 경우는 그의 책 <천지개벽> 제 1탄에서 “예수는 성령의 씨가 아닌 사람의 씨에서 탄생하였다”면서 “다윗의 자손 요셉으로 말미암아 사람의 씨가 마리아에게 뿌려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성경이 말하는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는 굳이 예장연이 제시한 기독론의 기준에 비춰 보아도 심각하게 위배되는 주장이다. 그러나 예장연은 이에 대해 침묵해버렸다. 자칭 보혜사 문제도 김 씨의 일방적인 변명으로만 일관돼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중심교리에는 이단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예장연은 문제의 책자를 소속 직영신학교 교재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책자에는 필자가 누구인지 밝혀져 있지 않다. 필자조차 나와 있지 않은 책자를 신학교의 교재로 사용하겠다는 ‘특이한’ 주장을 교계는 듣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책자 앞부분에 많은 집필진이 연구 집필한 것인양 하는 설명이 나오지만 본지의 취재 결과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상당수가 집필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대부분의 내용을 자신이 집필했다고 기자에게 말한 예장연의 이단대책위원장 조성훈 목사, 그리고 이흥선 씨 등 극소수 몇 사람에 의해 <정통과 이단>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어떠한 구체적 증거도 예장연측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실제로는 오히려 자신들이 그러함에도 예장연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한두 명의 이단 연구가들에 의해’ 이단 규정을 해왔다고 비방했다. 물론 이런 비방은 사실을 크게 왜곡한 것이다.

<정통과 이단>이 신학자들의 감수를 거쳐 출간되었다고 밝힌 예장연의 발표도 짚고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예장연은 그동안 한국교회의 자료들을 보면 “신학자들이 전혀 참여하지 않은 채 이단연구가 이루어졌다”고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파악되지 않은 ‘왜곡된’ 주장을 하면서 그같이 밝힌 것이다. 그런데 정작 예장연이 말한 감수 신학자들(특히 이단면죄부 내용을 감수한 자들)이 누구인지는 아직 단 한 사람도 정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막연한 선전만 할 뿐 예장연측은 아직까지 당당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감수한(문제의 이단면죄부 부분이 아닌 서론 등을 감수한) 것으로 책자에 명시된 신학자는 예장연측의 증거자료 제시에도 불구하고 정식으로  감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장연은 자신들이 가입교회수 2만개나 되는 120여 개의 장로교 연합체로서 “우리나라 기독교 단체 중 최대의 교단협의체”라며 ‘많은 숫자’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가맹교단 실체를 밝히지 않고 있어 정확한 규모를 알 수는 없지만, 전체 한국교회 수에서 비장로교파와 기존의 장로교단 연합체인 한국장로회연합회 소속 교회 수를 빼는 방식으로 역산해 볼 때 실상은 전체 소속 교회 수가 예장 통합측과 합동측 같은 대표적인 교단 한두 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합체일 개연성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예장연측은 자신들의 ‘많은’ 장로교단 숫자를 내세워 ‘최대’를 자랑하고 있는데 이는 ‘대표성’보다는 오히려 장로교의 ‘난립상’만을 보여줄 뿐이다. 더욱이 발간 총괄책임을 맡았다는 이흥선 씨의 정체나 극도로 편향된 내용구성 등으로 보아 <정통과 이단>은 이단 무더기 면죄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교계의 몇몇 신문들과 이단측은 실상에는 눈을 감은 채 이 책자 발간을 이용해 정통교회의 이단 연구 및 규정을 비방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김기동 씨측의 <주일신문>은 “성경적인 기본교리 기준(잣대)”을 만들어 이단규정을 하고 재검증을 했다는 예장연의 책자를 “한국교회 최초의 객관적 기준에 의한 이단 연구집”이라며 열렬히 환영하며 기존의 이단규정을 비판했다.

그러나 김기동 씨가 그동안 ‘어떻게 이단규정을 성경으로 해야지 교리로 하느냐’며 성경과 교리의 관계도 모르는 사람처럼 <주일신문>을 통해 수없이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주일신문>의 이번 보도태도는 자기모순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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