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응 목사(전 서울침례교회 대학청년부 전도 교구 목사)

대학청년부의 사역에서 소그룹을 빼어 놓는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가 없다. 소그룹 활동은 모임의 활력을 살리는 중추 역할을 한다. 소그룹의 모임이 얼마나 활력 있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소속감과 지체의식이 생겨나는 뿌리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예배는 하나님과의 만남이 중심이라면 소그룹은 하나님의 사랑이 눈으로 재현되는 실천의 장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즉 성도간의 교제가 중심이 된다.

처음부터 하나님을 바라보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사람을 보고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그 자연스런 통로가 개인의 인도를 통하여 공동체에 들어오게 되고, 적응하기 적당한 소그룹으로 소속하게 된다. 개인과 소그룹과의 만남은 교회생활에서 보금자리와 같은 곳이다.  

대학청년부의 소그룹

대학청년부의 소그룹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 가지로 통일된 경직된 모습이 되어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곳에서 사람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다양한 성품이 체험이 되어져야 한다. 형 같고 아우 같고 누나 같고 오빠 같은 따스한 영적인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 곳이다.

소그룹에서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보고 예수의 제자인 줄을 알게 되어져야 한다. ?내가 예수 믿는 청년입니다?라고 해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몰려다니면서 행하는 그 모습을 보니, 객관적으로도 ?과연 예수 믿는 청년들은 다르구나?하는 칭찬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루어지는 마당이 바로 소그룹이다. 소그룹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그룹들이 생겨날 수 있다. 성경공부만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 은사를 중심으로 하여 모이는 그룹, 사역을 위하여 모이는 그룹, 일시적인 친교만을 위하여 모이는 그룹, 신앙성장의 단계를 따라 모이는 그룹, 연령별 그룹, 동기별 그룹, 직업별 그룹, 취미별 그룹, 봉사를 위한 그룹 등등이 있을 것이다.

어떠한 형태의 소그룹으로 모이던지 빠지지 말아야 할 중심이 있어야 한다. 중심을 잃어버린 소그룹은 교회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있는 모임과 같은 것을 또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교회라는 이름 하에 하는 것일 뿐 다름이 아닌 것이다. 

성경공부 시간 아닌 성경공부 중심 시간이 되게 하라.

일반적으로 대학청년부의 소그룹은 성경공부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통 G.B.S.(Group Bible Study)라 불리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성경공부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공부 시간을 좋아할 사람이 세상에 어디 그리 많은가?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치(?)를 떠는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교회에까지 와서도 또 그 지겨운(?) 공부를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그룹은 성경공부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운영하는 소그룹 리더의 역량에 따라 그 본래의 목적이 제대로 되기도 하고, 엉뚱하게 빗나가기도 한다.

소그룹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그룹을 인도하는 리더이다. 이 리더의 성숙도에 따라 소그룹은 말씀 중심이 되는 데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있을 수도 있고, 말씀 중심이라고 하면서도 재미 중심으로 될 수도 있다. 제대로 성숙된 소그룹 리더는 말씀과 친교를 적절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성경 공부 중심이면서도 성경 공부를 안 하는 것처럼 즐거운 시간으로 인도해 갈 수 있는 리더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공동체는 건강하게 부흥하여 가고 있는 것이다.   
  

친교 시간 아닌 진정한 친교 시간이 되게 하라.

소그룹에 속한다고 하면, 거기서 뭐하면서 한 시간을 보낼까 하는 고민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게 된다. 성경 공부한다고 하면 좋은 인상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 대부분 신앙의 성장을 갈망하는 이들-교회 처음 나오는 사람이나, 새신자는 부담감을 가지게 된다. 이들에게는 성경 공부 그룹에 속하기는 하지만 친교 시간과 같은 편안함과 신선함, 자유함과 호기심을 줄 수 있는 분위기로 임할 수 있도록 사전에 몇 마디 말로라도 안내를 해 주어 이해를 돕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공부하는 부담스러운 시간이 아니라 배우면서 친교하는 시간이라는 인상이 들도록 해 주어야 한다.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언제나 나와도 자신을 받아 주는 그룹이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 주어야 한다. 말씀 공부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은 인도자가 철저하게 의식 속에 가지고 있으면서 그룹원들의 영적인 상태를 분별하고 적절하게 판단하여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영적인 분위기로 인도되어지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소그룹 리더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인도하는가?

성경 공부를 중심으로 하든, 친교 중심으로 하든지 중요한 것은 리더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리더의 생각에 따라 그 생각하고 있는 것이 소그룹을 인도할 때 반영이 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소그룹에 대하여 바른 이해를 가지지 못한 리더를 세워놓았을 경우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그룹 리더가 바르게 생각을 가지고 인도할 수 있도록 ?소그룹 인도에 관한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소그룹에 대한 개념, 소그룹 인도에 대한 다양한 방법과 운영 기술에 대하여 충분히 훈련을 하여야 한다. 충분히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그룹 인도를 맡길 때에는 맡겨진 그룹원들의 신앙의 보호를 위하여 목회자가 그 그룹원들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한다.

목회자가 생각하고 있는 소그룹 관과 소그룹 리더가 생각하고 있는 소그룹 관이 일치되어야 한다.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데에는 아무리 강조하고 또 강조하여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종종 소그룹 리더를 세울 때 미처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세울 경우가 있다. 이러할 때에는 중간 점검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다른 반과 합반을 하여서 서로에게 거울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도 어떤 문제가 리더에게 있을 경우에는 한 일정한 주기로 순환될 때 교체하여야 한다. 그 교체 시기까지 기다리지 못할 경우의 정도라면 그것은 징계 차원의 문제이기에 좀 복잡해진다. 그럴 때에는 다른 리더들에게도 충분히 정말로 충분히 설명을 해 주어 이해를 구하고 동의를 얻도록 해야 한다.  

때로는 그렇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리더들이 동요할 때도 있다. 왜냐하면 리더와 리더들이 서로를 보았을 때에는 별로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은데 목회자가 지나치게 과민 반응했다는 식으로 반응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여기서 조금 더 목회자가 이해해야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리더가 리더를 바라보는 생각과 목회자가 리더를 바라보는 생각과 리더가 목회자를 바라보는 생각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관계를 깊이하고 있는 공동체는 반드시 부흥할 수밖에 없다.

바람직한 소그룹, 이렇게 하라.

소그룹을 교회생활에서 결코 떠날 수 없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소그룹을 형성하기 위하여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일 것이다. 소그룹에 대한 바른 개념의 공유와 숙달된 훈련으로 리더들을 공동체의 여러 기둥들로 세우려면 거기에 상응하는 헌신을 요구해야 한다.

소그룹과 관련한 책들을 정하여 목회자와 함께 읽고, 토론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필수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인정(人情)으로 사정(私情)으로 리더들을 어떠한 기준과 공감대가 적은 상태에서 세우게 되면 공동체는 잠시는 숫자가 많은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하여 문제가 리더로부터 생기게 되면 그 모든 화살과 책임은 목회자가 지게 된다.

문제가 있는 리더에게로 책임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리더들은 자신들이 책임을 진다고 말은 하지만 무슨 책임을 질 수 있겠는가? 한 리더의 부족한 자질로 인하여 한 그룹이 어려워지면 그것을 회복하는데는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도 두 세 배 이상의 힘겨운 희생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청년부의 예배와 함께 소그룹에서도 영혼이 소생되어지는 역사가 나타나야 한다

대학청년부의 예배와 함께 소그룹을 살려야 한다. 예배도 살고 소그룹도 살아야 한다. 예배는 목회자의 수준에 의하여 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소그룹은 리더들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일정한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유지하려면 소그룹 리더들에 대한 재교육과 필요한 재훈련이 정기적이든 부정기적이든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

소그룹이 살아있다는 것은 리더들의 영성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그룹이 죽어 있다는 것은 리더들의 영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이다.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목회자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예배를 통해서 영혼이 하나님을 만나 소생이 되어지고, 소그룹을 통해서 영혼이 말씀의 친교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 소생이 되는 즐거움이 있도록 해야 한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