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응 목사(전 서울침례교회 대학청년부 전도 교구 목사)

대학부와 청년부는 당연히 각각의 기능을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두말 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은 각 교회마다 그만한 사정들이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원래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픈 것이다.

초등학생은 초등학생에 맞는 그룹을 형성해 주어야 한다. 중학생은 중학생에 맞는 그룹을 형성해 주어야 한다. 고등학생은 고등학생에 맞는 그룹을 형성해 주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이의가 없다. 그런데 대학생과 청년들에 해당하는 그룹들에 오면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약간의 혼란들이 오게 되는 것 같다. 대학생과 청년들을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독립적으로 할 것인가? 방안은 명백하다. 대학생은 대학부로 하면 되고, 청년들은 청년부로 하면 된다.

대학부와 청년부로 당연히 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러한 것을 명백하게 하지 못하는 여러 이유들이 발생을 하게 된다. 첫째 숫자가 몇 명밖에 되지 않는다. 둘째 교회 안에서 대학생과 대학을 가지 못하는 청년과 위화감이 있을 수 있다. 셋째 대학생들은 교회에 대하여 협조적이기보다 비판적이다. 넷째 대학생들은 교회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그렇다. 다섯째 대학생들은 키워놔봤자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졸업하면 다 뿔뿔이 흩어진다. 기타 등등의 부정적인 이유들로 말미암아 대학부를 대학부로 이름답게 성장시키지 못하고 청년부라는 이름 하에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나의 대학생 자녀는 이해하지만 교회 대학부는 이해하지 못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러한 이유들을 부정적으로만 생각을 하니까 그렇지,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면 얼마든지 더 큰 긍정적인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대학부 그 시절에 갖는 그 특성은 자연스러운 현상들이다. 그것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 미리 차단하려고 하는 좁은 마음들을 넓혀야 할 것이다. 교회도 소수부터 시작이 되기 때문에 소수라도 그 그룹을 형성해 주고 성장시키도록 계속 격려한다면 될 것이다.

대학부에 해당하는 이 시절까지도 아직도 투자의 시기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아직도 성장중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사력을 다해서 지원을 하다가 대학이라는 문턱에 들어서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을 턱 놓아버리고 만다. 그리고 이제는 저희들이 다 알아서 하겠지 하고, 부모들은 거의 간섭을 하지 않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부모들의 그러한 생각이 결국은 교회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이 때가 아주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성인으로 그 문턱을 넘어서는 시기이다. 이 때에 무엇에 의해서 성인식 신고(?)를 치르느냐에 따라 인생의 가치관이 자리잡게 된다. 담배를 피우는 것을 통하여, 술을 먹는 것을 통하여, 이성간의 자유로운 교제를 통하여,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자신의 자유로움을 통하여 성인이라는 인식에 눈뜨기 시작하는 것이다.

대학생 시절의 특성을 바르게 이해하여 대학생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문이 많아야 한다

대학생이 되어 신앙을 통하여, 학문을 통하여, 인격적인 대화를 통하여,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하여 조금 더 성숙한 성인식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이러한 것들을 놓쳐버리지 않도록 교회라는 울타리에서 방안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대학에 다니고 있는 자신들의 자녀는 이해하려고 하면서도 대학부라는 공동체에 대하여서는 이해가 부족한 것을 보면 - 특히 성도들보다도 영적 지도자들이 그러한 측면이 더 많이 있는 것 같다 - 가정과 교회라는 조직 속에서 이해하는 측면에서 차별이 있는 어떤 선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대학부라는 시절을 의미 있게 잘 통과하게 해 줄 수 있는 교회라면 자연스럽게 청년부는 성장하게 된다. 한국의 수많은 대학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부라는 이름으로 성장하는 교회학교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는 것은 한국교회의 미래에 적신호를 보내 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 더 적극적으로 대학생들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이들을 향한 바른 이해의 폭을 넓혀 교회로 들어오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복음 안에서 소망을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각 부서의 주체성이 있어야 성장 목표에 대한 계획이 이루어질 수 있다

현실적인 이유가 아무리 타당하다고 하여도 연합하는 것은 일정 기간이 되면 다시 독립적인 부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부서의 주체성이 회복이 되지 않고, 성장 목표에 대한 계획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부는 어느 교회에서나 - 물론 그렇지 않은 교회도 있다 - 마치 뜨거운 감자와 같은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나 대학부서를 맡은 교역자에 대한 배려도 별로 없다. 아니 오히려 경계의 눈초리를 가지고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그 특성을 이해하고 지도하자면 그들의 눈높이로부터 신앙의 접근을 하고 끌어 올려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교회의 정책과 맞부딪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것들이 근본적인 부딪침이 아니라 방법상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방법상의 이해가 하나 둘 씩 부딪쳐 풀리지 않고, 쌓여가다 보면 그것이 목회적인 차원의 불신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한다.

한 두 가지 실례: 장년부 예배에 함께 하지 않으려면 교회당에 얼씬도 마?
왜 중복되게 계획을 잡아, 우선 순위는 장년부 모임이야?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장년들이 드리는 수요 예배 시간에 대학생들이 참여하지 않고 대학생들의 모임을 가질 경우, O라는 교회는 그 부서의 모임을 하도록 권장을 한다. A라는 교회는 대학생들도 함께 참여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예 교회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한다.

또 한 가지 예를 들면, 장년부의 모임 시간과 대학부나 청년부의 모임 시간이 어떤 경우 불가피하게 중복이 될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보면 언제나 장년부의 모임이 우선이 되고 대학부나 청년부의 모임은 밀려나기가 일쑤이다. 조금 더 합리적으로 조정을 할 수 있는 대안이 있을 텐데도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젊은 층이 가지고 있게 된다는 것은 교회의 지체로 하나 됨에 있어 큰 장애 요소이다.

교회 안의 권위주의가 젊은이들을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러한 인식은 하지 못하고 젊은 층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기성 세대가 더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때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언제나 문제는 젊은 세대, 기성 세대는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뀌어야 할 때도 되었다. 권위로 젊은 세대를 이끌려고 하는 교회 안의 권위주의는 젊은이들을 더욱 교회로 못 들어오게 하는 돌쩌귀와 같다.

불완전에서 성장을 향하여 무엇인가 몸부림치는 대학생과 청년들을 연합이라는 조직 구조 속에 묶어 둔다고 해서 연합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안으로 그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지고, 연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겉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속으로 깊이 금이 간 것은 나중에 치유를 하기 더 어렵게 만든다. 장점과 단점이 다 있을 수 있지만 연합이라는 것은 단점이 장점을 지배하는 쪽으로 흐르기가 쉽다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교회 성장의 한계는 대학부를 통해 돌파할 수 있다

교회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는 데에는 대학생들의 잠재력을 터뜨려 주어야 한다. 대학생들은 역사에서 언제나 변화의 핵심 세력으로 등장해 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교회 안에서 대학생들이 교회 부흥의 핵심 세력으로 서지 못하고 그럴 만하다가 무너지고 마는 것을 종종 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젊은이들을 양육하지 않으려고 하는 기득권을 가진 기성 세대의 욕심이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이해 부족이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일 수도 있다.

신성종 씨의 글 ?이런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1995) 중에서 일부를 인용한다.
?이제 사향 길에 들어선 서양 교회처럼 한국교회도 전통이 오래 된 교회를 보면 양로원 교회로 점점 변하고 있다. 교육부서의 성장이 멈추면 결국 장년부의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 교육부서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대학부이다. 왜냐하면 대학부를 지도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또 예산이 많이 들어가며, 더 어려운 것은 대학부는 당회장 목사와 충돌이 가장 많은 부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당회장이 대학부 학생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지 못하고 그저 봉사만 하라고 한다. 그러나 대학부는 미래의 지도자들이 아주 많은 부서이다. 대학부는 전문적인 지도자가 지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바른 인식으로 청년들에 대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확고부동한 신뢰를 가지고 목양하는 목회관이 있는 교회는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6월호)