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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복음 만나는 가족도서관
우리동네 믿음의글방
2004년 07월 07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서울 마포구 합정동 서울외국인묘지로 향하는 길목에는 기독교출판사인 홍성사(사장 정애주) 소속 건물들이 모여 있다. 최근 건축한 서고 ‘쿠미오리’와 홍성사 도서회원 만남의 장소인 ‘쿰’, 그리고 홍성사 편집실이 이웃하하거나 마주보고 위치하고 있다. 이른바 ‘홍성사 특구’로 불리는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담한 장소가 한 곳 있는데, 바로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이다.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이하 글방)은 인근 주민, 특히 인근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대여점이다. 글방은 1994년 5월 17일 개관하여 지금까지 동네 꼬마들의 문화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글방이 생기게 된 유래에는 여느 도서관과는 다른 속 깊은 사연이 있다. 10여년 전 모회사인 홍성사가 재정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긴축정책을 펴야할 시기에 홍성사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반대로, 회사의 기본 이념인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 버렸다. 회사가 어려울 때 다시 한 번 회사의 설립목적을 확인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근본적인 대안을 찾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태어난 글방은 개관 후 3~4년 동안은 지역의 협조와 학부모들의 도움이 부족해서 많이 힘들었다. 전적으로 회사에서 모든 비용을 대면서 도서대출과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글방에 대한 주민들의 이미지는 좋아졌고, 2002년 가을에 현재 있는 장소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으로 지역과 학부모들의 지원을 받으며 오늘날의 지역명소가 됐다.

글방은 어린이 도서대여점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운영은 가족회원제로 하고 있으며, 회원가족은 월 1만원의 회비를 내고 일주일에 최대 4권의 책 대여를 비롯해, 이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월평균 35가정이 가족회원으로 등록하고 있다. 이들 가족회원들의 이용율은 100%에 거의 육박한다. 하루평균 20~30권의 책이 대여되고 있어, 한 가정이 하루에 한 권씩은 꼬박꼬박 대여하고 있는 셈이다. 대여 전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와 서너시간 열람을 하고 책을 대여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가족회원들은 글방을 200% 활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방이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책은 아동도서이다. 또 어머니들이 읽을만한 자녀교육에 관한 도서들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현재 5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1996년부터 글방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소연희 선생은 “공간의 협소함으로 인해 더 많은 도서를 준비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한다.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에는 도서대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매일 펼쳐진다. 월요일에는 ‘성경할아버지와의 만남’ 시간이 있다. 오후 3시부터 박철 장로가 아이들에게 성경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으로 글방 프로그램 중 가장 독특한 시간이다. 성경할아버지 박철 장로는 1997년부터 일년에 고작 한두 차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주 빠짐없이 아이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져왔다.

처음에는 성경읽기에 비중을 많이 둬서 아이들이 힘들어하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적용될 수 있는 성경의 이야기를 신앙생활 지도 형식으로 들려줌으로써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아이들이 평소 연세 많으신 분과의 대화의 기회가 없는데, 성경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통해 어른을 대하는 법을 알게 되고, 예절도 배우는 등 인성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 학부모들이 챙겨서 아이들을 보내는 실정이다.

   
화요일에는 고임중 권사의 영어교실이 열린다. 유아반과 초등반을 따로 구분해서 영어수업을 진행한다. 수요일과 목요일은 미술교실이 아이들을 맞이한다. 미술교실은 참여 인원이 많아서 이틀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으며, 총 35명 정도의 어린이와 어머니들이 참여한다. 특히 미술교실에는 아이들과 함께 어머니들의 참여율이 높다. 이어 금요일은 이명화 선생이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이 감상을 그림으로 그리는 독서교실이 열린다.

소연희 선생은 “회원 가족들이 항상 만족해 하셔서 보람을 느낀다”며 “교육시간이나 독서를 할 때 학부모와 어린이들의 공간을 구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협소한 장소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은 기독교 출판사에서 운영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자연스럽고 부담없이 접근하여 지역주민을 섬기고 있다. 글방은 인근 주민에게 늘 편안한 쉼터와 도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 교회가 인근 지역을 품는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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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열려있으니 누구나 오세요”

 

   
글방지기 소연희 선생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의 모든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소연희 선생은 독서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두말할 여지없이 엄청나고 말한다.
“평소에 글방을 다닌 아이들과 처음 온 아이들을 비교하면 독서의 중요성을 쉽게 발견합니다. 처음 온 아이들은 성격이 산만하고 책을 가까이하지 못하는 반면, 기존에 글방을 다닌 아이들은 자신의 할 일을 구분하고 자제력이 높습니다. 독서를 통해 예절을 배워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죠.”

소연희 선생은 책을 통해 아이들이 복음을 접하게 하는 것이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전도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복음전도를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부담만 주게 됩니다. 우선 쉽고 편하게 다가가야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 줍니다. 아이들의 시각과 흥미에 맞추어서 인격적인 나눔을 먼저 가지는 것이죠. 아이들에게 성경의 내용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주일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은 지역 주민들에게 항상 열려 있는 공간이 되기를 소연희 선생은 바란다.
“서로가 편안한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예의만 지켜준다면 우리 글방은 지역 주민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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