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응 목사(전 서울침례교회 대학청년부·전도·교구 목사)

청년들을 지도한다는 의미가 오늘에는 새로운 의미가 있다. 과거와는 다르게 문화가 그만큼 급속하게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토양과 눈부시게 진보하는 첨단 문명과 엽기적인(?) 문화의 다양성이 새로운 세대의 사고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고전적인 사고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장 느리디 느리게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교회라는 보수와 전통의 굴레가 있다. 혹, 어떤 이는 언제는 새롭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하며, 시대에 맞는 옷을 입을 줄 모르고 있다. 진리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으나 진리를 수용하는 그릇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 특히 그러한 것에 가장 민감한 것이 대학청년들이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구태의연하게 “청년들이면, 청년들이지 지네들이 뭐라고? 따라오라면 따라오고 권위에 대해서 순복하고 들어올 것이지, 젊은 것들이 버르장머리들이 없어”라고 하는 권위주의적 인식으로 지도력을 행사하려는 사고방식을 가진 의외의 지도자들이 아직도 건재하며 기독교의 생명력을 서서히 죽이고 있다.

은혜로 무조건 “아멘”하고 반응하던 시대가 종말을 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대한 청년문화에 대한 바르고 정확한 인식의 수용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급변하는 첨단 정보문화의 홍수 속에서 사고의 다양성이 끊임없이 주입이 되고 있다. 이것이면 이것이 전부이다 라고 말하면 무조건 “아멘“하고 반응하던 시대가 종말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놈(?)들이 반응을 안해? 신앙이 없어서 그럭라고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젊은이들에게는 신앙에 대한 보다 넓은 세계를 환경적으로든 이론적으로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져 있다. 매스미디어라는 다양한 채널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이라는 마법의 상자와 같은 이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그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가 없다. 핸드폰이라는 이 도구도 그 기능이 아주 다양해 져 있다. 첨단 문명의 이기들을 주님의 사역에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문명의 첨단 기기들을 아주 너무 신앙적으로 해석을 해서 ‘사탄의 도구‘라고 매도를 하는 어리석은 소리를 공개적으로 해서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목회자는 영적인 풍성함을 채워주는 데 앞서가야 한다

목회자가 그들보다 앞서가지 않으면 청년들이 답답해한다. 아니 아예 돌아서서 제 갈 길로 가버린다. 붙잡을 수 있는 것이 권위라고, 소위 나이로 누르고, 주의 종이라고 누르고, 선배라고 누르고, 기타 등등으로 누른다고 해서 따라오리라고 기대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인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마지못해서 동의 아닌 동의로 따라오지마는 어느 시점에서 채워지지 않는 갈급한 영적인 고갈이 오면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돌아가게 된다.

청년들을 어떻게 인도할까? 하는 생각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그것은 그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다. 어떻게 내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수해 줄 수 있을까? 그들을 이렇게 훈련시키고, 저렇게 훈련시켜서 이렇게 주의 일꾼을 만들어야지. 그래서 청년 사역에 관하여 많지 않은 몇몇의 책들이 나온 것을 살펴보면 마인드(Mind, Heart)보다도 방법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람이 먼저이지 방법이 먼저가 될 수 없다.

대학청년사역은 방법이 아니라 심장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토양 속에서는 그렇게 배워왔고, 그렇게 길이 들여져 왔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씁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영혼들을 인격으로 생각하지 않고 숫자로 생각하고, 영혼들을 조직에 동원하는 봉사대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방법에다가 사람들을 맞추려고 한다. 훈련에다가 사람들을 맞추려고 한다. 틀에다가 사람들을 맞추려고 한다. 다 일리가 있고, 장단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청년들에 대한 영혼 사랑이다.‘ 그 사랑의 마음이 전제가 되지 않고는 청년 사역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경우에 이러한 기본이 무너진 상태에서 사역에 뛰어들기에 목회자도 괴롭고, 청년들도 괴로운 것이다. 기억해야 할 말이 있다. ‘사랑은 수많은 방법론을 낳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청년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의 대부분이 담임목회자가 아니라 실습전도사이거나 협동전도사이거나 부서 전도사이면서 부수적으로 또 무엇을 맡기도 한다. 작은 교회 규모에서의 역할이 다르고, 중형교회 규모에서의 역할이 다르고, 대형교회 규모에서의 역할이 달라야 되는데 이때나 저때나 같은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는 한계상황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혹 지나가는 말일는지 몰라도 ‘내가 목회자(전도사)인가 온갖 잡일은 다하는 잡사인갖 하는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것은 오늘 교회에서 목회자들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다.

혹 어떤 교회에서는 전임목사가 하기도 하지마는 드문 경우이다. 또 어떤 교회에서는 전임목사가 교구와 청년부서를 함께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는 일반적이라고 할 수 없고 예외로 둘 수 있다. 이러한 목회자들의 위치는 샌드위치와 같은 것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이 될지 모르지만 그러한 위치에 있다고 여겨진다. 위에서 눌리고 아래로 철없는(?) 청년들을 인도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의 역할은 너무 과소하게 평가가 되어지고 있다. 청년목회자들에 대한 지도력은 그들 자신의 개인적인 능력이 가장 최우선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 교회 조직이다. 교회로부터의 전폭적인(?) 후원은 아니더라도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대학청년부서는 무엇보다 교회로부터의 전폭적인 후원이 필요하다

교회 부서가 교회로부터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를 한다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긴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대학부서가 마치 교회 안의 또 하나의 선교회처럼 별똥대처럼 따로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교회 안의 한 부서이기는 하지만 지체로서 여겨지지 않고 경계와 의심의 대상으로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여기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지도력의 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대학생들은 담당목회자를 따르고, 담당목회자는 담임목회자를 불신한다. 담당목회자가 담임목회자의 권위에 따르지 않게 될 때 그 부서 회원들과 관계된 장년 교인들도 분규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지도력의 일관성의 결여는 곧 그 교회의 영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담임목회자는 부서 담당목회자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신뢰관계를 가지고 전폭적으로 후원을 하고, 갈등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은 대화를 통해서 사전에 조정을 하여 갈 수 있는 관계의 긴밀성이 있어야 한다. 내가 낳은 자식도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 시대인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더욱이 대화는 필요한 것이다. 사역에 대한 대화 못지 않게 더 중요한 것이 담당목회자의 신상에 관한 조그마한 관심과 배려는 사역을 신나게 할 수 있는 동인이 되기 때문이다. 담당목회자에 관한 신상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으면 교회의 지도력과 청년사역의 지도력에 대한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차별화된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가 청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적인 배려가 요구되어진다. 공유하는 공감대가 많을수록 지도력은 영향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교회의 공식적인 행사에 다 참여하면서 청년사역을 바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일일 뿐만 아니라 청년사역은 부수적으로 하라는 묵시적인 압력(?)일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청년목회자들이 장년목회자들과 함께 같은 시간대에 있으면서 어찌 청년사역을 할 수 있겠는가? 시간대에 대한 차별화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측면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청년들에 대한 투자적인 측면에서 이들을 교회 행사의 동원 부서로 인식하지 말고, 이들이 마음껏 교회 안에서 비전을 발견하고 그것을 이루어 나아갈 수 있는 현장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들에 있어서 청년부서에 대하여 인색한 예산을 세우는 것은 단기적으로 교회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청년들이 그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예산의 증감이 곧 그 부서에 대한 교회의 사랑을 나타내는 표시라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

구성원들의 신앙성숙도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해야 한다

지도력을 어떤 권위 그 자체로서만 행사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렇게 주장을 하면, 앞에서는 ‘예스‘이지만 뒤에 가서는 ‘노우‘가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상대방의 양심만 묻지 말고 지도력을 행사하는 그 주체인 자신의 양심도 늘 하나님 앞에서만이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양심을 물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인정을 받는 지도력은 공동체에서도 존경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존경을 받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면 지도력이라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일의 진행 상태를 통해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대학청년부에 대한 지도력은 교회의 질서에서 위임받은 것이다. 위임받은 그 범위 안에서 지도력이 존재한다. 교회로부터의 위임받은 지도력은 교회의 신임여부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부서의 성장과 방향에 영향이 미쳐질 수 있다. 또 한 편으로는 부서 구성원들의 신뢰관계와 신앙성숙도에 따라 그 부서가 나아갈 방향성이 결정이 된다.

부서의 방향을 먼저 세워놓고 ‘이렇게 하자‘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신앙상태들을 파악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여 거기로부터 출발점을 이끌어내어 이르고자 하는 목표와 목적지까지 인도해야 한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